매출 24.4조·전년比 수익 0.8% 증가했지만…부채 206조·하루 이자 114억
원전 정비 공백에 연료비 4% 증가…AMS 고도화 등 자구책으로 비용 절감
[미디어펜=유태경 기자] 한국전력이 올해 1분기에도 3조 원대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 기조를 이어갔다. 하지만 200조 원이 넘는 막대한 부채로 인해 매일 100억 원 이상의 이자를 쏟아붓고 있는 데다, 중동 전쟁에 따른 고유가·고환율 충격이 2분기부터 본격화될 것으로 보여 재무 정상화까지는 넘어야 할 산이 많다는 분석이다.

   
▲ 한국전력 본사 전경./사진=한전


13일 한전이 발표한 '2026년 1분기 결산 결과'에 따르면, 연결 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0.7% 증가한 24조3985억 원, 영업이익은 0.8% 늘어난 3조7842억 원을 기록했다.

이번 1분기 실적에는 지난 2월 말 발발한 중동 전쟁에 따른 국제 유가 및 LNG 가격 급등세가 아직 반영되지 않았다. 연료비가 실적에 청구되기까지 발생하는 시차 덕분에 '착시 흑자'를 유지한 셈이다. 전기판매수익(23조2233억 원)도 판매량은 0.9% 감소했으나 판매단가가 0.5% 소폭 상승하면서 전년(23조2112억 원)과 보합세를 보였다. 

흑자 폭이 기대에 못 미친 것은 원전 공백에 따른 에너지 믹스(발전원 구성) 영향이 큰 것으로 풀이된다. 계획예방정비 등으로 저렴한 원전 발전량이 줄어든 빈자리를 단가가 높은 석탄과 LNG가 메우면서 연료비 부담이 가중됐기 때문이다. 자회사 원전 발전량이 전년 대비 12.0TWh 급감했고, 한전은 이 공백을 메우기 위해 석탄 발전(+7.7TWh)과 LNG 발전(+2.0TWh) 비중을 높였다.

그 결과, 자회사 연료비는 전년 동기 대비 2077억 원(4.1%) 증가한 5조2177억 원을 기록했다. 다만 민간발전사로부터 사오는 구입전력비는 계통한계가격(SMP) 하락 영향으로 전년보다 365억 원 줄어들며 전체 영업비용 상승폭을 0.7%로 방어했다.

감가상각비 등 기타 영업비용은 전년 동기 대비 273억 원 감소(-0.4%)했다.

   
▲ 2026년 1분기 연결 요약 손익계산서./사진=한전


실적 반등에도 불구하고 한전 재무 상황은 여전히 위기 상태다. 올해 1분기 기준 한전 총부채는 206조4000억 원에 달하며, 차입금 규모는 128조2000억 원 수준이다. 지난 2021~2023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한 국제 에너지 가격 급등으로 한전이 에너지를 비싸게 사와 싸게 파는 역마진 구조가 지속되며 수년간 막대한 영업 손실이 쌓였다. 

이로 인해 한전은 하루 이자 비용으로만 약 114억 원을 부담하고 있는 실정이다. 1분기 벌어들인 영업이익의 상당 부분이 원금 상환이 아닌 '이자 납부'에 들어가는 기형적인 구조가 지속되고 있는 셈이다. 별도 기준 누적 영업적자는 2023년 47조8000억 원에서 올해 1분기 34조 원으로 약 28.9% 감소하며 개선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전히 천문학적인 규모다.

한전은 2분기부터 실적 하방 압력이 본격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전쟁 이후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상회하고 고환율을 유지하는 등 대외 여건이 악화됐기 때문이다.

한전은 이러한 불확실성에 대응하기 위해 'AI 기반 자산관리시스템(AMS)' 고도화와 송전제약 완화 등으로 이미 1분기에만 약 4000억 원의 비용을 절감하는 등 자구 노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아울러 지난달 16일부터 시행된 계절별·시간대별 요금제와 대국민 에너지 절감 캠페인을 통해 효율적인 에너지 소비를 유도한다는 방침이다.

한전 관계자는 "재무 건전성 회복이 시급한 상황에서 중동 전쟁과 환율 상승은 재무 정상화 속도를 늦출 수 있는 큰 위협 요인"이라며 "전력산업 전 분야에 AI를 적용해 운영 효율을 극대화하고, 대외 불확실성 속에서도 안정적 전력공급 체계를 구축해 나가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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