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벅스 '탱크 데이' 논란 들불…불매운동 움직임 촉발
'역효과' 선례에도 사전 검수 빈틈, 사후약방문만 되풀이
촘촘한 시스템 구축 필요, 고객 가치 세심하게 고려해야
   
[미디어펜=김성준 기자] 스타벅스코리아의 '탱크 데이' 마케팅 논란이 일파만파 커지고 있다. 지난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일 당일 스타벅스코리아는 온라인 이벤트에서 홍보 문구로 '탱크 데이', '책상에 탁!' 등의 표현을 사용했다. 해당 표현이 극우 커뮤니티 등에서 광주민주화운동을 폄훼하는 밈(Meme)을 연상시키고, '책상에 탁!'은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을 희화한 것처럼 보인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비판 여론이 들끓었다.

논란이 커지자 스타벅스코리아는 해당 이벤트를 중단했고, 모기업인 신세계그룹은 손정현 스타벅스코리아 대표를 해임하는 초강수를 뒀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까지 나서 대국민 사과문을 발표하고, 그룹 차원에서 재발 방지와 조직 내 역사의식을 재정립하겠다고 약속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논란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소비자 사이에선 스타벅스와 신세계그룹 전반에 대한 불매 운동 움직임이 일고 있다.

기업의 홍보 마케팅이 역효과를 불러오는 사례는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최근 롯데가 운영하고 있는 프로야구단 롯데자이언츠는 공식 유튜브에 올린 홍보 영상에서 이른바 '일베식 표현'을 사용해 논란을 빚었다. 영상에 사용된 자막을 선수 유니폼의 이름과 겹치게 배치해,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을 비하하는 혐오 표현처럼 보이게 했다는 점이 거센 비판을 받았다. 앞서 편의점 GS25도 행사 홍보 포스터에서 남성 혐오 표현으로 사용되는 '집게 손가락'와 유사한 이미지가 사용되며 한 차례 홍역을 치러야 했다. 

홍보 담당자들은 문제가 될 수 있는 내용을 사전에 검토하지만, 완벽할 수는 없다고 입을 모은다. 온라인 커뮤니티와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매일 무수히 양산되는 '밈'들을 모두 파악하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검수의 빈틈을 교묘하게 감춰진 '개인의 일탈'이 파고들 경우 속수무책이라는 푸념도 더해졌다. 비슷한 논란이 벌어질 때면 으레 기업들이 내놓는 '사전에 인지하지 못했다'는 해명이 거짓은 아니라는 말이다.

하지만 단순히 의도하지 않은 논란이나 개인의 일탈로만 치부하기엔 '마케팅 참사'의 파급 효과가 지나치게 크다. 장기간 사회공헌이나 상생 활동을 펼치며 긍정적 이미지를 구축해도, 자극적인 논란 한번에 모두 무너질 수 있다. 소비자 뇌리에 박힌 '무슨무슨 기업' 이라는 부정적 인식은 쉽게 뽑히지 않는다. 기업에 한번 덧칠된 부정적 이미지를 씻어내는 것은 긍정적 이미지를 쌓는 것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다.

고객과 직접 마주하는 유통업은 마케팅이 특히 중요하게 여겨지는 산업이다. 대체재가 될 수 있는 경쟁 기업들이 즐비하고 소비 트렌드도 빠르게 변화하는 만큼, 다양한 마케팅 활동을 쉬지 않고 펼쳐야 한다. 한발 앞서 수요를 선점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게 여겨지는 업계에서, 매일 내놓는 마케팅 활동을 시간을 들여 면밀히 검수하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일 터다. 

그럼에도 논란이 터진 뒤에야 사후 대응에 나서는 것은, 논란의 여파에 비하면 지나치게 미온적인 대응이다. 되풀이되는 논란이 정치 성향이나 젠더 갈등 등 특정 유형에 편중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그렇다. 앞서 치명적인 논란이 됐던 선례들에 대해서라도 사전에 확인할 수 있는 촘촘한 검수 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

'현대 마케팅의 아버지'로 불리는 필립 코틀러는 마케팅이 고객 욕구를 충족과 더불어 기업과 사회의 가치를 창출하는 활동이 돼야 한다고 봤다. 제품이나 서비스의 매력을 부각시키는 것을 넘어, 어떤 가치를 제공하는지까지 고려해야 하는 것은 오늘날 마케팅의 기본으로 꼽힌다. 그간 기업들은 막대한 비용을 들여 고객이 원하는 가치를 전하기 위해 노력해 왔다. 이제는 고객이 원하지 않는 가치가 무엇인지에 대해서도 세심한 주의를 기울일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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