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려지던 컵라면 용기, ‘나프타’ 원료로 재탄생…열분해 재활용 전국 확대
수정 2026-06-01 10:21:23
입력 2026-06-01 10:21:24
이소희 기자 | aswith5@mediapen.com
재활용 사각지대 ‘폴리스티렌 페이퍼’, 순환 이용률 높여
전국 5개 권역 참여…“순환경제 기반 구축·자원순환 고도화”
전국 5개 권역 참여…“순환경제 기반 구축·자원순환 고도화”
[미디어펜=이소희 기자] 그동안 색상이나 음식물 오염 등의 문제로 재활용이 어려워 대부분 소각·매립되던 컵라면 용기와 식품 포장용 접시가 석유화학 산업의 핵심 원료로 다시 태어난다.
![]() |
||
| ▲ 용도별 PSP 용기./자료=기후부 | ||
정부가 열분해 기술을 활용한 플라스틱 순환체계를 전국으로 확대하면서 폐기물 감축은 물론 자원순환과 탄소중립 실현에도 속도가 붙을 전망이다.
기후에너지환경부와 한국순환자원유통지원센터는 6월 1일부터 ‘폴리스티렌 페이퍼(PSP, Polystyrene Paper) 열분해 재활용 시범사업’을 전국 단위로 확대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번 확대 사업은 재활용 과정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돼 왔던 PSP를 고부가가치 자원으로 전환해 순환경제 체계를 강화하기 위한 것이다.
PSP는 컵라면 용기와 육류·수산물 포장용 접시 등에 널리 사용되는 소재다. 가볍고 단열성이 우수해 식품 포장재로 활용도가 높지만, 유색·착색 제품이 많고 음식물 오염이 잦아 물질재활용 과정에서 품질 저하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또한 폐비닐 등 다른 플라스틱류와 혼합 배출되는 경우가 많아 선별 과정에서도 어려움을 겪으면서 상당량이 재활용되지 못하고 폐기돼 왔었다.
이 같은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정부는 지난해 호남권과 제주권을 중심으로 PSP 열분해 재활용 시범사업을 처음 도입했다. 사업을 통해 약 15.8톤의 PSP를 별도로 회수해 열분해 재활용함으로써 기존 재활용 체계에서 처리하기 어려웠던 폐플라스틱의 새로운 자원화 가능성을 확인했다.
열분해 재활용은 산소가 없는 환경에서 폐플라스틱을 고온으로 분해해 액체 형태의 열분해유를 생산하는 기술이다. 회수된 PSP는 별도 선별과 압축 과정을 거쳐 열분해 시설로 이동하며, 이 과정에서 생산된 열분해유는 원유를 대체할 수 있는 순환원료로 활용된다. 이후 석유화학 공정에 투입돼 플라스틱 생산의 기초 원료인 나프타로 전환되는 방식이다.
이는 단순히 폐기물을 처리하는 수준을 넘어 사용이 끝난 플라스틱을 다시 플라스틱 생산의 원료로 되돌리는 ‘플라스틱 순환경제’ 모델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기존에는 재활용이 어려운 유색 PSP가 대부분 소각 또는 매립 처리됐지만, 열분해 기술을 활용하면 화석연료 기반 원료 사용을 줄이면서 자원의 순환 이용률을 높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에 정부는 올해 사업 규모를 전국으로 확대해 안정적인 회수·재활용 기반을 구축할 계획이다. 지난해 호남권·제주권의 4개 회원사가 참여했던 사업은 올해 수도권·충청권·영남권·호남권·제주권 등 전국 5개 권역, 총 15개 회원사로 확대된다. PSP의 회수부터 선별, 열분해 재활용까지 이어지는 전국 단위 순환체계가 본격적으로 구축될 것으로 보고 있다.
사업에 참여하는 회수·선별업체와 열분해 재활용업체에는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EPR)에 따른 지원금도 지급된다. 회수·선별업체에는 ㎏당 153원, 열분해 재활용업체에는 ㎏당 154원이 지원된다. 정부는 사업 추진 과정에서 회수 실적과 경제성, 운영 현황 등을 지속적으로 점검하고 필요할 경우 추가 지원방안도 검토할 방침이다.
생산자책임재활용제도는 기업이 제조·수입한 포장재나 제품에서 발생한 폐기물의 회수·재활용 책임을 부담하도록 하는 제도로, 생산자의 의무를 대신 수행하는 재활용 사업자에게 지원금이 지급된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업이 재활용이 어려운 플라스틱까지 자원순환 체계 안으로 편입시키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특히 폐기물 감축과 원료 자원 확보, 탄소배출 저감 효과를 동시에 기대할 수 있어 순환경제 정책의 한 사례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크다는 평가다.
김고응 기후부 자원순환국장은 “그동안 수거 환경이나 색상 문제 등으로 재활용에 한계가 있었던 폴리스티렌 페이퍼를 열분해를 통해 나프타 등 고부가가치 원료로 순환시키는 중요한 전환점”이라며 “전국적인 회수 기반을 조기에 안착시키기 위해 사업 추진과 진행 상황을 모니터링하고 현장점검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