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소문 고가 붕괴 조짐에도 안전조치 생략…열차차단 '필요 없음'
수정 2026-05-31 11:36:31
입력 2026-05-31 11:36:38
이보라 기자 | dlghfk0000@daum.net
[미디어펜=이보라 기자]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조짐이 나타난 뒤에도 철거 현장 붕괴 사고 직전 안전진단 당시 시공사인 흥화가 한국철도공사(코레일)에 일상작업을 하겠다고 보고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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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6일 오후 2시32분께 붕괴 사고가 발생한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현장 에서 소방 관계자들이 인명 구조와 수색 활동을 펼치고 있다. 2026.5.26./사진=연합뉴스 | ||
31일 이연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확보한 '철도운행안전협의서'에 따르면 흥화는 사고 당일인 지난 26일 오전 8시 18분께 서울역을 찾아 코레일과 협의를 진행했다.
같은 날 새벽 2시 30분께 서소문 고가 철거 현장에서 2.9㎝ 침하(단차)가 발생해 공사를 중단한 지 약 6시간 만으로, 고가차도에 대한 진단 작업을 승인받기 위해서였다.
철도운행안전협의란 선로와 인접한 작업에 대해 시공사 측이 시간·장소, 내용, 사유 등을 보고하면 코레일이 이를 확인해 승인하는 절차다.
그런데 사고 당일 협의서에 따르면 흥화는 안전진단 작업을 '위험지역 외 작업(일상작업)'으로 분류해 코레일에 보고했다. 작업 사유에도 단차 발생 사실은 적지 않은 채 '슬래브 전도방지 설치'라고만 기재했다.
고가차도의 붕괴 가능성을 감안하면 일상적 유지보수를 뜻하는 '일상작업'이 아니라 '차단작업'으로 보고했어야 한다는 것이 철도당국의 판단이다. 차단작업은 열차가 운행하지 않도록 선로를 통제한 상태로 실시되는 작업이다.
그러나 일상작업으로 보고되면서 협의서의 '작업 전 확인 사항'란에서 사용중지 대상 확인, 지장열차 확인, 인접역장 통보 등 안전조치는 모두 '필요 없음'(- 표시)으로 처리됐다.
앞서 이연희 의원실이 코레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 26일 사고 발생 전까지 총 181대의 열차가 통제 없이 해당 구간을 운행했다. 이 중 승객이 탑승한 열차는 KTX 등 고속열차 28대, 전동열차 31대 등 총 59대였다.
협의서 비고란에는 "이례사항 시 통보 철저" "작업 안전수칙 교육"이 손 글씨로 적혀있는데 이는 서울역 관계자가 흥화 관계자에게 당부했으나 오후 2시 33분께 사고가 발생하기까지 약 6시간 동안 단차와 관련한 통보는 코레일 측에 전달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교통부는 작업 현장에 있던 흥화, 서울시 등을 대상으로 철도안전법령 위반 여부를 조사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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