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현, 우아함과 걸크러쉬 오가는 반전…‘코믹 퀸’ 향해
수정 2026-05-14 09:14:23
입력 2026-05-14 09:14:32
이석원 부장 | che112582@gmail.com
영화 ‘와일드 씽’ 통해 “어지러울 정도의 변화”에 도전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배우 박지현이 올여름, 정반대의 두 얼굴을 장착하고 스크린을 정조준한다. 차가운 지성미와 서늘한 카리스마로 대중을 각인시켰던 그가, 이번에는 20년 전 댄스 그룹의 영광을 되찾으려는 ‘와일드한’ 본캐를 소환하며 연기 인생의 새로운 분기점을 예고했다.
영화 ‘와일드 씽’(감독 손재곤)은 한때 가요계를 평정했으나 예기치 못한 사건으로 해체된 3인조 혼성 그룹 ‘트라이앵글’이 20년 만에 재기하려는 분투를 그린 코미디. 박지현은 극 중 팀의 메인 보컬이자 ‘확신의 센터’였던 도미 역을 맡았다. 그가 이번 작품에서 보여줄 ‘어지러울 정도의 변화’를 예고한다.
최근에 공개된 두 장의 영화 속 사진에서 박지현은 두 개의 극단적인 세계를 오간다.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은 재벌가 며느리로 살아가는 도미의 현재. 세련된 트위드 재킷과 선글라스를 장착한 채 고급 승용차 뒷좌석에 앉아 있는 모습은 박지현이 그간 보여준 특유의 고급스러운 이미지를 연상시킨다.
![]() |
||
| ▲ 영화 '와일드 씽'에서 재벌가 며느리인 현재의 도미를 보여주는 박지현./사진=롯데 엔터테인먼트 제공 | ||
![]() |
||
| ▲ 트라이앵글 시절 걸크러쉬 본능을 보여주는 박지현./사진=롯데 엔터테인먼트 제공 | ||
하지만 이어진 사진에서 그는 갈대밭을 배경으로 머리에 손가락 총을 댄 채 답답함을 토해낸다. 박지현은 이 장면을 통해 우아한 가면 뒤에 숨겨왔던 ‘트라이앵글’ 시절의 걸크러쉬 본능을 유쾌하게 터뜨린다.
박지현은 이번 역할을 위해 비주얼부터 파격적으로 수정했다. 2000년대 초반의 감성을 살린 태닝 피부와 탄탄한 복근을 완성하며 ‘확신의 센터’다운 외형을 갖췄다. 특히 망가짐을 두려워하지 않는 열연은 그가 단순한 비주얼 변신을 넘어 코미디라는 장르의 본질을 정확히 꿰뚫고 있음을 증명한다.
박지현의 이 같은 행보는 전작들과 비교했을 때 더욱 드라마틱하게 다가온다. 대중에게 박지현이라는 이름을 깊이 각인시킨 드라마 ‘재벌가 막내아들’의 모현민이나 ‘재벌X형사’의 이강현은 냉철하고 주도적인 캐릭터였다. 빈틈없는 연기로 ‘차도녀’의 정점을 찍었던 그가, 이번 ‘와일드 씽’에서는 그 각을 무너뜨리며 웃음의 타율을 높인다.
지난 제작보고회에서 박지현은 “코미디 연기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고 고백했다. 이는 전형적인 미인형 배우가 겪기 마련인 이미지의 정착을 경계하고, 연기 스펙트럼을 넓히고자 하는 배우로서의 영리한 욕심으로 읽힌다. 그는 재벌가 며느리의 절제된 품격과 무대 위 댄스 그룹 센터의 거친 에너지를 한 작품 안에서 충돌시키며, 관객들에게 기분 좋은 배신감을 선사할 예정이다.
영화계는 박지현의 이번 도전을 주목하고 있다. 대형 상업 영화의 주연으로서 코믹 연기를 이끄는 것은 배우의 유연함과 완급 조절 능력을 평가하는 척도가 되기 때문이다. ‘와일드 씽’ 속 도미는 단순히 웃기는 캐릭터에 그치지 않고, 잃어버린 꿈과 자아를 찾아가는 서사의 중심축을 담당한다.
강동원, 엄태구라는 쟁쟁한 선배들과의 호흡 속에서도 자신만의 색깔을 잃지 않고 ‘절대매력’을 발산하는 박지현의 모습은 그가 이제 단순한 ‘라이징 스타’를 넘어 ‘믿고 보는 배우’의 반열에 올라섰음을 보여준다.
우아함과 걸크러쉬, 그리고 그 사이를 메우는 유쾌한 웃음까지. 박지현의 한계 없는 변신이 담긴 영화 ‘와일드 씽’은 오는 6월 3일 전국 극장에서 베일을 벗는다. 관객들은 이제껏 본 적 없는 박지현의 가장 뜨겁고 와일드한 얼굴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