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정위, 이재명 정부 1년 맞아 ‘조직 확대·조사 고도화’ 추진
“데이터·통계 기반 법집행 강화”…독과점·플랫폼 대응 대폭 확대
지난 1년간 과징금 2조원 돌파…사건처리 기간도 10.8% 단축
[미디어펜=이소희 기자]  공정거래위원회가 이재명 정부 출범 1년을 맞아 조직과 기능을 대폭 확대하는 ‘업그레이드’에 나선다. 올해 1분기 167명 규모의 증원안을 확정한 데 이어 추가로 237명 규모의 조직·인력 확충 방안을 마련하며 독과점·플랫폼 불공정행위 대응 역량 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 이재명 정부 1주년을 맞아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이 출입기자단 간담회를 열고 그간의 성과와 앞으로의 과제에 대해 설명했다./자료사진=공정위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정부세종청사에서 열린 출입기자 간담회에서 “플랫폼 생태계를 중심으로 복합적이고 다면적인 독과점 이슈가 급증하고 있다”며 “더욱 신속하고 엄정한 법 집행을 위해 총 237명 규모의 조직·인력 확충 방안을 추가로 마련했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이번 조직개편의 핵심 방향으로 △구조적 중대사건 대응을 위한 신속조사 체계 구축 △경제·데이터 분석 역량 고도화 △민생 밀착형 감시망 확대 등을 제시했다.

우선 국(局) 단위의 ‘중점조사기획단’을 신설한다. 총 40명 규모로 운영되며 중점조사 1·2·3담당관 등 3개 과를 둔다.

중점조사기획단은 플랫폼, 민생 밀접 독과점 부문, 대기업집단 관련 대형 사건을 전담한다. 복합·대규모 사건을 다각적으로 분석·조사하는 ‘탄력(Agile) 조직’ 역할과 함께 전국 단위 소비자 피해 현안 발생 시 신속 대응하는 ‘기동대’ 역할도 맡게 된다.

경제 분석 기능도 대폭 강화된다. 공정위는 현재 과(課) 단위인 경제분석 기능을 국 단위로 확대 개편해 37명 규모의 ‘경제분석국’을 신설하기로 했다. 산업경제분석과, 계량경제분석과, 시장분석팀 등으로 구성되며 수석 이코노미스트 지휘 아래 박사급 전문 인력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주 위원장은 “공정거래 사건처리의 일선 현장은 이제 법리 다툼에서 데이터와 통계의 싸움으로 전장이 확대돼 가고 있다”며 “경제분석국 신설을 통해 공정위의 두뇌 역할을 획기적으로 업그레이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플랫폼의 데이터 독점이나 알고리즘 자사 우대 등 신유형 경쟁 이슈의 위법성을 입증하려면 고도의 경제학적 분석과 데이터 사이언스 역량이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민생 현장 대응 기능도 강화된다. 공정위는 전체 증원 규모의 약 30%인 70명을 서울·부산·광주·대구·대전 등 지방사무소에 배치해 하도급 피해와 가맹·유통 분야 갑질 사건 등을 보다 신속히 처리할 계획이다.

또한 조사기법과 법리 교육을 담당하는 조사교육 전담 부서도 신설해 조사 역량 전문화에 나선다.

공정위는 이와 함께 대기업집단 지정자료 허위 제출 행위에 대한 과징금 도입도 추진한다. 현재는 2년 이하 징역 또는 1억5000만 원 이하 벌금만 규정돼 있는데, 경제력 집중 억제 제도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경제적 제재를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반복 담합 사업자에 대한 시장 참여 제한과 담합 처분 시효 연장도 추진한다. 공정위는 현행 최대 12년인 담합 처분 시효를 최대 15년까지 확대하는 방향으로 공정거래법 개정을 추진할 방침이다.

아울러 전분당·국고채 담합 사건과 배달앱 사건 등에 대한 심의도 신속히 진행하겠다고 거론했다.

공정위는 이날 지난 1년간의 주요 성과도 함께 공개했다.

공정위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이후 밀가루 담합에 6710억 원, 설탕 담합 3960억 원, 인쇄용지 담합 3383억 원 등 민생 밀접 분야 담합 사건에 대규모 과징금을 부과했다. 사익편취·부당지원 행위에 대해서도 약 900억 원 규모의 과징금을 부과하면서 전체 과징금 규모는 2조 원을 넘어섰다.

공정위는 이 같은 엄정 제재가 시장 가격 안정에도 영향을 미쳤다고 자평했다. 밀가루·설탕·전분당 가격이 최대 26% 인하됐고, 빵·라면·아이스크림 등 관련 식료품 가격 인하로도 이어졌다는 설명이다.

기술탈취 분야 대응도 주요 성과로 꼽았다. 공정위는 적극적인 직권조사와 동의의결 절차를 통해 기술탈취 사건에서 34억 원 규모의 피해 구제를 신속히 완료했다고 했다.

고질적 문제로 지적돼 온 사건처리 지연도 개선됐다. 2025년 6월부터 2026년 4월까지 사건처리 건수는 전년 동기 대비 4.9% 증가했지만 평균 처리 기간은 185일에서 165일로 10.8% 단축됐다.

주 위원장은 “공정위가 제 역할을 해야만 지속가능한 공정 성장과 모두의 성장이 대한민국 경제 발전의 정상 경로로 자리 잡을 수 있다”며 “앞으로도 공정한 시장질서 확립을 위한 역할을 충실히 하겠다”고 말했다.


[미디어펜=이소희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