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관동서 통한 K-수산물, 관서로 영토 넓힌다
수정 2026-06-01 10:25:38
입력 2026-06-01 10:59:57
구태경 부장 | roy1129@mediapen.com
수협중앙회 오사카 무역사무소 개소 1년 만 수출액 55억 원 달성
한국산 전복 75% 점유... 수협 현지 유통망 구축 효과 톡톡
전복·넙치 중심 현지 유통망 구축... 3년 내 현지법인 추진
한국산 전복 75% 점유... 수협 현지 유통망 구축 효과 톡톡
전복·넙치 중심 현지 유통망 구축... 3년 내 현지법인 추진
[미디어펜=구태경 기자] "몇 해 전부터 일본 전복 생산량이 줄면서 한국 전복이 많이 들어오고 있습니다. 맛도 좋고 가격도 저렴해 찾는 손님들이 많아요"
지난달 29일 일본 효고현 아카시시 우오노타나 수산시장에서 만난 수산물 판매업체 어리상점의 오히가시 토시미치 대표는 한국산 활전복의 인기를 이렇게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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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완도산 활전복이 일본에 도착해 수조에 넣어지기 직전 모습./사진=구태경 기자 | ||
실제 일본 수입 전복 시장에서 한국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75%를 넘는다. 수도권을 중심으로 성장해온 한국산 전복과 넙치 수출은 최근 오사카와 고베, 교토 등 일본 관서권으로까지 확대되고 있다. 수협중앙회가 지난해 3월 일본 오사카에 무역사무소를 개소한 이후 현지 유통망 구축에 나서면서 일본 서부권 공략에도 속도가 붙는 모습이다.
본지가 일본 시장의 K-수산물 수출 현장을 찾은 것은 2년 만이다. 2024년 도쿄에서 만난 현지 바이어와 외식업체 관계자들은 한국산 전복의 품질 경쟁력과 안정적인 공급 능력을 높게 평가하며 수입 확대 의사를 밝힌 바 있다. 당시 도쿄를 중심으로 형성되던 한국산 수산물 소비 기반은 이제 오사카와 고베, 교토 등 관서권으로까지 확산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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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24 도쿄 국제수산박람회에 참가한 한국관을 찾은 현지 바이어에게 기업 담당자가 상품을 설명하고 있는 모습./사진=구태경 기자 | ||
이 같은 변화의 중심에는 수협중앙회 오사카 무역사무소가 있다.
오사카 무역사무소는 기존 민간 수출상 중심 구조와 달리 수협이 직접 일본 현지 바이어와 거래하고 유통까지 담당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국내 생산자와 해외 소비시장을 직접 연결하는 현지 유통 플랫폼 역할을 수행하는 셈이다.
특히 활전복과 활넙치는 부산항에서 활어 운반 차량을 선박에 그대로 적재해 일본 하카타와 시모노세키로 운송하는 체계를 구축했다. 신선도가 경쟁력인 활수산물을 살아있는 상태로 현지 시장에 공급할 수 있는 물류 기반을 확보한 것이다.
오사카가 일본 서부 최대 상업도시이자 간사이권 소비 중심지라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교토와 고베, 나라 등 대형 소비권과 연결돼 있는 만큼 수협은 오사카 무역사무소를 일본 서부권 K-수산물 공급 거점으로 육성한다는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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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 초밥 대형프랜차이즈인 갓텐스시에서 특선 메뉴로 즐길 수 있는 한국산 활 전복 초밥./사진=구태경 기자 | ||
성과도 가시화되고 있다. 수협에 따르면 오사카 무역사무소는 개소 이후 현재까지 활전복과 활넙치를 중심으로 총 55억 400만 원 규모의 수출 실적을 기록했다. 품목별로는 활전복이 180톤, 38억 원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활넙치는 60톤, 13억 원 규모가 수출됐다. 냉동전복과 산낙지 등 기타 품목 수출액도 4억 원에 달한다.
한국산 전복의 일본 내 입지는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한국해양수산개발원 수산물 수출정보포털에 따르면 일본의 한국산 전복 수입량은 2021년 1753톤에서 2025년 2501톤으로 증가했다. 같은 기간 넙치 수입량도 1119톤에서 1479톤으로 늘었다.
