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백지현 기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은행권 신용대출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 대출금리 상승에도 주식시장으로 자금이 몰리면서 이른바 ‘빚투’ 수요가 확대되는 모습이다. 금리 상승기와 레버리지 투자 확대가 맞물리면서 가계부채 건전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는 가운데 은행권 신용대출이 다시 증가세로 돌아섰다./사진=김상문 기자


8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기준 개인 신용대출 잔액은 104조9000억원으로 전월 말(102조8000억원) 대비 2조1000억원 증가했다. 지난 4월 3000억원 감소했던 신용대출이 곧바로 증가세로 돌아선 것이다.

증가 속도도 가파르다. 이달 4일 기준 이들 은행의 개인 신용대출 잔액은 지난달 말보다 9894억원 늘어 영업일 기준 단 3일 만에 1조원에 육박했다. 이는 최근 증시 상승세에 따른 투자 수요 확대가 신용대출 증가를 이끈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빚투 규모를 보여주는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지난달 29일 사상 처음으로 38조원을 넘어섰다. 이후 일부 차익실현 등으로 소폭 감소했지만 지난 4일 기준 37조7400억원을 기록하며 여전히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물가와 경기 흐름 등을 감안할 때 올 하반기 한은의 금리 인상이 확실시되면서 은행권도 이를 선반영해 여신 관리에 나서고 있다.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혼합형(고정) 금리는 지난 5일 기준 연 4.39~7.33%로 집계됐다. 지난달 초 연 4.40~7.00% 수준이었던 것과 비교해 불과 한 달 만에 금리 상단이 0.33%포인트(p) 높아졌다. 같은 날 신용대출 금리는 연 4.31~5.93%로 상단이 6%대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이날 비대면 주택담보대출 상품의 우대금리를 0.20%p 축소했다. 이에 따라 해당 상품인 ‘KB스타아파트담보대출 Ⅰ’의 금리는 연 3.62∼4.12%에서 3.82∼4.32%로, 'KB스타아파트담보대출 Ⅱ' 금리 역시 연 3.52∼4.92%에서 3.72∼5.12%로 조정됐다.

금융권에서는 신용대출과 신용거래융자가 동시에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통상 금리 상승기에는 차입 비용이 늘어나면서 대출 수요가 둔화되는 경향이 있지만, 최근에는 증시 강세를 배경으로 레버리지를 활용한 투자 수요가 확대되고 있어서다.

문제는 시장 환경이 바뀔 경우 차입을 통한 투자 위험이 빠르게 커질 수 있다는 점이다. 금리 상승으로 이자 부담이 늘어나는 상황에서 증시가 기대만큼 오르지 않거나 변동성이 확대될 경우 투자 손실과 금융비용 부담이 동시에 발생할 수 있다. 특히 신용거래융자 규모가 높은 수준을 유지하는 가운데 주가가 급락할 경우 반대매매 물량이 쏟아지면서 시장 변동성을 더욱 키울 가능성도 제기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상승장에서는 레버리지 투자가 수익률을 높이는 효과가 있지만 시장이 조정을 받을 경우 손실 규모 역시 확대될 수 있다”며 “가계의 채무 상환 부담이 커지는 가운데 차입 투자까지 늘어나면 가계부채 건전성과 금융시장 안정성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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