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석명 기자] 류현진(한화 이글스)이 39세의 나이가 무색하게 2026시즌 거침없는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메이저리그로 진출하기 이전 한화 에이스로 활약하던 모습을 떠올리게 하고, '코리안 몬스터'로 메이저리그에서 명성을 떨칠 때의 모습도 엿보인다.

류현진은 5일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 원정 경기에 선발 등판, 6이닝 3피안타 무사사구 2탈삼진 2실점(비자책)으로 호투했다. 한화는 류현진의 활약을 앞세워 9-2로 이겼다.

류현진이 2실점한 것은 모두 수비 실수가 빌비가 됐다. 4회말 선두타자 고승민을 헛스윙 삼진으로 유도했지만 이 때 포수의 패스트볼이 나와 스트라이크아웃 낫아웃으로 출루시켰다. 이후 김민성에게 적시 2루타를 맞고 실점했지만 비자책점이었다.

6회말에도 2사 후 레이예스를 유격수 땅볼 유도했는데 실책이 나오며 출루시켰다. 다음 타자 나승엽에게 적시 2루타를 맞고 또 실점했으나 역시 비자책점이었다.

   
▲ 류현진이 시즌 7승째를 올려 다승 공동 선두로 나섰다. 국내 투수들 가운데는 홀로 최다승이다. /사진=한화 이글스 SNS


수비의 도움을 못받아 2실점하긴 했지만 타선의 활발한 지원으로 승리투수가 된 류현진은 시즌 7승(2패)을 올려 다승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아담 올러(KIA 타이거즈), 앤더스 톨허스트(LG 트윈스), 케일럽 보쉴리(KT 위즈)가 7승으로 류현진과 공동 선두다. 토종 투수들 가운데는 류현진이 최다승에 해당한다. 

류현진은 또한 이날 6이닝 무자책점으로 시즌 평균자책점을 2.97로 낮췄다. 올러(2.39), 아리엘 후라도(2.61·삼성 라이온즈)에 이어 3위다. 평균자책점 또한 토종 투수들 가운데 으뜸이다. 국내 투수들의 자존심을 만 39세 류현진이 지켜주고 있는 셈이다.

류현진이 최근 5연승을 거두며 페이스가 워낙 좋다 보니 프로 데뷔 시즌이었던 2006년 18승으로 다승왕에 오른 후 20년 만에 다승왕에 도전할 만하다는 얘기도 나오고 있다. 물론 가능할 수 있지만 류현진은 나이와 체력을 고려해 등판 간격이나 투구수의 관리를 받고 있다.

꼭 다승왕을 못하더라도 류현진이 이렇게 팀의 정신적인 지주뿐 아니라 실력으로도 마운드의 기둥 역할을 해주고 있는 것만으로도 한화나 팬들은 가슴 벅찬 일이다.

류현진은 지난 5월 24일 두산 베어스전에서 시즌 5승째를 거두며 한미 통산 200승 금자탑을 쌓았다. KBO리그 마운드를 평정해봤고, 메이저리그에서도 위상을 떨치고 온 류현진이기에 딱히 개인 타이틀에 대한 욕심은 없다. 

그는 이날 승리투수가 된 후 인터뷰에서도 다승왕에 대한 질문에 전혀 생각이 없다면서 "매 경기 선발로 나가면 6이닝, 최소 실점으로 내가 할 수 있는 역할만 하려고 준비 중"이라고 강조했다.

한화는 지난해 한국시리즈까지 올라갔지만 우승을 놓쳤다. 류현진은 그 점을 가장 아쉬워하고 있으며, 자신이 현역으로 뛰고 있을 때 우승컵을 들어올리고 싶다는 욕심만은 분명히 갖고 있다.

한 가지 개인적으로 이룰 목표는 남아 있다. 이제 류현진은 한미 통산 202승을 올렸다. 이글스 선배인 '레전드' 송진우가 보유한 프로 무대 최다 210승 기록에 8승 차로 다가섰다. 류현진의 202승 가운데는 메이저리그에서의 78승이 포함돼 무게감 자체는 다르지만, 그래도 '프로 최다승' 기록을 남기는 것은 의미가 있다. 류현진이 지금과 같은 호투를 이어간다면 올 시즌 안으로 대기록 달성도 할 수 있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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