준공후 미분양 85%가 지방…공급보다 '개발 이후' 수요 연결이 관건
[미디어펜=조태민 기자]6·3 지방선거가 끝난 가운데 새 광역단체장들의 첫 부동산 과제가 '공급'보다 '소화'로 모이고 있다. 개발사업과 공급은 이어지고 있지만 준공후 미분양의 85%가 비수도권에 집중돼 있어, 이미 공급된 물량과 진행 중인 개발을 실수요로 연결하는 일이 중요해졌기 때문이다.

   
▲ 6·3 지방선거 이후 새 광역단체장들의 첫 부동산 과제로 미분양 해소와 개발사업의 수요 연결이 부상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8일 국토교통부 통계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전국 미분양 주택은 6만5179가구, 이른바 '악성 미분양'으로 불리는 준공후 미분양은 2만9504가구로 집계됐다. 이 가운데 비수도권 준공후 미분양이 2만5166가구로 전체의 85.3%를 차지했다. 같은 달 공동주택 분양은 1년 전보다 70.1% 늘고 인허가도 21.7% 증가한 반면 준공은 48.6% 줄어, 짓겠다는 물량은 늘고 있는데 정작 지방의 다 지은 집은 팔리지 않는 엇박자가 이어지고 있다.

준공후 미분양은 다 지어 놓고 팔지 못한 물량이라 건설사가 투입한 자금이 그대로 묶인다. 적체가 길어질수록 지방 중견·중소 건설사의 금융 부담과 유동성 위기로 직결되는 만큼, 단순한 주택 통계를 넘어 지역 건설경기와 맞물린 사안이다.

이에 정부도 매입 지원에 나섰다. 국토부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지난 4월 '지방 준공후 미분양 아파트 3차 매입공고'를 통해 5000가구 매입을 추진하고 있다. 공고일 기준 3개월 이내 준공 예정 단지와 일부 가구만 선별 매입하는 방식까지 포함하며 문턱을 낮췄다.

하지만 매입 지원은 지방 부동산 문제의 일부를 덜어내는 장치에 가깝다. 새 단체장들이 실제로 마주한 숙제는 지역별로 쌓인 미분양과 개발사업을 어떻게 시장 수요로 연결하느냐에 있다.

당장 발등의 불은 쌓인 미분양이다. 준공후 미분양은 대구(3891가구)가 전국에서 가장 많고 경남(3402가구)·부산(2923가구)·경북(2771가구)이 뒤를 잇는다. 대구 추경호 당선인처럼 적체가 심한 지역은 정부의 매입 지원책과 가장 밀접하게 맞물린다. 주택시장 침체와 생활·관광주거 부담이 겹친 제주 역시 신규 공급보다 시장 회복과 수요 관리가 우선 과제로 꼽힌다.

대형 개발사업을 안은 지역은 사정이 조금 다르다. 부산은 가덕도신공항과 북항 재개발, 원도심 재편 사업을 동시에 추진 중이다. 다만 전체 미분양이 8654가구로 경기 다음으로 많아, 개발을 실제 주거 수요로 연결하지 못하면 적체가 더 커질 수 있다. 전재수 부산시장 당선인에게 개발사업과 미분양 관리를 동시에 풀어야 하는 과제가 놓인 셈이다.

경북은 TK신공항 배후도시 조성, 전북은 새만금 개발사업이 변수다. 과거에는 대형 사업 착수만으로도 지역 활성화의 상징이 됐지만, 이제는 공항과 항만, 산업단지가 실제 기업 투자와 일자리, 정주 수요로 이어지느냐가 성패를 가른다. 수요로 연결되지 못한 개발은 주택시장 회복은커녕 추가 공급 부담으로 돌아올 수 있다.

행정·산업 기능이 커지는 지역은 그 기능을 주거 수요로 안착시키는 일이 숙제다. 대전·세종·충북·충남 등 충청권은 행정수도 기능 강화와 산업단지 조성, 광역교통망 확충 등 정부 균형발전 정책과 직접 맞닿아 있다. 다만 기능 확대가 곧바로 주택시장 활성화로 이어지는 것은 아닌 만큼, 늘어난 기능을 실제 주거 수요와 생활권 형성으로 연결하는 작업이 남는다.

미분양이나 개발사업과는 다른 유형의 과제도 있다. 내달 1일 출범하는 전남광주통합특별시(약칭 광주특별시)는 핵심 과제가 미분양 해소나 신규 공급보다 광역생활권 재편에 가깝다. 행정구역 통합 이후 도시계획과 교통망, 주거축을 새로 설계해야 하는 만큼 기존 도시 기능을 어떻게 재배치하고 흡수할지가 우선 과제로 꼽힌다.

한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지방은 이제 무엇을 더 짓느냐보다 이미 공급된 물량과 진행 중인 개발사업을 어떻게 시장이 흡수하게 만드느냐가 더 중요해졌다"며 "새 단체장들의 첫 부동산 성적표도 개발 계획 자체보다 수요를 얼마나 끌어들이고 정착시키느냐에 따라 갈릴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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