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진신고했더니 건설사만 과녁"…삼성역 철근 누락에 건설업계 '한숨'
수정 2026-05-19 13:53:58
입력 2026-05-19 13:54:02
서동영 기자 | westeast0@mediapen.com
시공 오류 자체 발견 후 서울시에 '자진신고'…돌아온 건 '벌점'
"이러면 누가 정직하게 보고하나"…지선 앞두고 정쟁 소용돌이
"이러면 누가 정직하게 보고하나"…지선 앞두고 정쟁 소용돌이
[미디어펜=서동영 기자]"건설사가 공정에 문제가 있음을 확인 후 서울시에 곧바로 자진신고 했다고 하지 않나. 그런데도 건설사에만 책임을 지우려고 하니 이해가 되겠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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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임춘근 서울시 도시기반시설 본부장이 18일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 회의에 출석해 GTX-A 노선 삼성역 철근 누락 사건에 대한 질의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 ||
수도권광역급행철도(GTX)-A 삼성역 철근 누락이 일파만파로 퍼지고 있다. 지방선거를 앞둔 상황에서 책임 문제를 놓고 정치적 이슈로 불거지자 현대건설에만 책임을 지우려는 모습에 건설업계는 불편한 기색이다.
19일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시는 삼성역 철근 누락과 관련, 시공사인 현대건설에 벌점 2점 부과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건설은 강남구 삼성역 인근 영동대로 지하 복합환승센터 지하 5층 GTX-A 승강장 공사구역 내 구조물 기둥에 철근 178톤을 누락 시공했다. 이로 인해 전체 기둥 80개 중 50개가 구조 안전성 기준을 충족하지 못한 것으로 확인됐다. 해당 공사는 국가철도공단이 서울시에 위탁했고, 현대건설이 시공을 맡았다.
현대건설은 "설계 도면 해석을 잘못한 결과"라며 시공을 제대로 하지 못한 데 대해서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는 입장이다.
다만 현대건설은 "2025년 11월 자체 품질 점검 중 지하 5층 기둥 구조물에 일부 철근이 누락된 사실을 발견하고 지체없이 발주처인 서울시에 보고했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후 서울시와 함께 외부 전문가 자문회의 및 현장 점검을 거쳐 당초 설계 기준을 상회하는 강판 보강 공법을 선정했다"고 설명했다.
몇 년 전 한국토지주택공사(LH) 공공주택 철근 누락으로 홍역을 치른 건설업계는 사태의 추이를 조심스럽게 지켜보고 있다. 다만 현대건설이 잘못을 스스로 찾아내 보고했음에도 불구하고 오로지 건설사 책임으로 몰려는 흐름에 대해서는 탐탁지 않게 여긴다. 신고받은 서울시가 국토교통부에 보고를 제때 하지 않아 일을 키웠다는 것이다.
지금까지 알려진 바에 따르면 현대건설이 지난해 11월 10일 시공 오류를 보고했으나 서울시는 국토교통부에 이를 알린 것이 올해 4월 29일이었다. 약 6개월의 공백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시공 오류는 현대건설이 잘못한 게 맞다"면서도 "다만 시공사로부터 신고를 받은 서울시가 반년 가까이 상급 기관에 보고조차 하지 않아 일을 더 키운 것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래 놓고 일이 커지니 벌점을 물리겠다는 데 이런 식으로 일을 처리하면 앞으로 어느 건설사가 발주처에 정직하게 보고하겠나"라고 우려했다.
게다가 이번 일은 6·3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치적 사안으로 비화하고 있다. 정원오 더불어민주당 서울시장 후보는 공사 현장을 직접 찾아 "시의 무책임한 안전 불감증을 그대로 드러내는 일"이라고 날을 세웠다. 현대건설 신고 당시 서울시장이었던 오세훈 국민의힘 후보는 "순수한 현대건설 측 과실"이라면서 "건설사의 단순 실수를 정치 쟁점화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서울시의회 국민의힘은 지난 18일 "최근 GTX-A 삼성역 구간에서 발생한 철근 누락 사태는 시공사인 현대건설이 도면 해석 오류를 범해 발생한 명백한 '민간 시공사의 과실'"이라는 입장문을 냈다.
여야 공방 속에서 현대건설은 정치적 공세의 과녁이 된 형국이다. 업계 안팎에서는 현대건설이 자진 신고를 했음에도 정치적 파장의 직격탄을 맞고 있다는 안타까움의 목소리도 나온다.
현실적인 피해도 우려된다. 현재 현대건설이 오랫동안 공을 들여온 압구정5구역 재건축 수주전이 한창이다.
그럼에도 현대건설은 묵묵히 수습에 나서고 있다. 현대건설은 서울시와 논의해 기존 철근보다 강도가 200% 이상 높은 철판으로 기둥 전체를 감싸 용접하는 방식으로 보강 공사를 진행할 계획이다. 구조 계산 결과 보강 이후 안전성은 당초 설계 기준(5만8604kN)을 웃도는 6만915kN 수준으로 강화되는 것으로 분석됐다. 약 30억 원 규모의 추가 비용은 현대건설이 전액 부담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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