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품 경쟁보다 정치적 생존 고민해야 하나”
“창의 대신 눈치, 자유 대신 침묵만 남을 것”
[미디어펜=조우현 기자]온라인 팬덤 정치가 기업의 일상적인 마케팅 영역까지 침범해 진영 논리의 심판대에 올리는 ‘과잉 정치’ 현상에 대한 비판이 제기됐다.

정안기 낙성대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28일 오후 1시 ‘스타벅스 사태로 본 기업과 정치: 기업을 정치로 옥죄지 마라’를 주제로 개최된 <MP기업경제포럼- 긴급좌담회>에 참석해 최근 불거진 일명 ‘스벅 사태’를 언급하며 “단순한 브랜드 해프닝이 아니라, 한국 사회의 과잉정치를 적나라하게 드러낸 사건”이라고 규정했다.

   
▲ 정안기 낙성대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이 28일 오후 1시 ‘스타벅스 사태로 본 기업과 정치: 기업을 정치로 옥죄지 마라’를 주제로 열린 에 참석해 발제를 하고 있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소비가 충성 맹세로 전락… 기업들, 상품 경쟁보다 정치적 생존 고민”

정 연구위원은 정치가 사회 전 영역을 집어삼키고 있는 현 상황을 강하게 우려했다. 

그는 “커피 회사의 마케팅과 디자인, 문구 하나까지 정치적 의미를 부여하고 진영 논리로 해석하고 있다”며 “이제 기업은 상품 경쟁보다 정치적 생존을 먼저 고민해야 하는 시대에 들어섰다”고 진단했다.

이어 “기업은 정당이 아니고, 소비는 정치적 충성 맹세가 아니다”라고 선을 그은 정 연구위원은 “오늘날 한국에서는 커피 브랜드조차 ‘우리 편인가, 적인가’라는 도덕적 심판대 위에 오르고 있다”고 지적했다. 

침묵도 죄가 되고 중립도 비난받는 환경 속에서, 소비자가 고객이 아닌 ‘진영의 전사’가 되고 있다는 일침이다.

특히 정 연구위원은 이번 사태가 SNS 기반 팬덤 정치의 위험성을 극명하게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온라인 공간에서 조직적으로 이뤄지는 ‘좌표 찍기’, ‘불매 압박’, ‘악성 리뷰’, ‘해명 강요’ 등이 기업을 난도질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는 “과거의 전체주의가 국가 권력을 통해 움직였다면, 오늘날의 압박은 디지털 군중의 형태로 나타난다”며 “법적 검열은 없지만 사회적 검열은 더욱 거세진 상황이며, 이는 일종의 ‘전체주의’ 혹은 ‘K파시즘’의 징후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 다원주의 실종된 사회… “창의 대신 눈치, 자유 대신 침묵만 남을 것”

마지막으로 정 연구위원은 자유민주주의의 본질인 ‘다원주의’의 회복을 촉구했다. 민주주의는 서로 다른 취향과 가치관, 소비 방식이 안전하게 공존하는 체제여야 한다는 상식이다.

정 연구위원은 “모든 것을 정치 렌즈로만 바라보기 시작하면 사회 전체가 진영의 인질이 된다”며 “결국 기업은 창의보다 눈치를 보게 되고, 시민은 자유보다 침묵을 선택하게 돼 자유로운 시민사회와 시장경제의 자율성이 가장 크게 훼손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정 연구위원은 또 기업은 정당이 아닌 점을 강조했다. 기업의 행보를 정치적으로 해석해선 안 된다는 의미다. 그는 “커피는 커피여야 한다. 기업까지 정치 전쟁의 참호 속으로 몰아넣는 사회는 결코 건강할 수 없다”며 “기업 본연의 자율성을 보장하고 시장을 정치로부터 격리해야 한다”는 점을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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