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대 이자 우스운 포모투자…은행권 신용대출 폭증
수정 2026-05-21 14:01:01
입력 2026-05-21 14:01:09
류준현 기자 | jhryu@mediapen.com
20일간 신용대출 2조 3천억, 마통 1조 7천억 급증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삼성전자·하이닉스 주가 상승에 힘입어 최근 코스피가 8000까지 찍은 가운데, 은행권 신용대출이 역대급으로 늘어났다. 신용대출 잔액이 이달 들어 약 2조 3000억원 이상 급증했고, 마이너스통장도 약 1조 7000억원 이상 공급됐다. 시장금리 상승 여파로 신용대출 금리상단이 6%대에 달하지만 투자수익률이 은행 이자율을 압도하면서 빚내서 투자하는 '빚투'가 유행하는 모습이다.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가계신용대출 잔액은 전날 기준 106조 6220억원으로 4월 말 대비 약 2조 2810억원 급증했다. 특히 코스피지수 8000 돌파(15일)를 앞둔 지난 14일에는 신용대출 잔액이 106조 152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일 간 증가분의 약 79%에 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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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전자·하이닉스 주가 상승에 힘입어 최근 코스피가 8000까지 찍은 가운데, 은행권 신용대출이 역대급으로 늘어났다. 신용대출 잔액이 이달 들어 약 2조 3000억원 이상 급증했고, 마이너스통장도 약 1조 7000억원 이상 공급됐다. 시장금리 상승 여파로 신용대출 금리상단이 6%대에 달하지만 투자수익률이 은행 이자율을 압도하면서 빚내서 투자하는 '빚투'가 유행하는 모습이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
신용대출 잔액은 연초 감소세를 이어왔다. 올해 1월 5대 은행의 신용대출 잔액은 전달 대비 약 2230억원 감소한 104조 7455억원을 기록했고, 2월 말에도 전달 대비 약 4335억원 감소한 104조 3120억원에 그쳤다. 하지만 이후부터 증감을 거듭 중인데, 3월 말에는 약 3475억원 증가한 104조 6595억원을, 지난달 말에는 약 3182억원 줄어든 104조 3413억원을 각각 기록했다. 이후 코스피가 8000까지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5월 들어 유독 신용대출 증가세가 두드러지고 있다.
마이너스통장(신용한도대출) 잔액도 41조원을 넘어서며 과열 양상을 빚고 있다. 지난 18일 기준 5대 은행의 개인 마통 잔액은 약 41조 5359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달 말 39조 7877억원 대비 약 1조 7482억원 급증한 수치다. 이달 들어 유독 마통 잔액이 급증하고 있는데, 1주일 후인 지난 7일 잔액은 약 7152억원 증가한 40조 5029억원을 기록했다. 명목상 7일이지만 이는 3영업일만에 불어난 수치다. 특히 코스피 상승세에 힘입어 지난 7일 이후 약 10일 새 1조원 이상의 자금이 추가 공급됐다.
마통도 신용대출과 마찬가지로 증감을 거듭하고 있다. 올해 1월 말 마통 잔액은 전달 대비 약 29억원 증가한 39조 7380억원을 기록했는데, 한달 뒤인 2월 말에는 약 3131억원 감소했다. 하지만 한 달 뒤인 3월 말에는 약 4205억원 급증하며 39조 8454억원까지 치솟았다. 지난달 말에는 약 577억원 감소했는데, 이달 들어 약 1조 7000억원 이상의 자금이 대거 공급된 것이다.
문제는 대출금리가 시장금리 상승세에 맞물려 꽤 높다는 점이다. 이들 은행이 판매하는 신용대출 상품 중에서는 금리상단이 6%대인 곳도 포착되고 있다. 이날 각사가 공시한 대표 신용대출 상품의 금융채 6개월물 변동금리는 연 3.60~6.00%를 기록 중이다. 금리하단을 기준으로 농협은행의 '샐러리맨우대대출'이 연 3.60~5.40%, 국민은행의 'KB스타 신용대출(신규)'가 연 4.09%, 우리은행의 '우리 WON하는 직장인대출'이 연 4.32~5.32%, 신한은행의 '쏠편한 직장인대출'이 연 5.50~6.00% 등으로 나타났다.
1년물 금리는 이보다 훨씬 높은데 신한은행의 경우 상단금리가 연 6.29%로 가장 높았고, 우리은행도 최고 연 5.73%에 달했다.
이처럼 대출금리가 꽤 높음에도 불구, 투자자들이 대거 은행 문을 두드리는 건 이른바 '포모(FOMO) 투자'가 심화된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코스피가 이례적으로 급등하면서 나홀로 소외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투자자들의 빚투를 부추기는 것이다.
더욱이 투자 수익률이 은행의 대출금리를 훨씬 상회하고 있는 만큼, 빚에 대한 두려움도 무뎌지는 형국이다. 올해 1월 2일 주가 대비 이날 오후 12시 기준 주가상승률을 따지면 삼성전자는 약 143%, SK하이닉스는 약 199%에 달한다. 특히 이달 들어 4~20일 주가상승률은 삼성전자가 25.17%, SK하이닉스가 35.69%에 달한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신용대출과 마통 잔액이 이달 들어 역대급 증가 현상을 보이고 있다"며 "최근 삼전닉스를 중심으로 주가 상승이 가파르다보니 투자자들이 홀로 뒤쳐질 수 없다는 심리가 크게 작용하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한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을 단일종목으로 하는 레버리지·인버스 상장지수펀드(ETF)가 오는 27일 상장을 앞둔 가운데, 금융당국은 금융권에 빚투를 부추기지 말 것을 경고한 상태다.
이찬진 금감원장은 지난 18일 '제2차 소비자위험대응협의회'에서 "증시 변동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금융회사의 과도한 빚투 및 레버리지 투자를 부추기는 행위나, 일부 핀플루언서 등의 자본시장 교란행위에 대해서도 높은 수준의 경각심을 가지고 대응하라"고 주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