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이 직접 '주가조작 의혹' 제기…코스닥 분위기 쇄신될까
수정 2026-06-09 15:30:07
입력 2026-06-09 15:30:11
이원우 차장 | wonwoops@mediapen.com
인탑스 '주가 누르기' 의혹 직접 거론…"구조조정 신호탄" 견해도
[미디어펜=이원우 기자] 이 대통령이 지난 8일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직접 '주가조작 의혹'을 제기하며 자본시장에 큰 파장이 일고 있다. 코스닥 상장기업 인탑스의 '주가 누르기' 의혹을 직접 거론한 것인데, 이후 금융당국과 한국거래소가 전격적으로 점검에 나서는 등 앞으로도 파장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대통령이 직접 상장기업의 이름까지 거론하며 사안에 개입하는 것이 적절한 것인지에 논란도 함께 불거진 가운데, 이번 언급이 코스닥 시장 쇄신에 대한 정부와 당국의 의지를 보여주는 것이라는 견해도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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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 대통령이 지난 8일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직접 '주가조작 의혹'을 제기하며 자본시장에 큰 파장이 일고 있다./사진=김상문 기자 | ||
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 대통령의 '인탑스' 발언 파장이 길어지고 있다. 사건의 발단은 이 대통령이 지난 8일 자신의 엑스(X·옛 트위터) 계정에 상장기업 인탑스에 대한 기사 자료를 공유하면서부터였다. 교환사채 발행 관련 언론 보도를 공유한 그는 "이런 것이 주가 조작 아닌가"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대통령이 직접적으로 구체적인 사명까지 직접 거론하며 주가조작 의혹을 제기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인탑스 건은 실제로도 논란이 많았던 사례이긴 하다. 인탑스는 '운영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작년 10월 130억원 규모의 제1회차 무기명식 무보증 사모 교환사채 발행 공시를 냈다. 해당 사채의 표면 및 만기 이자율은 모두 0%로 책정돼 이자 수익 없이 주가 상승에 따른 시세 차익만을 노리고 투자하는 상품으로 발행됐다.
여기에 인탑스는 콜옵션(매수청구권) 조항을 삽입해 이례적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주가가 10거래일 연속 교환가액(2만609원)의 130%를 초과할 경우 회사가 투자자들에게 고작 0.1%의 이자만 지급하고 사채를 강제로 회수할 수 있다는 조항이다. 이는 회사 주가가 일정 수준 이상 오르지 않기를 바라야 하는 유인으로 작동했다. 주가가 너무 올라서 콜옵션이 발동되면 기대했던 차익을 모두 잃게 되기 때문이다.
결국 인탑스는 교환사채 발행 직후인 작년 11월 초부터 약 7개월 동안 4번이나 '공매도 과열 종목'에 이름을 올렸다. 상장 이후 한 번도 지정된 적이 없다가 갑자기 '공매도 단골 종목'이 된 데에는 교환사채 이슈가 결정적으로 작용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결정적으로 주가가 눌려 있는 이 시기 오너 일가의 지분 매입이 이루어지며 주가 누르기 의혹의 '화룡점정'을 찍었다.
시장의 초점은 이 대통령이 왜 굳이 직접 인탑스 사례를 공론화했느냐로 모아지고 있다. 정부와 금융당국이 중점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소위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기조를 재확인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라는 데에는 거의 견해가 일치한다. 실제로 이 대통령의 X 게시물 이후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 한국거래소 등 금융당국이 정식 조사에 앞선 '점검' 형태로 사태 파악에 나선 상태다.
내달부터 본격화될 '코스닥 체질개선'의 서막이 오른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상장폐지 요건 강화 등 코스닥 시장에 꽤 거친 '구조조정' 바람이 있을 것으로 예고되는 가운데, 그 신호탄을 이 대통령이 쏜 것이라는 해석이다. 이 경우 이번 게시물은 시작일 뿐 유사한 사례에 대한 일대 점검과 제재 사례가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장기적으로 코스닥 시장의 질적 개선이 이뤄질 가능성이 높지만, 단기적으로는 꽤 거친 진통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대통령이 한국 주식 시장에 대해 꽤 경험이 있고, 개인 투자자들의 입장을 잘 읽는 편인 것은 맞다"면서도 "실무적인 부분까지 직접적으로 관여하는 부분에 대해선 과연 적절한 것인지 조심스러운 부분은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