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성수기 앞두고 ‘감편’…유가·환율 압박에 '긴축비행'
수정 2026-05-27 11:21:17
입력 2026-05-27 11:21:23
이용현 기자 | hiyori0824@mediapen.com
고유가·고환율 장기화에 FSC까지 감편
[미디어펜=이용현 기자]국내 항공업계가 여름 성수기를 앞두고도 노선 확대보다 공급 축소에 무게를 두고 있다. 통상 성수기에는 국제선 증편과 신규 노선 경쟁이 이어졌지만, 올해는 고유가·고환율 부담이 장기화되면서 항공사들이 수익성 방어 중심의 전략으로 선회하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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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천공항 제1터미널 출국장 모습.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
2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중동 지역 긴장 고조 이후 인천~두바이 노선 운항 중단 기간을 오는 8월 2일까지 연장한 상태다. 업계에서는 단순 수요 감소 대응이라기보다 공역 리스크와 수익성을 동시에 고려한 조치로 보고 있다.
아시아나항공 역시 국제선 공급 조정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앞서 프놈펜·창춘·하얼빈·옌지·이스탄불·알마티 등 일부 국제선 노선 감편에 들어간 데 이어, 이달 들어서는 알마티·푸껫·타슈켄트 노선 등을 대상으로 총 31회의 추가 비운항 조치를 시행했다. 항공유 가격 상승과 비용 부담 확대에 따른 공급 효율화 차원이라는 설명이다.
이 같이 저비용항공사(LCC)를 넘어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등 대형항공사(FSC)까지 감편 기조에 동참하면서 업계 전반에 긴장감이 커지고 있다.
항공업계에서는 최근 흐름이 과거와 확연히 달라졌다고 보고 있다. 이전에는 성수기를 앞두고 항공사들이 공격적으로 기재를 투입하며 점유율 확보 경쟁에 나섰다면, 현재는 수익성이 낮거나 불확실성이 큰 노선을 우선적으로 줄이며 손실 최소화에 집중하는 방향으로 전략이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LCC들의 분위기는 더욱 무겁다. 트리니티(티웨이)항공을 시작으로 제주항공과 에어로케이 등은 직원 대상 무급휴직 신청을 받고 있으며, 진에어는 승무원 직군 합격자의 입사 시점을 연기했다.
최근 국제유가가 다소 안정되며 국제선 유류할증료도 일부 낮아졌지만 항공사들은 여전히 긴축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유가 부담이 일부 완화됐더라도 환율과 금융비용 부담이 여전한 만큼 섣불리 공급 확대에 나서기 어려운 상황이기 때문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항공유 가격이 여전히 높은 수준인 데다 환율과 금융비용 부담까지 이어지고 있는 만큼 단기적인 유가 조정만으론 섣불리 전략을 수정하긴 어렵다”고 말했다.
◆성수기 불구, 실적 악화에 방어적 전략 확산
실적 부담도 점차 가시화되고 있다. 한국항공협회가 최근 발표한 ‘2분기 국적항공사 재무실적 추계’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 국내 국적항공사들은 약 1525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지만, 올해 2분기에는 약 7613억 원 규모의 영업적자가 예상됐다. 고유가와 고환율 영향이 본격 반영되면서 수익성이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항공사들은 대신 단거리 노선을 중심으로 수요 방어에 나서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최근 일본 사가 노선 할인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으며, 일부 LCC들은 일본 노선 탑승객 대상 할인 쿠폰과 특가 이벤트를 확대하고 있다. 이스타항공 역시 항공 운임을 정가 대비 최대 99% 낮춘 초특가 프로모션을 선보이며 수요 확보 경쟁에 뛰어들었다.
다만 이 같은 움직임 역시 공격적인 수익 확대 전략이라기보다 기존 수요 이탈을 막기 위한 방어적 성격으로 해석된다. 항공권 가격 부담이 커지면서 여행 수요 자체가 일부 둔화되는 조짐이 나타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이유에서다.
업계에서는 현재 상황을 단순 경기 둔화보다는 항공산업의 비용 구조 변화로 해석하고 있다. 과거에는 수요 회복 여부가 실적을 좌우했다면 지금은 유가와 환율, 금리 등 외부 비용 변수 자체가 공급 전략을 결정하는 구조로 바뀌고 있다는 설명이다.
특히 고유가와 고환율 국면이 장기화될 경우 재무 체력이 상대적으로 약한 LCC들을 중심으로 추가 감편과 긴축 경영이 이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항공업계 한 관계자는 “지금은 얼마나 많이 띄우느냐보다 얼마나 효율적으로 운영하느냐가 더 중요해진 시기”라며 “성수기에도 공급을 줄이는 현재 흐름은 항공업계가 과거와 다른 국면에 들어섰다는 의미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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