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IFAN·여성영화인모임, 특별기획전 '여성 감독 장르영화 11' 개최
'미술관 옆 동물원'부터 '소리도 없이'까지…관성적 장르 문법 변주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한국 영화에서 여성 창작자들의 영화는 이제 세계 영화계에서 한국 영화의 위상을 이야기할 때 가장 경쟁력있는 테마가 되고 있다. 그렇게 되도록 지난 30여 년 간 한국 영화에서 여성에 의해 만들어진 영화들은 어떻게 변화해왔을까?

사단법인 여성영화인모임(대표 김선아)이 제30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 집행위원장 신철)와 손잡고 한국 장르영화사 속 여성 창작자들의 성취를 돌아보는 특별기획전 ‘여성 감독 장르영화 11’을 선보인다고 1일 밝혔다.

이번 기획전은 BIFAN이 30주년을 맞아 추진하는 대규모 프로젝트 ‘아시아 장르영화 99’ 및 ‘한국 장르영화 33’과 연계해 마련됐다. 남성 중심적인 장르 문법과 클리셰를 여성의 시선으로 어떻게 변주하고 확장해왔는지 그 치열한 과정을 되짚어보는 전환점이 될 전망이다.

   
▲ 특별기획전 ‘여성 감독 장르영화 11’이 다음 달 5일 열린다. /사진=여성영화인모임 제공


작품 선정에는 BIFAN의 김영우·김형석 프로그래머와 여성영화인모임 김선아 대표가 참여했다. 이들은 로맨틱 코미디부터 호러, 스릴러에 이르기까지 한국 영화사에 뚜렷한 발자취를 남긴 여성 감독의 장르영화 11편을 엄선했다. BIFAN은 영화제 기간 중 이 중 5편을 극장 상영할 계획이다.

선정작에는 이정향 감독의 '미술관 옆 동물원'(1998), 정재은 감독의 '고양이를 부탁해'(2001), 노덕 감독의 '연애의 온도'(2013), 김한결 감독의 '가장 보통의 연애'(2019) 등 사랑과 관계의 다면성 및 청춘의 불안을 짚어낸 작품들이 포함됐다.

또한 여성 감독 장르영화의 중요한 분기점이 된 방은진 감독의 '오로라 공주'(2005)와 김미정 감독의 '궁녀'(2007)를 비롯해 이수연 감독의 '4인용 식탁'(2003), 변영주 감독의 '화차'(2012), 이언희 감독의 '미씽: 사라진 여자'(2016), 홍의정 감독의 '소리도 없이'(2020) 등 사회적 공포와 모순을 날카롭게 파고든 호러·스릴러 장르물도 대거 이름을 올렸다. 여기에 여성 캐릭터의 욕망과 결핍을 독창적인 코미디로 풀어낸 이경미 감독의 '미쓰 홍당무'(2008)도 만장일치로 선정됐다.

선정위원들은 장르영화제 특성에 맞춰 상업 장르영화에 집중했다는 점에 의의를 두면서도, 독립영화 현장의 활약을 다 아우르지 못한 점에는 아쉬움을 표했다. 아울러 최근 상업영화 현장에서 여성 감독의 비율이 최근 5년 사이 최고치(2025년 기준 16.1%)를 기록하는 등 영역을 넓혀가고 있는 만큼, 향후 더욱 다채로운 여성 서사가 생명력을 이어가야 한다는 데 공감했다.

한편, 이번 기획전과 연계해 여성 서사가 한국 장르영화에 남긴 의미를 돌아보고 향후 발전 방향을 모색하는 학술 포럼은 오는 7월 5일에 개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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