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제철, 미국 제철소에 들어갈 설비 주문
포스코, 클르블랜드 클리프스와 협의 지속
미국 현지화 전략으로 관세 장벽 넘어 기회 창출
[미디어펜=박준모 기자]국내 철강업계가 미국의 관세 장벽과 공급망 재편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 현지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제철은 미국 루이지애나 제철소에 들어가는 설비를 발주했으며, 포스코도 미국 철강기업 지분 투자 협상을 이어가며 북미 생산·공급망 확보 전략을 추진하는 모습이다. 

양사가 미국에 성공적으로 안착할 경우 현지 공급망 입지 강화는 물론 수익 기반 확대로 이어질 전망이다. 

   
▲ 국내 철강업계가 미국의 관세 장벽과 공급망 재편 흐름에 대응하기 위해 현지 투자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은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생산된 철강제품./사진=포스코 제공


16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제철은 최근 독일 SMS그룹에 미국 루이지애나 제철소에 들어갈 압연설비 등을 주문하며 현지 생산체계 구축 작업에 본격 착수했다. 이번 발주는 현대제철의 현지 공급망 진출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현대제철은 미국 루이지애나주 도널드슨빌 인근에 연간 270만 톤을 생산할 수 있는 전기로 제철소를 건설해 2029년에 가동한다는 목표다. 오는 9월에 착공에 들어갈 예정이며, 이번 프로젝트에는 총 58억 달러가 투입된다. 

이번에 발주한 설비는 열간 압연 설비와 산세/냉간 압연 설비 등이다. 열간 압연 설비는 슬래브(두꺼운 철판 형태의 반제품)를 고온에서 얇게 압연해 열연강판을 생산하는 핵심 공정이다. 고급강 생산을 위해 평탄도·형상 제어 기술 등이 적용됐으며, 효율적이고 정밀한 온도 제어도 가능하다. 

산세/냉간 압연 설비는 친환경적으로 설계됐으며, 산세 공정과 압연 공정의 결합으로 연속적인 생산 흐름이 가능하다. 생산된 제품은 통합 운송 관리 시스템에 의해 운송과 적재돼 물류 효율성도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현대제철은 지난 2월에는 루이지애나주에 트레이닝 센터 착공에 들어갔다. 트레이닝 센터는 2027년 완공 예정인데, 제철소 가동에 앞서 현지 인력을 선제적으로 확보하기 위한 역할을 할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 역시 미국 현지 공급망에 합류하기 위한 전략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현대제철이 구축하는 미국 루이지애나주 제철소에는 20%의 지분 투자를 통해 핵심 파트너로 참여한다. 

또 미국 클리블랜드 클리프스와도 협력 체계를 구축하기 위해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포스코는 지난해 클르블랜드 클르프스에 조단위 지분 투자에 나서겠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다만 협상이 예정보다는 늦어지고 있으나 시너지 창출을 위한 협력 방안을 지속적으로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김광무 포스코 전략투자본부장은 1분기 실적 컨퍼런스콜을 통해 “양사 간 의견 차이가 있어서 합의를 도출하는 데까지 시간이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 현지 수요 대응에 수익성까지 확보 기대

미국은 수입산 철강재에 대해 50%의 관세를 부과하면서 자국 중심의 철강 생태계 구축을 강화하는 모습이다. 이에 국내 철강업계 역시 현지 공급망에 합류하기 위한 현지화 전략이 필요했고, 생산 거점 확보와 현지 투자 확대를 통해 대응 속도를 높이고 있다.

미국 현지 제철소가 건설되면 관세에서 벗어나 가격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주요 고객사 대응력도 한층 강화되면서 시장 지배력도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미국이 자국 내에 제조업 부활에 나서면서 인프라 투자가 이어질 예정이기 때문에 현지 생산 체제 구축은 단순한 리스크 방어를 넘어 새로운 성장 기회가 될 수 있다. 완성차, 배터리 등 미국에 진출한 국내 산업과의 시너지는 물론 현지 인프라 투자 수요까지 확보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수익성 측면에서도 미국은 매력적인 시장으로 꼽힌다. 50%의 관세가 오히려 미국 내 철강 가격을 끌어올리면서 다른 지역에 비해 높은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미국 내에서는 열연강판 가격이 톤당 1100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국내 유통가격이 톤당 90만 원 중반대인 점을 감안하면 높은 수준이다. 

이에 국내 철강업계가 현지 생산 체제를 완비할 경우, 높은 내수 가격을 그대로 누리면서 고부가가치 제품 중심의 높은 수익성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50%의 높은 관세에도 불구하고 미국 수출물량은 수익을 내고 있다”며 “현지에서 생산해 판매한다면 수익성은 더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인프라 투자로 인한 수요 확대 수혜도 흡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언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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