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 하반기 금리인상 시사…예금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최근 은행권 정기예금 금리가 3%대로 올라서면서 수신자금이 대거 몰리고 있다. 투자성자금인 요구불예금이 약 18조원 이상 급증한 데 이어, 정기예금도 한 달 간 약 7조원 이상 유입됐다. 증시 활황으로 주식투자가 늘어나는 가운데, 남은 여윳자금을 안전자산인 예금에 투입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지난달 말 정기예금 잔액은 944조 7161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달 937조 1834억원 대비 약 7조 5327억원 급증한 수치다. 

   
▲ 최근 은행권 정기예금 금리가 3%대로 올라서면서 수신자금이 대거 몰리고 있다. 투자성자금인 요구불예금이 약 18조원 이상 급증한 데 이어, 정기예금도 한 달 간 약 7조원 이상 유입됐다. 증시 활황으로 주식투자가 늘어나는 가운데, 남은 여윳자금을 안전자산인 예금에 투입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이 같은 예금잔액 증가의 가장 큰 배경으로는 '금리인상'이 꼽힌다. 이날 5대 은행이 판매하는 만기 1년의 대표 정기예금 상품 최고금리는 연 2.90~2.95%로 집계됐다. NH농협은행의 'NH올원e예금'이 연 2.95%로 가장 높고, △KB국민은행의 'KB Star 정기예금' △신한은행의 '쏠편한 정기예금' △하나은행의 '하나의 정기예금' △우리은행의 'WON플러스 예금' 등이 일제히 최고 연 2.90%를 기록했다.

전달취급평균금리를 고려하면 일부 은행의 인상폭이 두드러졌다. 대표적으로 농협은행의 해당 상품 평균금리는 2.95%로 전달취급평균금리 연 2.86% 대비 약 0.09%p 인상됐다. 신한은행도 2.85%에서 2.90%로 약 0.05%p 상승했다. 반면 하나은행은 2.94%에서 2.90%로 유일하게 하락했다. KB국민은행과 우리은행의 상품 금리는 전달과 동일했다. 

5대 은행 외 연합회 소속 은행들의 정기예금 상품 금리를 묶을 경우 예금금리는 3% 중반대까지 포착된다. 가령 SC제일은행의 'e-그린세이브예금'은 최고 연 3.65%를 기록해 가장 높다. 지방은행과 인터넷은행 상품에서도 고금리 상품이 대거 포착됐다.

우선 지방은행에서는 광주은행 '굿스타트예금'이 연 3.54%로 가장 높았다. 뒤이어 △전북은행 'JB 123 정기예금' 연 3.41% △전북은행 'JB 다이렉트예금통장' 및 제주은행 'J정기예금' 연 3.40% △광주은행 '스마트모아Dream정기예금' 연 3.34% △경남은행 'The든든예금(시즌2)' 연 3.30% △부산은행 '더(The) 특판 정기예금' 연 3.20% 등으로 나타났다. 

인터넷은행의 경우 케이뱅크의 '코드K 정기예금'이 연 3.41%로 가장 높았다. 이어 카카오뱅크 '카카오뱅크 정기예금'이 연 3.40%, 토스뱅크의 '먼저 이자 받는 정기예금'이 연 3.20% 등으로 나타났다.

이처럼 은행들이 3%대 금리를 제공하는 건 시장금리 인상분이 대거 반영된 까닭이다. 금융투자협회 채권정보센터에 따르면 금융채(은행채) 1년물(AAA급, 무보증) 평균 금리는 지난 4일 3.550%를 기록해 지난 2024년 6월 13일 3.561% 이후 최고치를 경신했다. 1년물 금리는 2024년 11월 3.2%대를 기점으로 점진적으로 하락해 같은 해 연말 2.9%대, 지난해 1~4월 2.8%대를 기록했다. 이후 10월까지 2.5%대에서 오르내리다가 11월부터 올해 4월까지 본격 상승하며 3.1%대까지 치솟았다. 이후 지난달 중순부터 금리상승이 두드러졌는데, 5월 18일 3.270%를 기점으로 연일 평균금리가 상승하며 3.5%대까지 진입했다.

예금과 더불어 정기적금 잔액도 2개월 연속 증가했다. 5대 은행의 지난달 정기적금 잔액은 46조 6525억원을 기록해 전월 말 46조 5673억원 대비 약 852억원 증가했다. 금융소비자들이 은행 예·적금과 같은 안전자산에 자산을 집중하고 있는 셈이다.

다만 증시 투자의 열기는 여전한 모습이다. '투자 대기성' 자금으로 통하는 요구불예금(MMDA 포함) 잔액은 지난달 말 714조 6576억원을 기록해 전달 대비 약 18조 1052억원 급증했다. 요구불예금 잔액이 700조원을 돌파한 건 지난 2022년 6월 725조 6808억원 이후 처음이다. 통상 요구불예금의 금리는 0%대로, 은행으로선 적은 비용으로 수신자금을 대거 예치할 수 있다. 다만 입출금이 자유롭다는 점에서, 금융소비자들이 증시 변동성에 따라 언제든 자금을 빼낼 수 있다는 특징이 있다.

실제 주식투자 열기는 코스피 8000 돌파 등 투자수익률 급등을 계기로 한층 고조되고 있다. 이날 인베스팅닷컴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1년 전 대비 약 195.89% 상승했다. 특히 주가 상승을 주도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보면 더욱 극명하다. 이날 오전 11시 14분 현재 주가를 기준으로 SK하이닉스의 1년 수익률은 856.35%, 삼성전자는 467.68% 등에 달한다. 전날에 이어 이날 주가가 크게 하락하며 출렁이는 모습이지만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처인 셈이다.

한편 한국은행이 하반기 기준금리 인상을 예고하면서 은행권 수신금리가 연 4%마저 돌파할 수 있다는 전망이 제기된다.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는 지난달 28일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물가로 보나 성장으로 보나 환율, 부동산으로 보나 갈 길이 명확하다"며 "기준금리를 인상함으로써 여러 요소를 일관성 있게 관리할 수 있다"고 밝혔다. 

뒤이어 이달 1일 열린 '2026년 BOK 국제 콘퍼런스'에서도 금리인상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신 총재는 당시 "경제가 강력할 때는 고려해야 할 딜레마가 적어진다"며 "주택 가격, 가계부채, 환율 등 모든 지표가 같은 방향을 가리키고 있다"고 말했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시장금리 인상을 계기로 은행들이 하나둘 예금금리를 인상하고 있다"며 "중동전쟁 장기화, 고환율·고물가 등을 계기로 한국은행이 올 하반기 기준금리를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예금금리도 오를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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