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벅 사태, 선거 앞둔 지지층 결집용 의혹"
"기업에 대한 판단은 정치 아닌 시장의 몫"
[미디어펜=조우현 기자]정치 권력과 온라인 팬덤 정치가 기업의 일상적인 마케팅 영역까지 침범해 진영 논리의 심판대에 올리는 ‘과잉 정치’ 현상이 자유시장경제의 자율성을 훼손하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됐다. 

최근 불거진 이른바 ‘스타벅스 사태’를 단순한 브랜드 해프닝이 아닌, 한국 사회의 병리적 전체주의와 왜곡된 기업관을 보여주는 단면으로 바라보고 정치와 경제를 엄격히 분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 사진 왼쪽부터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현진권 자유분권포럼 대표, 정안기 낙성대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이 28일 오후 1시 ‘스타벅스 사태로 본 기업과 정치: 기업을 정치로 옥죄지 마라’를 주제로 개최된 ‘MP기업경제포럼 긴급좌담회’에서 역사적 이념 프레임과 디지털 검열을 무기로 기업 활동을 옥죄는 행위를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전문가들은 28일 오후 1시 ‘스타벅스 사태로 본 기업과 정치: 기업을 정치로 옥죄지 마라’를 주제로 개최된 ‘MP기업경제포럼 긴급좌담회’에서 역사적 이념 프레임과 디지털 검열을 무기로 기업 활동을 옥죄는 행위를 당장 중단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번 사태는 스타벅스코리아의 마케팅 이벤트 문구를 둘러싼 의혹에서 촉발됐다. 이에 정용진 신세계그룹 회장이 지난 26일 공식 사과문을 발표하고 리스크 관리 체계 쇄신을 약속하는 한편, 신세계 측도 고의성이 없었다는 자체 조사 결과와 함께 수사기관 조사에 적극 협조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진화에 나섰지만, 정치권은 이를 진영 논리와 연계해 이념 공세의 수위를 높이는 모습이다. 

이에 학계에서는 이미 선진국 지위에 진입한 한국이 러시아·중국·헝가리 등 권력주의 국가들과 비교돼야 할 만큼 기업에 대한 정치적 압박이 심각한 수준이라는 비판이 나온다. 기업의 단순 과실이나 경영상의 리스크마저 정치적 이익을 위한 프레임으로 가두고 과도한 정쟁의 도구로 소비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 "소비자 보호 넘어선 정치적 억압… 선거용 기업 길들이기 멈춰야"

첫 발제자로 나선 양준모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의 기업 홍보 관여를 단순한 '공익적 규제'와 '정치적 억압'으로 명확히 구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담배나 주류의 허위광고 제한 등 소비자 보호를 위한 규제는 정당하지만, 모호한 이념 기준을 들이대며 기업의 표현을 제한하는 행위는 플랫폼 통제이자 정치적 억압에 가깝다는 지적이다.

양 교수는 러시아의 외국계 대리인법, 중국의 빅테크 통제 등을 예로 들며 "기업에 행정적 제재 리스크를 부담시키면 기업은 창의적 활동보다 정치적 해석을 더 고민하게 돼 기업 활동이 극도로 위축된다"고 경고했다. 

특히 최근 국내에서 발생한 스타벅스의 특정 마케팅을 둘러싼 논란과 정부 부처의 압박에 대해 강한 우려를 표명했다. 

양 교수는 "지방선거를 앞두고 역사적 이념 프레임을 유지하며 지지자를 결집하려는 전략적 움직임이자, 규제를 통해 기업과 소비자 모두를 권력의 입맛에 맞게 길들이려는 행태"라며 "선거 앞두고 관권 선거 전략으로 기업을 이용하고 있다는 의혹을 지울 수 없다"고 꼬집었다.


◆ 국가 권력 대신 움직이는 ‘디지털 군중’… “전체주의·K파시즘 징후”

정안기 낙성대경제연구소 연구위원은 온라인 공간에서 조직적으로 이뤄지는 ‘좌표 찍기’와 ‘디지털 검열’이 기업을 난도질하고 있다고 정조준 했다.

커피 회사의 마케팅과 디자인 문구 하나까지 진영 논리로 해석하면서, 이제 기업이 상품 경쟁보다 정치적 생존을 먼저 고민해야 하는 시대에 들어섰다는 진단이다.

정 연구위원은 “기업은 정당이 아니고, 소비는 정치적 충성 맹세가 아니다”라며 “오늘날 한국에서는 커피 브랜드조차 ‘우리 편인가, 적인가’라는 도덕적 심판대 위에 오르고 있다”고 꼬집었다.

특히 SNS 기반 팬덤 정치의 위험성을 경고하며 “과거의 전체주의가 국가 권력을 통해 움직였다면, 오늘날은 디지털 군중의 형태로 나타난다”며 “법적 검열은 없지만 사회적 검열은 더욱 거세진 상황이며, 이는 일종의 ‘전체주의’ 혹은 ‘K-파시즘’ 징후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그는 모든 것을 정치 렌즈로만 바라보면 사회 전체가 진영의 인질이 되고, 결국 기업은 창의보다 눈치를, 시민은 자유보다 침묵을 선택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 "소비자 아닌 정치권 눈치 보게 만드는 구조는 자유시장 질서 왜곡"

현진권 자유분권포럼 대표는 마케팅 과정에서 실패와 논란이 생기더라도 그 책임과 평가는 원칙적으로 정치권이 아닌 ‘시장’에서 이루어져야 한다고 역설했다. 소비자가 불쾌하면 구매하지 않으면 되고, 기업은 매출과 평판의 손실을 통해 교정되는 것이 자유시장 질서라는 뜻이다.

현 대표는 “특정 표현이나 이벤트가 역사적 상징과 연결되면 곧바로 정치적 낙인이 찍히고, 기업은 이념 성향까지 해명해야 하는 상황에 몰린다”며 “이 과정에서 기업 활동은 더 이상 경제적 행위가 아니라 정치적 심판의 대상이 된다”고 우려했다. 

모든 표현이 정치적 리스크로 연결되면 기업이 창의적 시도를 포기하게 되고, 무난하고 획일적인 메시지만 남게 되어 사회 전체의 혁신 역량이 떨어진다는 설명이다. 특히 정치권이 기업 논란에 즉각 개입해 여론전을 벌이는 행태를 강하게 질타했다. 

현 대표는 “기업이 소비자에게 책임지는 구조와 정치권력의 눈치를 보는 구조는 완전히 다르다. 전자는 시장경제지만 후자는 정치경제”라며 “결국 기업이 소비자의 요구보다 정치권의 반응을 먼저 계산하게 만드는 것은 자유시장 질서의 심각한 왜곡”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좌담회에 참석한 전문가들은 "기업들의 잘못된 행태나 마케팅에 대한 평가는 결국 소비자의 몫이며, 법과 원칙, 시장의 상식에 따라 처리되어야 한다"면서 "정치권이 역사적 이슈를 선거용 인민재판으로 악용해 기업을 정치로 옥죄는 행위를 당장 멈추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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