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임인가, 숙제인가"…오픈월드 게임, '피로 관리'가 흥행 가른다
수정 2026-05-28 15:10:40
입력 2026-05-28 15:10:49
박재훈 기자 | pak1005@mediapen.com
지난해 콘솔 이용률 32.9%로 1위…흥행 보장 장르로 부상
맵 크기에서 콘텐츠 밀도로…오픈월드가 넘어서야 할 과제
맵 크기에서 콘텐츠 밀도로…오픈월드가 넘어서야 할 과제
[미디어펜=박재훈 기자]오픈월드가 게임업계의 대표 흥행 공식으로 자리잡은 가운데 맵의 크기만큼 이용자 피로도도 지목되고 있다. 단순한 맵 크기가 아니라 얼마나 덜 지치게 즐길 수 있는지가 경쟁력으로 부상하는 추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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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펄어비스 붉은사막 이미지./사진=펄어비스 | ||
28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외 게임사들은 차세대 대형 프로젝트 상당수를 오픈월드 형태로 개발 중이다. 펄어비스의 ‘붉은사막’은 광대한 필드와 높은 자유도를 강점으로 글로벌 기대작 반열에 올랐고 넷마블의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 등도 오픈월드 구조를 전면에 내세우며 시장 기대를 끌어올리고 있다. 오픈월드는 여전히 이용자 체류 시간과 몰입감을 높일 수 있는 대표 장르로 평가받는다.
실제 시장 선호도 역시 높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액션 어드벤처·오픈월드 장르는 지난해 PC 게임 이용률에서 25.5%로 상위 5위를 기록했고 콘솔에서는 32.9%로 1위를 차지했다. 자유로운 탐험과 긴 플레이타임, 높은 몰입감을 앞세운 오픈월드 구조가 여전히 글로벌 게임 시장의 핵심 소비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일부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단순히 맵의 크기보다 스토리나 플레이 밀도를 더 중요하게 보기 시작하면서 평가 방식이 변화하고 있다.
◆“게임이 아니라 숙제”…콘텐츠 밀도도 주요 과제
오픈월드는 기본적으로 높은 자유도가 강점으로 꼽힌다. 정해진 루트 대신 원하는 방식으로 탐험하고 임무를 수행할 수 있다는 점이 핵심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플레이 시간이 길어질수록 이러한 자유도가 오히려 피로 요소로 바뀐다는 평가도 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로 꼽히는 것이 과도한 콘텐츠 분산이다. 지도 위를 가득 메운 아이콘과 반복형 서브 퀘스트, 과잉 수집 요소 등은 초반에는 탐험 욕구를 자극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이용자에게 ‘해야 할 일 목록’처럼 인식되기 쉽다. 무엇을 먼저 해야 하는지 판단하기 어려운 선택 과부하 역시 대표적인 피로 요인으로 거론된다.
해외 게임 커뮤니티와 이용자 리뷰에서도 최근 오픈월드 피로감을 지적하는 목소리가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맵은 거대한데 실제 경험은 반복적이다”, “이동 시간이 지나치게 길다”, “게임을 즐긴다기보다 체크리스트를 지우는 느낌”이라는 반응이 대표적이다. 특히 직장인 중심의 성인 게이머층에서는 “퇴근 후 게임 속에서도 숙제를 하는 기분”이라는 반응까지 나온다.
콘텐츠 밀도 문제 역시 주요 과제로 꼽힌다. 필드 규모가 커질수록 지역별 상호작용과 이벤트 밀도를 유지하기 어려워진다. 이 같은 경우 이용자는 긴 이동 끝에 비슷한 전투와 유사한 구조의 임무를 반복 경험하게 된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구조가 누적될 경우 오픈월드 특유의 몰입감을 떨어뜨릴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맵 크기보다 플레이 리듬”‥피로도 줄이기가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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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넷마블 오픈월드 RPG 일곱개의 대죄: 오리진./사진=넷마블 | ||
이 같은 흐름은 앞으로 출시될 국내 오픈월드 신작들에게도 중요한 과제가 될 전망이다. 이용자 눈높이가 높아진 만큼 단순히 방대한 필드만으로는 차별화를 만들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붉은사막’은 뛰어난 그래픽과 대규모 탐험 구조로 기대를 모으고 있지만 동시에 콘텐츠 밀도와 플레이 흐름에 대한 시장 검증도 함께 요구받고 있다. ‘일곱 개의 대죄: 오리진’ 역시 인기 IP 기반 기대작으로 주목받고 있으나 반복형 퀘스트 구조와 과도한 이동 동선이 부각될 경우 장기 흥행 동력이 약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에서는 앞으로 오픈월드 경쟁력이 단순한 규모 경쟁에서 벗어나 이용자 피로도를 얼마나 줄이느냐로 이동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이용자가 자연스럽게 목표를 따라가도록 설계하고 지역별 경험 밀도를 높이며 불필요한 반복 동선을 최소화하는 방식이 핵심 경쟁 요소로 떠오르고 있다는 설명이다.
업계 관계자는 “과거에는 ‘플레이타임이 길다’는 점 자체가 장점으로 받아들여졌지만 최근에는 긴 플레이 자체보다 얼마나 몰입감 있게 경험이 이어지는지가 더 중요해졌다”며 “앞으로 오픈월드 게임의 성패는 맵 크기보다 콘텐츠 밀도와 플레이 리듬에서 갈릴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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