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주인 명의 도용한 범죄용 모임통장 기승…금감원, 소비자경보 발령
수정 2026-05-28 15:31:05
입력 2026-05-28 15:31:14
류준현 기자 | jhryu@mediapen.com
부동산중개사, 임대인 명의 단체통장 개설해 다수로부터 거액 편취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1. 모임명: 홍은동에서 길을 넓히는 동민들의 모임.
#2. 모임통장 계좌주(단체명): 홍길동
최근 모임통장과 같은 단체통장의 계좌주를 개인 이름으로 작명해 불특정 다수로부터 자금을 편취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단체통장 가입 시 필요한 단체명을 개인 명의처럼 보이도록 삼행시로 지은 후 계좌를 개설한 것인데, 이를 통해 각종 사기나 보이스피싱 등에 악용하는 수법이다. 실제 부동산 중개사가 임대인명을 단체명으로 정해 단체 계좌를 만들고, 이 계좌로 임차보증금을 편취하는 전세사기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이른바 '삼행시 단체통장'으로 인한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소비자경보 '주의'를 발령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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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모임통장과 같은 단체통장의 계좌주를 개인 이름으로 작명해 불특정 다수로부터 자금을 편취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단체통장 가입 시 필요한 단체명을 개인 명의처럼 보이도록 삼행시로 지은 후 계좌를 개설한 것인데, 이를 통해 각종 사기나 보이스피싱 등에 악용하는 수법이다. 실제 부동산 중개사가 임대인명을 단체명으로 정해 단체 계좌를 만들고, 이 계좌로 임차보증금을 편취하는 전세사기 사건이 발생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감독원은 이른바 '삼행시 단체통장'으로 인한 추가 피해를 막기 위해 소비자경보 '주의'를 발령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
28일 금감원에 따르면 최근 한 범죄자는 은행권 모임통장의 명의를 개인 이름처럼 작명해 다수의 피해자들로부터 자금을 편취했다. 통상 금융사는 금융실명법에 따라 실지명의로 계좌를 개설해줘야 한다. 특히 세무서 발급 고유번호증을 부여받은 동창회나 친목회 등 임의단체의 경우 고유번호증 상 단체명으로 계좌를 개설할 수 있다. 범죄자는 단체통장 특성상 개인명의 계좌와 달리 명의확인이 어렵다는 점을 악용했다.
실제 금감원이 공개한 전세사기 사례에 따르면 임대인 B씨로부터 부동산 관리를 위임받은 부동산 중개사 A씨는 B씨에게 월세 계약을 체결했다고 기망한 후 B씨 명의로 임의단체를 만들었다.
가령 임대인 명의가 '홍길동'일 경우 모임명을 '홍은동에서 길을 넓히는 동민들의 모임'과 같은 식으로 작명하고, 단체통장 계좌주를 홍길동으로 설정한 것이다. 이후 다수 임차인들이 해당 계좌로 전세금을 송금했고 A씨는 이 돈을 모두 가로챘다. 피해액만 약 8억원에 달한다. 임차인들은 계좌주명(홍길동)이 계약서 상 임대인 성명과 동일하다는 점을 보고 특별한 의심 없이 전세보증금을 송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관계자는 "홍길동(단체 계좌주)이 내가 알고 있는 홍길동(정당한 송금상대방)이 아닐 수 있으며, 모르는 사이에 사기 피해를 입을 수 있다"며 주의를 요구했다.
이에 금감원은 금융권에 사기예방을 지도할 예정이다. 개인성명으로 오인할 수 있는 단체명을 가진 단체가 계좌를 개설할 경우 계좌주명에 '(단체)'가 표기되도록 개선하는 식이다. 계좌주명이 개인이라면 '홍길동'으로, 단체일 경우 '홍길동(단체)'와 같은 식으로 표기되는 것이다. 당장 은행권은 다음달 중 시행될 예정이며, 중소금융권은 순차적으로 개선될 예정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단체 계좌주명 표기방식 개선에 따라 금융소비자는 부기명을 통해 송금받는 계좌주가 단체인지 여부를 판별할 수 있다"며 "전세보증금과 같은 거액송금에서 거래상대방이 개인임에도 계좌명 옆에 '(단체)'라는 문구가 추가돼 있다면, 개인이 아닌 단체 계좌주이므로 송금에 유의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