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AI 시대, ‘4가지 근육’ 갖춘 제너럴리스트 필요”
수정 2026-05-29 12:44:24
입력 2026-05-29 12:44:35
조우현 기자 | sweetwork@mediapen.com
KBS ‘인재전쟁2’ 특별 강연…AI 전환기 개인 역량 및 국가 전략 제시
“Speed·Scale·Safety 기반 ‘AI Nation’ 도약…인프라 구축해야”
“Speed·Scale·Safety 기반 ‘AI Nation’ 도약…인프라 구축해야”
[미디어펜=조우현 기자]최태원 SK그룹 회장 겸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이 인공지능(AI) 시대에 대응하기 위한 인재상의 대전환과 국가 차원의 AI 전략을 제시했다. 특정 분야의 전문성만을 가진 스페셜리스트보다 다양한 영역을 넘나드는 융합적 사고를 지닌 ‘제너럴리스트(Generalist)’ 육성이 시급하며, 대한민국이 AI 선도국으로 도약하기 위해 대규모 인프라 구축을 서둘러야 한다는 제언이다.
최 회장은 지난 28일 방송된 KBS 1TV <다큐 인사이트 – 인재전쟁2 : 최태원의 대답> 특별 강연을 통해 AI 시대의 개인 경쟁력과 국가 전략 방향을 구체적으로 밝혔다. 이번 방송은 지난해 큰 화제를 모았던 다큐멘터리 ‘인재전쟁’의 후속 시리즈로, AI 시대 속 한국 사회의 구조적 과제를 조명하기 위해 마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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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태원 SK 회장이 28일 방영된 KBS 다큐 인사이트 <인재전쟁2 – 최태원의 대답> 에 출연해 AI 인재상에 대해 강연하고 있다. /사진=SK 제공 | ||
◆ “AGI 시대, 기술 격차 축소…시스템 설계할 제너럴리스트가 주역”
최 회장은 현재의 기술 단계를 인간이 질문하면 답을 내놓는 ‘리즈닝(Reasoning) AI’로 진단하며, 머지않아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에이전틱(Agentic) AI’ 시대가 본격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이 시기에는 AI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사람과 그렇지 못한 사람의 능력 차이가 지금보다 훨씬 더 커질 수 있으며, 개인뿐 아니라 기업과 국가 역시 양극화가 심화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더 장기적으로 인간 수준의 범용인공지능(AGI) 시대가 오게 되면, 오히려 인간 사이의 지식과 생산 능력 격차는 줄어들 것이라는 역설적인 전망을 내놨다. 최 회장은 현장 비유를 통해 현재는 어떤 두 사람의 능력치가 각각 10과 100으로 10배 차이가 나지만, AGI 시대에는 인간 모두에게 1000 수준의 능력이 기본적으로 더해지면서 각각 1010과 1100이 돼 상대적 격차가 크게 줄어들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최 회장은 “미래에는 어떤 직업을 가졌느냐보다 인간과 AI를 어떻게 함께 활용하고 연결할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해진다”며 “특정 분야만 깊게 아는 스페셜리스트보다 다양한 영역을 넘나들며 인간과 AI가 공존하는 새로운 시스템과 사회를 설계할 수 있는 제너럴리스트형 인재의 중요성이 커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한 AI가 업무 상당 부분을 대신하게 되면서 여러 역할과 일을 동시에 수행하는 멀티잡(Multi-job)이 가능해지고, 기존의 ‘9 to 6’ 중심 근무 방식과 정형화된 직업 개념 역시 점차 해체될 것으로 관측했다.
AI 시대에 개인이 갖춰야 할 핵심 경쟁력으로는 이른바 ‘4가지 근육’을 제시했다. 지식을 빨리 습득하고 시험을 잘 치르기 위한 훈련은 이제 AI로 대체되는 만큼, 왜 이런 일이 벌어지는지 문제의 본질이 무엇인지 스스로 질문하고 사고하는 ‘생각 근육’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변화 속도가 매우 빠른 만큼 실패 이후에도 다시 새로운 선택을 이어갈 수 있는 ‘적응 근육(회복력)’, AI의 모방이 제한적인 인간 고유의 ‘공감 근육’, 음악·미술·스포츠처럼 신체 활동을 통해 가치를 창출하는 ‘바디 스킬(신체 근육)’을 키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 3S(속도·규모·안전) 기반 국가 전략…“규제 허무는 AI 시티 제안”
국가적 차원의 AI 경쟁력 확보를 위한 구체적인 전략도 제안했다. 최 회장은 대한민국이 경쟁력 있는 ‘AI Nation(AI 국가)’으로 도약하기 위한 3대 필수 요건으로 Speed(속도), Scale(규모), Safety(안전)를 꼽았다. 글로벌 기술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 발전 속도를 높이고, 대규모 투자를 통해 인프라 덩치를 키우는 동시에, 국민들이 안전하게 기술을 신뢰할 수 있는 사회·제도적 기반이 균형을 이뤄야 한다는 취지다.
이와 함께 글로벌 AI 산업을 뒷받침할 인프라로 AI 공장(AI Factory), 모두를 위한 AI(AI for All), AI 시티(AI City) 구상을 내놨다. 과거 산업화 시대에는 상품을 생산하는 제조 공장이 중요했다면 앞으로는 AI를 생산하는 ‘AI 팩토리’가 핵심이 될 것이라는 진단이다. 아울러 교육·행정·헬스케어 등 일상 전반에 생활 밀착형 에이전트 AI를 도입하는 환경을 조성해야 한다고 역설했다.
특히 새로운 기술과 제도를 선제적으로 실험할 수 있는 ‘AI 시티’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완벽한 제도를 갖추기를 기다리기보다 전문가들에게 자율성을 부여하고, 산업·교육·행정 시스템 등에 AI를 적용해보는 샌드박스 형태의 과감한 실험이 필요하다는 제언이다.
이어진 관객과의 즉석 질의응답에서 최근 한국 사회의 극심한 ‘의대 쏠림’ 현상에 대한 생각도 공유했다. 최 회장은 “의대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틀렸다기보다는, 공대와 과학기술 분야 역시 충분히 매력적이고 가치 있는 선택지가 될 수 있도록 학교와 사회가 더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설득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한 본격적인 AGI 시대가 오기 전까지의 전환기를 잘 버텨내는 것이 중요하다며, 국내 엔지니어 육성과 더불어 해외 우수 인재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이는 개방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교육 시스템 역시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공간을 넘어 AI와 공존하는 방식을 실험하고 경험하는 플랫폼으로 변화해야 한다며 강연을 마쳤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다른기사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