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헌·변우석·송혜교...찰나의 시선이 숨을 쉬다
수정 2026-05-15 08:47:17
입력 2026-05-15 08:47:28
이석원 부장 | che112582@gmail.com
포토그래퍼 김영준·요시다 유니 협업 사진전서 만난 ‘살아있는 배우들’
한일 배우 62인의 얼굴과 꽃의 변주…사진과 기술이 만난 ‘예술적 대면’
한일 배우 62인의 얼굴과 꽃의 변주…사진과 기술이 만난 ‘예술적 대면’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멈춰진 줄 알았던 찰나의 순간이 미세하게 흔들린다. 배우의 눈동자가 관람객의 시선과 맞닿고, 정교하게 수작업 된 꽃 오브제가 바람에 나부끼듯 살아 움직인다.
한일 수교 60주년을 기념해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리고 있는 사진전 ‘Face to Face’가 사진과 AI 기술의 경계를 허문 독창적인 시도로 관람객들의 발길을 붙잡고 있다.
지난 7일부터 DDP 이간수문 전시장에서 열리고 있는 이번 전시는 한국의 대표 포토그래퍼 김영준과 일본의 천재 아트 디렉터 요시다 유니의 협업으로 기획됐다. 광고와 매거진, K-팝 앨범 재킷 등에서 활약해온 김영준의 세밀한 인물 포착 능력과, 아날로그 수작업을 통해 기발한 이미지를 창조해내는 요시다 유니의 감각이 ‘배우와 꽃’이라는 주제 아래 하나로 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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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7일부터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 이간수문 전시장에서 열리고 있는 사진전 ‘Face to Face’ 포스터./사진=모피어스 스튜디오 제공 | ||
전시에는 이병헌, 변우석, 고현정, 송혜교 등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 45명과 사카구치 켄타로, 미야자와 리에, 고마츠 나나 등 일본 배우 17명이 참여했다. 요시다 유니가 직접 수작업으로 완성한 꽃 오브제와 각 배우의 고유한 감정이 담긴 표정은 124점의 대형 사진 작품으로 재탄생했다.
특히 인물 사진의 대가인 김영준 작가는 배우들의 눈빛 하나, 근육의 미세한 움직임까지 놓치지 않고 렌즈에 담아내며 관람객들에게 강렬한 몰입감을 선사한다.
이번 전시에서 가장 화제가 되고 있는 대목은 62명 배우의 사진에 생명력을 부여한 ‘살아 움직이는 영상’이다. 이 영상은 사진 특유의 정적인 미학을 유지하면서도, 배우의 신체가 미세하게 움직이거나 꽃이 흔들리는 등의 효과를 주어 마치 실제 배우와 대면(Face to Face)하고 있는 듯한 착시를 불러일으킨다.
이 영상은 모피어스 스튜디오의 이수영 대표가 AI 영상 제작 캔버스인 ‘에이크론(AICRON)’을 활용해 제작했다. 평소 “AI를 새로운 창작의 도구로 활용해보고 싶다”던 김영준 작가의 제안에서 시작된 이 작업은, 단순한 기술적 모션 그래픽을 넘어 예술적 독창성을 더해주는 도구로서의 AI의 가능성을 증명했다.
이수영 대표는 노드 기반의 AI 툴인 ‘에이크론’의 이점을 극대화하여, 상업적 이용이 가능한 수준의 완성도 높은 영상을 하나의 캔버스에서 구현해냈다. 이를 통해 기존의 단순한 애니메이션 효과로는 구현하기 힘든 아주 미묘하고도 감각적인 움직임을 만들어냈다는 평이다.
전시 관계자는 “요시다 유니의 지극히 아날로그적인 수작업 이미지와 김영준의 현대적인 사진 기술, 그리고 이수영 대표의 최첨단 AI 모션 그래픽이 결합해 한일 양국의 예술적 에너지를 입체적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전했다.
AI가 창작의 영역을 위협한다는 우려 속에서도, 이번 전시는 기술이 예술가의 시선을 방해하지 않으면서 어떻게 작품의 주제 의식을 확장하고 깊이를 더할 수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준다.
한일 배우들의 다채로운 감정과 꽃의 조화, 그리고 AI로 구현된 신비로운 움직임까지 만날 수 있는 ‘Face to Face’ 전시는 오는 6월 7일까지 계속된다. 한편, 이번 전시를 통해 얻은 수익금은 전액 기부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