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친환경차 수출 22.8%·내수 31.0%↑
하반기 중국 브랜드 가세로 경쟁 격화
[미디어펜=김연지 기자]지정학적 리스크와 글로벌 경기 둔화 속에서도 친환경차 시장이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고유가로 전기차의 유지비 경쟁력이 부각된 데다 충전 인프라 확대와 라인업 다변화가 맞물린 결과다. 내수와 수출을 가리지 않고 친환경차 비중이 확대되면서 전기차 시장이 '캐즘'을 지나 대중화 초입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21일 카이즈유데이터연구소에 따르면 지난 4월까지 누적 국내 자동차 신규 등록은 57만296대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전기차는 12만3957대로 전체의 약 21.7%를 차지했다. 이는 전년 동기(5만692대) 대비 7만3265대 증가한 수치로 증가율은 144.5%에 달한다.

   


◆ 고유가에 전기차 경쟁력↑…내수·수출 '버팀목'

국제 유가 상승은 전기차 수요 회복을 이끄는 핵심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내연기관 차량 연료비 부담이 커지면서 유지비 측면에서 전기차의 경제성이 부각되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4월 자동차 수출액은 중동 리스크 확산과 유럽연합(EU) 등 주요국의 수요 부진 여파로 전년 동월 대비 5.5% 감소한 61억6600만 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중동 지역 수출은 물류 차질과 지정학적 불안이 겹치며 38.7% 급감했다.

전반적인 수출 전선에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도 친환경차는 성장세를 유지하며 전체 실적을 방어했다.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를 포함한 친환경차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13.5% 증가한 25억2000만 달러를 기록했고, 수출 대수 역시 22.8% 늘어난 9만508대로 집계됐다.

내수 시장에서도 변화는 뚜렷하다. 지난달 친환경차의 내수 판매량은 9만1250대로 전년대비 31.0% 증가했다. 전기차는 3만8927대로 전년대비 139.7% 판매량이 늘었고 하이브리드는 5만872대로 1.9% 감소했다. 

◆ 라인업·충전망 확대로 '대중화' 가속

완성차 업계는 전기차 라인업 확대와 인프라 구축을 동시에 추진하며 시장 저변을 빠르게 넓히고 있다. 엔트리급부터 프리미엄 모델까지 가격대와 차급을 세분화하면서 소비자 선택지를 다양화하는 추세다.

기아는 '전기차 대중화'를 핵심 전략으로 내세우고 2030년 전기차 판매 100만 대, 시장점유율 3.8%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를 위해 2026년 11개 모델에서 2030년까지 총 14개 전기차 라인업을 구축하고, EV2 등 보급형 모델과 PBV(목적기반차량)까지 확대해 볼륨 시장 공략에 나설 계획이다.

또 차세대 전기차 플랫폼 도입을 통해 배터리 용량과 출력 성능을 개선하고, 레벨2++ 자율주행 등 첨단 기술을 적용해 상품성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생산 측면에서는 광명·화성 공장을 중심으로 전기차 생산 효율을 높여 가격 경쟁력 확보에도 집중하고 있다.

   
▲ 주문진 BMW 차징 스테이션./사진=BMW 코리아 제공


인프라 구축 속도 역시 빨라지고 있다. 현대자동차그룹의 초고속 충전 네트워크 'E-pit' 확충에 더해 BMW는 국내에 누적 3030기의 전기차 충전기를 구축하며 수입차 업계 최대 수준의 인프라를 확보했다. 올해에도 900기를 추가 설치해 약 4000기 규모로 확대할 계획이다.

BMW는 충전소 확대뿐 아니라 라운지형 충전 공간 도입, 배터리 상태 관리 시스템, 화재 대응 체계 구축 등 전기차 이용 환경 전반을 개선하며 '충전 경험'까지 강화하고 있다. 이처럼 충전 편의성이 개선되면서 전기차 구매를 망설이던 소비자들의 진입 장벽도 낮아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하반기에는 중국 전기차 브랜드의 국내 진출이 본격화되며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가격 경쟁력을 앞세운 신규 플레이어 유입은 시장 확대를 촉진하는 동시에 기존 업체들의 전략 변화를 가속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국내 전기차 시장이 캐즘 국면을 완전히 벗어났다고 보기는 힘들지만 대중화 전환 국면에 들어선 것"이라며 "하반기에는 중국 전기차 브랜드의 국내 진출이 본격화되며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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