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동 성장만으론 한계…수집·액션·꾸미기 ‘하이브리드 방치형’ 확산
방치형 RPG 매출 비중 10배 가까이 성장…주류 장르로 부상
[미디어펜=박재훈 기자]방치형 게임 시장의 경쟁 구도가 달라지고 있다. 과거에는 자동 전투와 간편한 성장 구조만으로도 이용자를 확보할 수 있었지만 최근에는 어떤 장르 요소를 결합해 체류 시간을 늘리고 반복 접속 동기를 만들 수 있느냐가 흥행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 단순한 자동 성장 게임에서 벗어나 수집·액션·꾸미기·퍼즐 등을 결합한 하이브리드 경쟁이 본격화하고 있다.

   
▲ 넷마블, 스톤에이지 키우기./사진=넷마블


27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게임사들은 방치형 게임 시장이 이미 대중화 단계에 접어든 만큼 기존 방식만으로는 이용자 확보와 장기 흥행이 어렵다는 판단으로 장르 융합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방치형 게임은 짧은 플레이 시간만으로도 성장 성취감을 제공하고 접속하지 않는 시간에도 보상을 축적해 재접속을 유도하는 구조로 캐주얼 이용자층 확대에 유리한 장르로 자리 잡았다.

다만 비슷한 형태의 게임이 잇따라 출시되면서 단순 자동 전투와 편의성만으로는 차별화가 어려워졌다. 이에 따라 게임사들은 방치형의 낮은 진입장벽은 유지하되 수집·전략·꾸미기·액션 같은 추가 요소를 결합해 플레이 경험을 확장하는 방향으로 무게중심을 옮기고 있다.

◆넷마블, ‘쉬운 접근성’ 위에 수집·전략 더해

넷마블은 해당 전략의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넷마블은 글로벌 누적 이용자 2억 명을 기록한 ‘스톤에이지’ IP를 활용한 방치형 RPG ‘스톤에이지 키우기’를 선보였다. 단순히 원작 캐릭터와 세계관을 차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대규모 펫 수집과 덱 조합 요소를 강화해 방치형 특유의 단순함을 보완한 것이 특징이다.

게임은 자동 전투를 중심으로 진행되지만 어떤 펫과 캐릭터를 조합하느냐에 따라 성장 효율과 전투 성능이 달라지도록 설계됐다. 가볍게 즐기는 이용자에게는 낮은 진입장벽을 제공하면서도 전략적 조합을 고민하는 이용자에게는 반복 플레이 동기를 부여하는 구조다.

업계에서는 넷마블이 방치형 장르를 단순 보조 장르가 아닌 장기 서비스형 수익 모델로 육성하려는 전략을 취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기존 인기 IP 활용은 초기 이용자 유입과 인지도 확보에 유리하고 수집과 성장 메타를 결합하면 이용자 체류 시간을 늘릴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는 최근 방치형 시장이 직면한 과제와도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다. 초기 방치형 게임은 접속 부담이 적다는 점만으로도 호응을 얻었다. 하지만 시장 확대 이후 유사한 게임이 빠르게 늘어나면서 이용자 이탈 속도 역시 빨라졌다. 게임사 입장에서는 복잡도를 높이지 않으면서도 일정 수준 이상의 깊이와 반복 동기를 제공해야 하는 과제가 생긴 셈이다.

◆네오위즈·위메이드맥스도 장르 융합 확대

   
▲ 네오위즈, ‘고양이와 스프_마법의 레시피’./사진=네오위즈

다른 게임사들도 유사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 네오위즈는 누적 다운로드 8000만 건을 기록한 힐링 게임 IP ‘고양이와 스프’를 기반으로 신작 ‘고양이와 스프: 마법의 레시피’를 출시했다. 해당 작품은 원작의 감성에 머지 플레이와 셰어하우스 요소를 결합해 단순 방치형 성장 외에 꾸미기와 상호작용 콘텐츠를 강화했다.

위메이드맥스 역시 ‘윈드러너 키우기’에 핵앤슬래시 방식의 전투와 콤보 시스템을 도입해 액션성을 높였다. 자동 전투 기반의 편의성은 유지하면서도 직접 조작의 재미를 일부 가미해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는 평가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흐름이 방치형 장르가 단순 유행 단계를 넘어 세부 장르 경쟁 국면에 접어들었음을 보여준다고 보고 있다. 과거에는 자동 성장과 빠른 보상만으로도 충분했다면 이제는 어떤 IP와 장르를 결합하느냐에 따라 게임의 성격과 이용자층이 달라진다는 것이다.

실제 시장 규모도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시장조사업체 센서타워에 따르면 국내 모바일 RPG 시장에서 방치형 RPG 매출 비중은 2020년 1.7%에서 2024년 16%까지 확대됐다. 방치형이 더 이상 틈새 장르가 아니라 주요 게임사들이 반드시 확보해야 하는 핵심 장르로 부상했다는 대목이다.

다만 시장 확대와 함께 성공 공식은 오히려 더 까다로워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자동 전투만으로는 차별화가 어렵지만 시스템을 지나치게 복잡하게 만들 경우 방치형 특유의 접근성과 편의성이 약화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쉽지만 단조롭지 않은 플레이 구조를 설계하는 균형 감각이 흥행을 좌우할 핵심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방치형 게임은 단순히 편하게 성장시키는 장르를 넘어 어떤 재미 요소를 추가해 장기 이용으로 연결시키느냐의 경쟁으로 바뀌고 있다”며 “친숙한 IP에 전략성과 수집 요소를 결합하거나 액션·머지·꾸미기 장르를 접목한 작품들이 앞으로 시장에서 더 주목받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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