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대 제약사 1분기 '외형 성장'...하반기 생존 열쇠는 '신약·수출'
수정 2026-05-19 16:24:34
입력 2026-05-19 16:17:35
박재훈 기자 | pak1005@mediapen.com
매출 늘었지만 안심 못한다…원가율 및 고정비 부담 커져
하반기 약가 리스크 본격화…제약사 수익성 시험대
하반기 약가 리스크 본격화…제약사 수익성 시험대
[미디어펜=박재훈 기자]국내 5대 제약사가 올 1분기 매출 성장을 달성했지만 수익성 흐름은 엇갈렸다. 신약·수출 효과로 선방했지만 하반기 약가 인하와 원가 부담을 고려하면 안심하긴 이르다는 평가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유한양행·종근당·한미약품·대웅제약·GC녹십자 등 제약사들은 1분기 공통적으로 외형 성장세를 보였다. 다만 회사별로 영업이익 증감률과 기대치 대비 성적 차이가 명확해 하반기 리스크까지 수익성 방어를 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 되고 있다.
◆1분기 실적은 ‘선방’…문제는 하반기 약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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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진은(왼쪽부터) 유한양행, 한미약품, 대웅제약, GC녹십자, 종근당, 동아제약 본사./사진=제미나이 | ||
유한양행은 올해 1분기 별도 기준 매출 5096억 원, 영업이익 88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8% 성장했지만 영업이익은 컨센서스를 하회했다. 약품·헬스케어·해외사업 등에서 고른 성장을 이어갔음에도 비용 부담과 수익성 부진이 드러나면서 하반기 약가 인하·원가 상승이 겹칠 경우 이익 체력이 더 약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다만 유럽에서 레이저티닙의 마일스톤을 수령하면서 3000만 달러가 2분기 실적에 반영될 예정이다.
종근당은 5대 제약사 가운데 가장 뚜렷한 개선 흐름을 보였다. 1분기 별도 기준 매출 4477억 원, 영업이익 176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2%, 36.9% 늘었고 영업이익률도 3.9%까지 올라섰다. 비만치료제 위고비를 비롯한 신규 도입 품목과 심혈관·당뇨 영역 성장, 도입약·전략품목 재편이 실적을 이끌었다는 분석이다. 다만 도입약 비중이 높아 향후 약가 인하와 공급·계약 구조에 따라 수익성 변동성이 커질 가능성도 남아있다.
한미약품은 매출 방어에는 성공했지만 영업이익은 줄어든 모습이다.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3929억 원, 영업이익 536억 원으로 매출은 전년과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으나 영업이익은 9.1% 감소했다. 지주사 한미사이언스가 매출 3537억 원, 영업이익 336억 원으로 각각 6.5%, 24% 성장하며 그룹 차원의 실적을 받쳐줬다.
다만 한미약품 단독 기준으로는 R&D(연구개발)와 일부 일회성 비용이 수익성을 눌렀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R&D 축소가 쉽지 않은 가운데 약가 인하·원가 상승까지 겹치면 수익성 방어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놓고 있다.
대웅제약은 ‘외형 성장·수익성 악화’라는 전형적인 판관비 압박 사례다. 1분기 별도 기준 매출 3357억 원, 영업이익 274억 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6.2%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34.7% 줄었다. 유통 구조 재정비와 마케팅 비용 등 판관비 확대가 영업이익에 영향을 미쳤다.
GC녹십자는 1분기 연결 기준 매출 4355억 원, 영업이익 117억 원으로 매출 13.5%, 영업이익 46.3% 증가했다. 미국에서 판매 중인 만성 특발성 두드러기 치료제 알리글로와 혈액제제 수출이 성장세를 견인했다. 해외 매출 비중이 커지면서 환율·글로벌 수요·해외 규제에 따른 실적 민감도도 함께 높아지고 있어 ‘약가 인하 직격탄’은 상대적으로 적지만 외부 변수에 민감할 것으로 분석된다.
◆약가·원가·고정비 ‘삼중고’…1분기 숫자가 피크 될 수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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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약사 연구원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은 기사내용과 무관./사진=픽사베이 | ||
국내 제약사들의 올해 1분기 실적은 전반적으로 ‘수익성 방어’에 초점이 맞춰졌다는 평가다. 주요 업체들이 일제히 외형 성장을 이어간 가운데 일부는 영업이익까지 개선했지만 업계에서는 이를 하반기 리스크에 대비한 선제적 체력 비축 성격으로 보는 시각도 나온다. 올해 하반기에는 약가 인하와 건강보험 제도 개편이 본격 반영될 예정이기 때문에 상반기 실적 끌어올리기가 중요하다는 것이다.
정부는 14년 만의 건강보험 약가제도 전면 개편을 추진하며 기등재 의약품과 복제약 약가 인하, 신약·고가 의약품 재평가 등을 예고한 상태다. 약가제도 개편 비상대책위원회는 현행 개편안이 시행될 경우 약 2만1000개 품목의 약가가 인하되고 연간 최대 3조6000억 원 규모의 매출 감소가 발생할 수 있다고 추산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신약과 수출 비중이 높은 상위 제약사들이 상대적으로 방어력을 갖췄다고 보고 있다. 반면 도입약과 제네릭 의존도가 높은 내수 중심 중견·중소 제약사는 약가 인하가 곧바로 매출과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커진 상황이다.
또한 제약업계는 약가제도 개편과 함께 원료의약품 및 부자재 가격 상승, 인건비·R&D 비용 증가까지 겹친 점을 최대 리스크로 지목하고 있다.
중동 정세 불안과 글로벌 공급망 리스크로 원가 변동성이 확대됐고 환율까지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면서 제조원가율 상승 압력이 커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특히 인건비와 연구개발비는 고정비 성격이 강한 만큼 약가 인하가 현실화될 경우 수익성 방어가 예상보다 난항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1분기 실적만 보면 선방했으나 하반기 약가제도 개편과 원가 상승이라는 구조적 리스크가 남은 만큼 아직 상황을 지켜봐야할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신제품과 수출로 이익을 지켜내는지가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