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가 인하에 사업 다각화…더마코스메틱 시장서 성과 양극화
성분 경쟁력만으론 부족…마케팅·채널 확보가 새 승부처
[미디어펜=박재훈 기자]국내 제약사들이 제네릭 약가 인하 압박 속에서 더마코스메틱·뷰티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다. 시장 진입 기업은 늘고 있지만 브랜드 경쟁력과 유통 역량에 따라 성과 격차가 확대되는 모습이다.

29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제약사들의 더마코스메틱·뷰티 시장 진출이 최근 들어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정부가 제네릭 의약품 약가를 오리지널 대비 40% 수준으로 낮추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가격 규제 영향을 상대적으로 덜 받는 화장품, 미용의료, 헬스케어 분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일부 제약사는 에스테틱와 웰니스 사업을 정관에 추가하고 전담 조직을 신설하는 등 비급여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 동국제약, 센텔리안24 글로벌 쇼룸 전경./사진=동국제약


◆성과 내는 브랜드와 확대되는 사업군

국내 제약사 가운데서는 동국제약, 동아제약, 대웅제약 등이 더마코스메틱 사업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기록 중인 기업들로 거론된다.

동국제약의 더마코스메틱 브랜드 ‘센텔리안24’는 상처치료제 마데카솔의 핵심 성분인 센텔라아시아티카 정량추출물(TECA)을 기반으로 성장했다. 대표 제품인 마데카 크림 시리즈는 누적 판매량과 매출 규모를 꾸준히 확대해 왔으며 홈쇼핑과 온라인몰 중심에서 H&B스토어, 해외 플랫폼 등으로 유통 채널을 넓히고 있다.

동아제약의 ‘파티온’은 트러블 케어 중심 제품군을 앞세워 H&B스토어 채널에서 입지를 확대하고 있다. 약국 유통 경험을 바탕으로 온라인몰과 PX 등으로 판매망을 넓히며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고 있다.

대웅제약의 ‘이지듀’는 자체 개발 성분을 활용한 피부 개선 제품군을 중심으로 성장 중이다. 병·의원과 약국 중심이던 유통 구조에서 벗어나 올리브영과 온라인 플랫폼 등 소비자 채널을 확대하며 외형을 키우는 추세다.

업계에서는 이들 브랜드가 의약품 연구개발 과정에서 축적한 성분 경쟁력과 기존 기업 인지도를 활용해 시장에 안착한 사례로 평가된다.

◆시장 확대에도 성과는 제한적

반면 다수 제약사는 기대만큼의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다. 다수의 제약사들이 화장품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지만 시장 내 존재감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과거 동화약품은 화장품 브랜드 사업에 진출했지만 수익성 확보에 어려움을 겪으며 철수한 바 있다. 셀트리온 계열 화장품 사업 역시 수익성 개선 과제를 안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에서는 제약사가 보유한 신뢰도만으로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려운 시장 환경이 형성됐다고 보고 있다. 국내 화장품 시장은 대형 화장품 기업뿐 아니라 인디 브랜드와 해외 브랜드까지 경쟁이 치열한 대표적 레드오션 시장으로 꼽힌다. 제품력 외에도 브랜드 인지도와 마케팅, 유통 채널 확보 능력이 성패를 좌우해 기존과는 다른 접근이 필요한 시장이다.

특히 H&B스토어와 온라인 플랫폼 중심으로 소비 패턴이 변화하면서 유통 경쟁력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약국이나 자사몰 중심 판매 구조에 머무를 경우 소비자 접점을 확대하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성장성은 여전…경쟁은 더욱 치열

   
▲ 동아제약 파티온, ‘노스카나인 트러블 패드’./사진=동아제약

그럼에도 더마코스메틱 시장 자체의 성장성은 여전히 유효하다는 평가다. 피부 건강과 기능성 화장품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국내 시장 규모는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글로벌 시장 역시 안정적인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K-뷰티 수출 확대 흐름과 맞물려 더마코스메틱이 프리미엄 시장의 한 축으로 자리 잡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향후 시장에서는 기업 간 양극화가 더욱 뚜렷해질 가능성이 크다. 초기에는 제약사라는 배경만으로 차별화가 가능했지만 현재는 성분 경쟁력과 브랜드 전략, 글로벌 유통망, 마케팅 역량 등이 종합적으로 요구되는 단계에 접어들었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더마코스메틱 사업은 신약 개발보다 상대적으로 빠르게 시장에 진입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경쟁 강도도 높아지고 있다”며 “결국 제품 경쟁력과 브랜드 구축 능력을 갖춘 기업 중심으로 시장이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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