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 14년 족쇄 풀리나…‘새벽배송’ 역습 채비
수정 2026-06-04 16:25:34
입력 2026-06-04 16:25:43
김성준 기자 | sjkim11@mediapen.com
국회 산자위, 유통법 개정안 상정…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 가닥
점포 영업시간 규제·의무휴업 규정은 쟁점, 소상공인 반발도 변수
"규제 완화 첫걸음 환영"…신선식품 등 차별화 경쟁력 확보 단초
점포 영업시간 규제·의무휴업 규정은 쟁점, 소상공인 반발도 변수
"규제 완화 첫걸음 환영"…신선식품 등 차별화 경쟁력 확보 단초
[미디어펜=김성준 기자] 온라인 유통 매출 비중이 사상 처음으로 60%를 돌파하며 대형마트의 생존 위기가 고조된 가운데, 14년째 발목을 잡아 온 '유통산업발전법' 개정 논의가 급물살을 타고 있다. 6·3 지방선거 이후 정치권에서 낡은 유통 규제 혁파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되면서, 마트 업계는 새벽배송 소외 지역까지 아우르는 '초밀착 당일 배송' 전쟁에 본격 참전할 채비를 서두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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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마트 왕십리점에서 소비자들이 수박을 구매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성준 기자 | ||
4일 업계에 따르면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산자위)는 최근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안을 소위원회에 회부했다. 그간 지방선거를 앞두고 소상공인과 유통업계 종사자 등 표심 계산으로 논의가 더뎌졌지만, 여야 모두 유통 환경 변화에 맞춰 낡은 규제를 손질해야 한다는 필요성에는 공감대를 형성한 만큼 관련 논의가 급물살을 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현재 국회에 상정된 개정안은 모두 '새벽배송' 허용 내용을 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김동아 의원안은 오프라인 영업 규제는 현행대로 유지하되, 온라인 배송을 심야 영업 제한의 예외로 두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국민의힘 김성원 의원안은 여기에 더해 대형마트 영업시간 제한을 폐지하고 의무휴업 규정도 대폭 완화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변수는 소상공인과 전통시장 단체 등의 반발이다. 대형마트 규제 완화가 골목상권 생존을 위협할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소상공인연합회 등은 법안 통과 시 헌법소원을 제기하겠다는 강경한 입장을 내비치고 있다. 이 때문에 대형마트 업계에서도 영업시간 제한이나 의무휴업 폐지 등 '베스트 시나리오'가 이뤄질 가능성은 낮게 보고 있다.
대형마트 A사 관계자는 "법안 개정 방향에 따라 내부적으로 여러 가지 시나리오를 검토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가이드 라인도 준비된 상태"라며 "현실적으로 의무휴업일이 폐지될 가능성은 낮지만, 대형마트 규제 완화에 대한 논의가 첫발을 뗀다는 점은 고무적"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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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롯데마트 제타플렉스 잠실점 채소 코너에서 상품을 구매하는 소비자들./사진=롯데마트 제공 | ||
대형마트는 각종 규제가 이커머스와 경쟁에서 심각한 역차별로 작용하고 있다고 주장해 왔다. 실제로 산업통상부가 발표한 '2026년 4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 동향'에 따르면 전체 유통업체 매출 중 온라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60.3%로 나타났다. 온라인 매출 비중이 60%를 넘긴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반면 대형마트가 차지하는 비중은 7.9%, SSM은 1.9%에 불과했다. 백화점(15.3%), 편의점(14.6%)과 비교해도 크게 낮은 수치다.
오프라인 유통에서 대형마트의 약세는 갈수록 심화되고 있다. 2021년 대형마트 비중은 15.1%, 백화점은 14.7%, 편의점은 15.4%였다. 4년여간 백화점과 편의점 비중은 큰 폭의 변화가 없었지만, 대형마트 매출 구성비는 절반 가까이 하락했다. 같은 기간 온라인 매출 비중이 52.1%에서 60.3%로 늘어났다는 점을 고려하면, 사실상 대형마트 매출을 고스란히 온라인에 빼앗긴 셈이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의 분석도 대형마트 규제 완화 논의에 무게를 싣고 있다. KDI의 '의무휴업일 평일 전환이 시사하는 유통정책의 전환 방향' 보고서에 따르면 대형마트 의무휴업일을 평일로 전환해도 전통시장 등 다른 오프라인 업태의 매출 감소를 수반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오프라인 점포 간 대체관계를 전제로 운영돼 온 주말 중심 의무휴업일 제도도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시각이다.
대형마트 B사 관계자는 "전국 대형마트 및 SSM 점포를 새벽배송 물류 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되면, 새벽배송 소외 지역 고객들의 편익를 크게 향상시킬 수 있다"면서 "특히 신선도가 중요한 신선식품의 경우, 주거지역과 인접한 대형마트 및 SSM에서 배송되는 상품의 경쟁력이 더욱 부각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당장은 이커머스 풀필먼트와 같은 수준의 물류시스템을 갖추긴 어렵겠지만, 신선식품 경쟁력, 점포기반 라스트마일 배송 최적화라는 대형마트의 강점과 결합해 이커머스와는 또 다른 형태의 고객 가치를 만들어낼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