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는 다 살려준다카면서 난리 치대면 끝이라"
"이번엔 다를 수도 있는기라...누가 살릴지 봐야지"
“누굴뽑아도 달라질 게 없을낀데 평생 하나만 찍는다”
박근혜 전 대통령 대구서 첫 지원유세 나서...파워 과시
김부겸 41.1%·추경호 50.1%...추경호, 첫 오차범위 밖 우세
[미디어펜=권동현 기자] 6·3 지방선거를 9일 앞두고 대구 민심을 살펴보기 위해 찾은 전통시장과 도심.

여전히 보수 정서가 강했지만, ‘이제는 바뀌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불거지며 대구 민심이 요동을 치고 있다. 특히 지역 경제 침체와 청년 유출 문제 등 경제 이슈가 이번 대구시장 선거의 최대 화두로 떠오르는 분위기다.

“말로는 다 살려준다카면서 난리 치대면 끝이라.” 대구 칠성시장의 한 귀퉁이. 과일을 내놓은 78세의 할머니의 말이었다. 자신을 안동 김가라고 소개한 할머니는 “말로는 다 살려준다카면서 난리를 치대면 끝이라. 되고 나면 다 잊어버려요”라고 불퉁거렸다.

그러면서 “한 개라도 팔라고 혼자 앉아 있다가 파장되면 집에 가는 거지. 불쌍하지 않아요, 장사하는 사람이”라면서 잠시 침묵했다. 그러더니 “이번엔 민주당이 80%는 될 것 같아요” 라고 덧붙였다. 대구 민심이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 대구 칠성시장 전경./사진=미디어펜 권동현 기자

과일가게 앞에서 할머니의 말을 듣던 한 상인도 “이번엔 다를 수도 있는기라”라며 “워낙 경기가 안 좋으니까”라고 말을 흐렸다. 그러면서 “누가 진짜 (경제를)살릴 수 있는지 봐야지”라고 여지를 남겼다.

그는 이어 “박근혜 전 대통령을 좋아했던 사람이 아직 많다. 그거 때문에 국민의힘 (찍을 것)”이라며 “최순실만 아니었으면 다르게 됐을 낀데”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박 전 대통령은 추경호 국민의힘 대구시장 후보와 함께 지난 23일 칠성시장을 방문해 “추 후보가 좋은 정책을 마련할 것으로 생각한다”며 유세 지원에 나섰다. 대구 민심에서는 여전히 박 전 대통령의 존재가 대구·경북(TK) 민심에 큰 영향력을 미치고 있다.

박 전 대통령의 대구 행보는 대구시장 후보의 지지율에도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추 후보가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오차범위 밖에서 앞선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26일 나왔다. 

CBS 의뢰로 여론조사기관 한국사회여론연구소(KSOI)가 지난 24일부터 25일까지 대구 거주 성인 100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추 후보 50.1%, 김 후보 41.1%를 기록했다. 격차는 9%포인트 차이로 오차범위 밖이었다. 초기에 우세를 점했던 김 후보의 기세가 크게 꺾인 것이다.

지지 여부와 관계없이 대구시장으로 누가 당선될 것 같은지 물은 조사에서도 추 후보가 54.1%, 김 후보가 39.8%로 오차범위 밖 우세를 보였다.

정치권에서는 탄핵 이후 공개 행보를 자제했던 박 전 대통령이 보수 결집을 위한 선거 지원에 본격적으로 나선 것 아니냐는 평가도 뒤따른다. 박 전 대통령은 대구를 시작으로 대전, 부산 등으로 국민의힘 지원 유세에 나선다.

칠성시장에 이어 대구의 대표적 전통시장인 서문시장을 들렀다. 타지의 관광객과 시장 보러 온 사람들로 하루종일 북적였다. 

서문시장에서 호떡과 감주를 파는 50대 상인은 “예전에는 무조건 국민의힘 찍는 분위기였는데 이제 내 자식들 위해서 바뀌어야지, 내 힘든 게 뭐 있노”라며 “특히 40~50대는 예전처럼 무조건 한쪽만 찍는 분위기는 아니다”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 대구 서문시장 전경./사진=미디어펜 권동현 기자

그러면서 “내가 대학생 둘을 키우는데, 여기엔 일자리가 하나도 없어요. 삼성도 구미로 나가버렸고, 옛날에 있던 정비창도 없어졌고. 다 뺏겼잖아요”라고 열을 냈다. 

또 “경기 좋을 때 끌어올렸어야 했는데. 그게 누구 역할이겠어요”라며 “우리끼리 하는 말로 제일 돈 없는 동네가 대구”라고 탄식했다. 

실제로 삼성SDS는 오는 2032년까지 옛 삼성전자 구미1사업장 부지에 대규모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대구에서는 TK신공항 건설과 미래산업 유치 등을 위한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역 경기 침체와 청년층 이탈 문제가 심각해진 탓이다.

   
▲ 대구 서문시장 안쪽 사람들이 거리를 지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권동현 기자

서문시장 외곽으로 나가 김치수제비를 파는 60대 상인을 만났다. 그에게 ‘김부겸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추 후보 중 누가 더 마음이 가느냐’는 질문을 던졌다.

그는 “김부겸이 대구 사나. 대구 안 살잖아”라고 말했다. ‘대구에 전입 신고한 것으로 안다’고 답하자 “그래, 누구는 찍어야 되는데 그놈이 그놈이지 뭐, 큰일이네”라고 말했다.

계속해서 김 후보를 언급하자 뒤를 지나가던 나이 지긋한 할아버지가 옆에 앉아 “뭐 자꾸 민주당, 민주당하느냐”며 “민주당에서 나왔느냐”고 묻기도 했다. 그는 “누굴 뽑아도 달라질 게 없을낀데 70 평생 하나만 찍는다”라며 여전히 국민의힘에 우호적인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마지막으로 대명동 한 카페에서 만난 20대 남성은 어느 후보가 더 호감이 가느냐는 질문에 “그것보다 5·18 전야제가 민주당 행사처럼 돼버린 사진들이 떠돌아다녀서 봤다”며 “친구들과 최근 이런저런 얘기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 17일 광주 5·18민주광장에서 열린 5·18 전야제 공연에서 일부 공연자가 “이준석이로 드는 액은 매불쇼가 막아내고”, “장동혁이로 드는 액은 한두자니가 막아내고”라는 개사 공연을 염두에 둔 것으로 보인다.

기사에 인용된 조사는 통신사 제공 휴대전화 가상번호 이용한 무선 ARS 자동응답(무선 100%)으로 진행됐으며, 응답률은 6.7%,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3.1%포인트다. 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 22일 오후 대구 수성구 TBC 스튜디오에서 열린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 대구시장 후보자 초청 토론회'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후보(왼쪽)와 국민의힘 추경호 후보가 토론회 시작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2026.5.22./사진=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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