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가 28일 기준금리를 현 수준에서 동결했다. 신현송 체제 출범 이후 처음 열린 이번 회의에서 금통위는 물가 흐름과 경기 여건, 금융시장 불확실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통화정책 기조를 유지하기로 한 것으로 분석된다. 

   
▲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28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의 통화정책방향 결정회의를 주재하고 있다./사진=사진공동취재단


한은은 이날 금통위 정례회의에서 기준금리를 현재의 연 2.50% 수준에서 동결했다고 밝혔다. 금통위는 지난 4월 회의에서도 기준금리를 같은 수준에서 동결하며 이번 회의까지 8회 연속 동결 결정을 이어갔다. 금리를 동결한 배경에는 환율 변동성 확대 속에서 금리 조정이 외환시장 불안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이어진 가운데 내수 회복세 역시 뚜렷하지 않은 점이 작용한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1500원선을 웃도는 등 높은 수준을 이어가면서 시장에선 한·미 금리차 확대 장기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정책 금리는 현재 연 3.50~3.75% 수준으로 상단 기준 한·미 금리차는 1.25%포인트(p)다. 금리차 확대가 지속될 경우 외국인 자금 유출과 원화 약세 압력을 자극할 수 있다.

물가와 성장 흐름이 동시에 예상치를 웃돌면서 통화정책 방향성에도 변화 가능성이 감지되고 있다. 지난 4월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2.6%로 한은의 물가안정 목표치인 2%를 웃돌았다. 특히 석유류 가격 상승률은 전달 9.9%에서 21.9%로 급등했고 생활물가 상승률도 2.9%까지 상승하며 서민 부담을 키우고 있다. 국제유가와 환율상승 영향이 반영되면서 5월 물가 상승폭이 더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한은 역시 중동 상황 전개와 유가 흐름, 석유류 외 품목으로의 물가 파급 가능성에 대한 불확실성이 크다며 경계감을 드러내고 있다. 한은 내부에서도 최근 물가 대응 필요성을 강조하는 발언이 이어지고 있다. 유상대 한은 부총재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금리 인하를 멈추고 인상 가능성까지 고민할 시점”이라고 밝혔고, 지난 15일 취임한 김진일 신임 금통위원 역시 “일종의 보험 차원에서 (이자율을) 반 클릭 정도 높이는 것이 좋다”는 발언을 내놓으며 긴축 필요성을 시사했다.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1.7%(전분기 대비 속보치)로 지난 2월 한은 전망치(0.9%)를 크게 상회했다. 다만 업황 회복이 반도체 등 일부 산업에 집중된 반면 내수는 뚜렷한 회복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 금리 조정의 제약 요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물가 상방 압력이 예상보다 장기화되고 성장 흐름이 개선 기조를 이어갈 경우 금리 인상 속도 역시 빨라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은은 이번 수정경제 전망을 통해 올해 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2.0%에서 2.6% 수준으로 상향 조정했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기존 2.2%보다 0.5%p 오른 2.7%로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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