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노사, 총파업 직전 극적 잠정 합의…'성과급 1년 유예'
수정 2026-05-20 23:40:45
입력 2026-05-20 23:39:42
조우현 기자 | sweetwork@mediapen.com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막판 중재…파업 유보
'성과급 배분 방식', 1년간 유예하며 시한부 절충
'성과급 배분 방식', 1년간 유예하며 시한부 절충
[미디어펜=조우현 기자]삼성전자 노사가 전면 총파업을 불과 몇 시간 앞두고 임금·단체협약 잠정합의안을 도출하며 파국을 피했다. 중앙노동위원회 사후조정 불성립 이후 21일로 예고됐던 총파업 위기는 정부의 적극적인 중재와 노사의 한발씩 양보로 막판 돌파구를 찾았다.
여명구 DS부문 피플팀장 부사장,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은 20일 경기지방고용노동청에서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 주재로 교섭을 재개한 끝에 잠정합의안에 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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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일 경기도 수원시 장안구 경기고용노동청에서 열린 삼성전자 임금협상을 마친 후 여명구 삼성전자 DS(디바이스솔루션·반도체 사업 담당) 피플팀장과 최승호 삼성그룹 초기업노동조합 삼성전자지부 위원장이 잠정 합의안에 서명한 후 악수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
이번 협상의 최대 걸림돌은 성과급의 총액이 아닌 '배분 방식'이었다. 반도체(DS) 부문 내에서 역대급 실적을 이끈 메모리사업부와 달리, 시스템LSI·파운드리 등 적자 사업부에 어느 수준까지 성과급을 나눌 것인가를 두고 노사는 팽팽히 맞섰다.
사측은 "성과 있는 곳에 보상 있다"는 신상필벌의 원칙을 고수했고, 노조는 동일 부문 구성원으로서의 기여도와 동기부여를 주장했다.
양측은 이 날카로운 쟁점을 당장 확정 짓기보다 '1년간 유예'하는 방식을 택하며 충돌을 피했다. 사측은 성과주의 원칙을 유지하면서도 파업으로 인한 가동 중단 리스크를 막았고, 노조는 적자 사업부 보상 문제를 협상 테이블에 남겨둔 채 조합원 판단을 묻게 됐다.
여명구 부사장은 "원칙을 지키면서도 아이디어와 대화를 통해 최상의 방안을 찾았다"며 "특별보상제도에 대한 제도화를 매우 구체화했다"고 밝혔다.
◆ 삼성전자 "국민과 주주에 사죄"… 정부 "대화의 힘이 만든 저력"
합의 직후 삼성전자는 공식 입장문을 통해 "뒤늦게나마 합의에 이르게 된 것은 국민과 주주, 고객 여러분의 성원과 정부의 헌신적인 조정, 자리를 지켜준 임직원 덕분"이라며 "그동안 심려를 끼쳐드린 점 깊이 사죄드린다"고 전했다.
이어 "다시는 이런 일이 없도록 겸허한 자세로 건설적인 노사관계를 구축하고 국가 경제에 기여하겠다"며 "기업 본연의 역할과 책임을 다함으로써 국가 경제에 더욱 기여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강조했다.
중재자로 나선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마지막까지 대화의 끈을 놓지 않고 노사 자율교섭으로 잠정합의에 이르게 된 것에 감사하다"며 "회사는 원칙이 대단히 중요했지만 예외 없는 원칙은 없다. 적자 사업부라 할지라도 똑같이 반도체를 생산하는 엔지니어들에게 어떻게 동기부여를 줄 것인가가 중요했다"고 평가했다.
경제계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면서도, 이번 합의안이 타 산업계로 번질 유행에 대해 경계 목소리를 냈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공식 코멘트를 통해 "글로벌 반도체 경쟁 심화와 시장 불확실성 속에서 노사가 대화를 통해 접점을 찾은 것은 다행"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이번 합의는 삼성전자의 특수한 경영 상황과 사업부 구조가 반영된 것"이라며 "노동계가 이를 일반화하여 과도한 성과급 요구를 산업 전반으로 확산시켜서는 안 된다"고 선을 그었다.
대기업의 성과급 절충안이 중소·중견기업을 포함한 산업계 전반의 임금 인상 압박으로 이어져서는 안 된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편, 파업 리스크는 1차적으로 멈췄지만, 불씨가 완전히 꺼진 것은 아니다. 노조는 이번 합의가 '철회'가 아닌 '유보'임을 명확히 했다.
노조 공동투쟁본부는 투쟁지침을 변경해 총파업을 유보하고 조합원 소통에 집중할 계획이다. 잠정합의안에 대한 조합원 찬반투표는 오는 23일 오전 9시부터 5월 28일 오전 10시까지 진행된다.
투표 결과 가결되면 최종 임금협약 체결 수순을 밟게 되지만, 만약 부결될 경우 유보되었던 총파업 리스크가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를 전망이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다른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