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근슬쩍 '이익공유제' 군불… 시장 흔들기 전초전인가
수정 2026-05-30 09:13:16
입력 2026-05-30 09:13:16
조우현 기자 | sweetwork@mediapen.com
양대 노총, 삼성 성과급 타결되자마자 '원·하청 이익 공유' 전방위 압박
"리스크는 기업 독박, 이익만 나누자? 사내 보상과 사외 강제 배분은 달라"
"리스크는 기업 독박, 이익만 나누자? 사내 보상과 사외 강제 배분은 달라"
[미디어펜=조우현 기자]최근 정치권과 노동계를 중심으로 대기업의 이익을 협력사나 타 산업군과 나눠야 한다는 '초과이익공유제' 논란이 고개를 들고 있다. 양대 노총이 세몰이에 나서고 주요 부처 장관들이 관련 언급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산업계 안팎에서는 "시장경제 흔들기를 위한 전초전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리스크는 기업이 온전히 짊어지게 하면서 이익만 나누라는 반시장적 발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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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정치권과 노동계를 중심으로 대기업의 이익을 협력사나 타 산업군과 나눠야 한다는 '초과이익공유제' 논란이 고개를 들고 있다. 양대 노총이 세몰이에 나서고 주요 부처 장관들이 관련 언급을 잇따라 내놓으면서, 산업계 안팎에서는 "시장경제 흔들기를 위한 전초전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우려와 함께 "리스크는 기업이 온전히 짊어지게 하면서 이익만 나누라는 반시장적 발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
◆ 대기업 성과급 타결되자마자… 정부·노동계 '합작 압박'
이번 이익공유제 논란은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등 양대 노총이 삼성전자의 임금·성과급 협상 타결 직후 기다렸다는 듯이 일제히 목소리를 높이면서 촉발됐다.
양대 노총은 대기업의 경영 결실을 하청 노동자들과 나눠야 한다는 '연대 임금' 및 '이익 공유' 프레임을 전면에 내걸고 압박 수위를 높였다. 노동계가 대기업 노사 협상 결과를 빌미로 반기업 정서를 자극하자, 주무 부처인 고용노동부가 즉각 발을 맞추는 모양새다.
김영훈 고용노동부 장관은 지난 28일 자신의 SNS를 통해 삼성전자 임금 협약과 관련, "점점 더 벌어지는 노동자 간 격차를 보고만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 주권자인 국민의 뜻"이라며 "원·하청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 노사정이 지혜를 모아야 할 때"라고 가세했다.
여기에 농가 부처까지 대기업의 이익 분배 논란에 숟가락을 얹고 나섰다.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같은 날 전북 순창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반도체 초과이익 재분배 논의와 관련해 "(무역이득공유제, 농어촌상생기금 측면에서) 사회적 논의 분위기가 형성되는 것은 농업 부문 입장에서 나쁘지 않고 정당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첨단 반도체 산업이 피땀 흘려 거둔 결실을 무역이득공유 등의 명목을 빌려 농업 부문으로 끌어오겠다는 의도를 내비친 셈이다.
일부 연구기관 등 이익공유제 옹호론자들 역시 초과이익공유제가 '자본주의적 생존 전략'이라며, 삼성전자 등 국내 주요 대기업이 임직원을 대상으로 운영 중인 프로핏 쉐어링(PS·초과이익성과급) 제도를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B2B) 혹은 산업 전반으로 확대하는 것뿐이라는 논리를 펴고 있다.
◆ '사내 인센티브'와 '사외 강제 배분'은 본질적으로 달라…'눈 가리고 아웅'
하지만 경제계는 이 같은 논리가 철저히 시장경제의 기본 원리를 교묘하게 왜곡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가장 치명적인 오류는 '사내 보상 체계'와 '사외 강제 배분'을 동일 선상에 놓은 점이다. 대기업의 PS 제도는 우수 인재를 유치하고 생산성을 극대화하기 위해 기업이 자율적으로 설계한 '내부 인센티브' 기제다.
반면 법적·제도적 압박이나 정치적 여론몰이를 통해 사외의 타 법인(협력사)이나 전혀 상관없는 타 산업군과 이익을 나누도록 하는 것은 주주의 재산권을 침해하고 자본주의의 근간인 주주 자본주의 원칙을 흔드는 '결과의 평등' 지향적 조치다. 경영 성과에 따른 정당한 사내 보상 시스템을 사외로 강제 확장하라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비판이다.
특히 전문가들은 '리스크의 비대칭성'을 가장 큰 문제로 꼽는다. 기업은 시장의 불확실성을 감수하고 수조 원, 수십조 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를 감행한다. 투자 실패로 발생하는 막대한 손실은 온전히 대기업과 그 주주들의 몫으로 남기 때문이다.
현진권 자유분권포럼 대표는 "투자가 실패했을 때의 손실은 협력사나 노동계, 농가에서 단 1원도 나눠 가지지 않으면서, 리스크를 뚫고 목표를 초과한 이익에 대해서만 '상생'을 요구하는 것은 모순"이라며 "정상적인 비즈니스 계약을 통해 얻은 정당한 결실을 '초과'라는 프레임으로 묶어 빼앗으려 든다면, 어떤 기업이 과감한 혁신과 미래 투자에 나서겠느냐"고 꼬집었다.
정치권과 정부, 노동계가 양극화 해소라는 감성적 프레임을 미끼로 기업의 정당한 이익을 재단하려는 규제적 발상에서 벗어나, 기업이 마음껏 뛸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진정한 상생이자 국가 산업 생태계 경쟁력을 키우는 길이라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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