반면 일본 내 전복 생산량은 감소 추세를 보이고 있다. 현지 업계는 이러한 수급 변화가 한국산 수산물 수입 확대의 배경이 되고 있다고 설명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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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 효고현 아카시시 우오타나 수산시장./사진=구태경 기자 | ||
고베 우오타나 수산물 시장의 오히가시 토시미치 어리상점 대표는 "일본산 전복보다 가격 경쟁력이 있고 품질도 우수하다"며 "한국산 전복을 찾는 소비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고 말했다.
2년 전 도쿄 취재 현장에서 만난 일본 수입업체 토센보 역시 한국산 전복 확대의 상징적인 사례다. 당시 토센보는 연간 약 300톤 규모의 한국산 전복을 취급하며 일본 대표 회전초밥 체인에 공급하고 있었다. 또 한국산 활전복을 활용한 계절 메뉴가 현지 소비자들로부터 호평을 받으면서 한국산 전복의 경쟁력을 확인할 수 있었다.
당시 수도권을 중심으로 확인됐던 한국산 전복 소비는 이제 관서 지역에서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수협이 오사카 무역사무소를 통해 현지 유통망 확보에 나서면서 한국산 수산물의 소비 기반도 점차 넓어지고 있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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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니시모토 히로유키 효고현 어협 홍보담당과장이 한국 수산물 수입에 따른 현지 어업인의 반응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사진=구태경 기자 | ||
일본 어업계 역시 한국산 수산물의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
효고현 어업협동조합연합회 니시모토 히로유키 홍보담당과장은 "가정용보다는 음식점용 수요가 많다"며 "연령대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젊은 세대는 한류 영향 등으로 한국산 수산물을 찾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한국산 수산물 수입 확대에 대한 일본 어업인들의 반응을 묻는 질문에는 "일본 생산량이 감소하고 있는 상황이어서 부정적으로만 보지는 않는다"며 "경쟁 의식은 있지만 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한국산 수산물이 일정 부분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수협은 올해 활전복 180톤, 38억 원과 활넙치 100톤, 20억 원 수출을 예상하고 있는 만큼, 총 66억 원 규모의 매출을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이는 지난해 실적보다 약 19.9% 증가한 규모다.
또 대형 유통마켓과 연계한 납품 확대를 추진하는 한편 냉동·가공·선어 수산물 등으로 수출 품목을 다변화한다는 계획이다. 현재 냉동전복과 소금은 수출이 확정됐으며 꽃게와 냉동굴 등 신규 품목도 현지 바이어와 협의가 진행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일본 시장 내 수입·유통 기능을 강화해 대일 수출 전진기지로 육성한다는 구상이다. 활수산물 중심의 안정적인 수익 기반을 확보하는 동시에 바이어 발굴 확대와 3자 무역 등 사업 고도화도 추진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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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협중앙회 김동희 소장이 간사이권 중심 시장 확대 및 오사카무역사무소 현지법인화 등 향후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사진=구태경 기자 | ||
초대 도쿄무역지원센터장을 맡은 바 있는 김동희 오사카무역사무소 소장은 "도쿄무역지원센터가 일본 수도권 시장 개척에 집중했다면 오사카무역사무소는 간사이권을 중심으로 일본 서부시장 확대에 초점을 두고 있다"며 "활수산물뿐 아니라 냉동·가공·선어 수산물까지 품목을 확대해 일본 내 종합 수산물 유통 거점으로 성장시킬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향후 2~3년 내 매출 규모를 확대하고 현지법인 전환도 추진할 예정"이라며 "일본 현지 영업인력 확충과 유통 기능 강화를 통해 수협의 해외사업 모델을 더욱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혔다.
2년 전 도쿄에서 확인한 K-수산물의 가능성은 이제 오사카와 고베 등 관서권으로 확장되고 있었다. 수협중앙회의 현지 유통망 구축과 정부의 수출 지원 정책이 맞물리면서 K-수산물의 일본 시장 공략도 새로운 전기를 맞고 있다. 일본 소비자들의 선택지가 된 한국 수산물이 앞으로 어느 지역까지 소비 기반을 넓혀갈지 관심이 쏠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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