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휴일 하루에 51만 명…1600만 '왕사남'보다 2배 이상 빠른 속도
지난해 '천만 가뭄' 씻어낼 두 번째 신드롬 예고…하반기 흥행세 전망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대한민국 극장가가 거대한 좀비 세계관의 공포와 전지현이라는 독보적인 티켓 파워에 완벽하게 압도당했다. 

연상호 감독의 신작 블록버스터 영화 '군체'가 개봉 단 5일 만에 누적 관객 수 200만 명을 돌파하며 그야말로 파죽지세의 흥행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1600만 관객을 동원하며 역대 대한민국 흥행 2위에 올라 있는 '왕과 사는 남자'(이하 '왕사남')의 초반 흥행 속도를 2배 이상 뛰어넘는 대기록이다.

26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군체'는 석가탄신일 대체휴일이었던 지난 25일 하루 동안에만 무려 51만 7,011명의 관객을 극장으로 불러 모았다. 이로써 지난 21일 개봉한 이후 불과 닷새 만에 누적 관객 수 201만 8644명을 기록하며 박스오피스 정상을 굳건히 지켰다. 2026년 올해 개봉한 모든 국내외 작품을 통틀어 가장 빠른 속도로 200만 고지를 밟은 신기록이다.

   
▲ 영화 '군체'가 개봉 5일만에 20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전지현이 전지현했다'는 평가 속에서 새로운 천만 영화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사진=(주)쇼박스 제공


이 같은 흥행 화력은 올해 최고 흥행작인 '왕사남'의 초반 데이터와 비교했을 때 그 위력이 더욱 극명하게 드러난다. '왕사남'은 개봉 5일 차까지 누적 관객 수 약 100만 명을 기록하며 완만한 입소문 서사로 천만 신드롬을 완성해 나갔다. 반면, '군체'는 개봉 5일 만에 200만 명을 가볍게 넘어서며 '왕사남'의 동시기 성적보다 2배에 달하는 관객 유입 속도를 보여주고 있다. 말 그대로 극장가를 폭격하고 있는 셈이다.

영화계는 이번 '군체'의 기록적인 흥행 질주를 두고 매우 고무적인 분위기다. 지난 한 해 동안 단 한 편의 천만 영화도 배출하지 못해 깊은 침체기에 빠졌던 한국 영화계가 올해 '왕사남'에 이어 불과 몇 달 만에 또다시 새로운 '천만 영화'의 탄생을 확신할 수 있게 됐기 때문이다. 

특히 '군체'의 흥행은 단순한 스크린 독점이 아니라, 제79회 칸 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 부문 공식 초청이라는 글로벌 미학적 성과와 전지현·구교환 등 티켓 파워를 갖춘 배우들의 명품 연기가 시너지를 낸 결과물이라는 점에서 평가가 높다.

'암살'(2015) 이후 무려 11년 만에 스크린에 복귀한 전지현은 "역시 전지현이 전지현했다"는 감탄을 자아내며 극의 중심을 단단히 잡았고, 최근 가장 핫한 배우로 꼽히는 구교환의 서늘한 악역 변신 역시 관객들의 도파민을 제대로 자극했다는 분석이다.

영화 관계자들은 '군체'가 쏘아 올린 흥행 신호탄이 올여름 성수기를 지나 하반기 극장가까지 장기적인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한 극장 관계자는 "한동안 극장을 찾지 않던 관객들이 '군체'를 보기 위해 다시 극장으로 쏟아져 나오고 있다"라며 "이러한 관객 유입 흐름은 하반기 개봉을 앞둔 다른 한국 대작들에도 긍정적인 낙수효과를 주어 극장가 전체가 완연한 회복세에 접어드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전망했다.

개봉 첫 주만에 올해 극장가의 흥행 기록을 모조리 갈아치우며 독주 체제를 갖춘 '군체'가 과연 어디까지 진격하며 한국 영화 역사에 새로운 획을 그을지, 전 세계 영화인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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