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노선 공급 확대 본격화…여객 수요 회복세 뚜렷
고유가 시대 '단거리 알짜' 부상…LCC 중심 수혜 기대
[미디어펜=김연지 기자]국내 항공업계가 중국 노선 확대에 속도를 내면서 코로나19 이후 침체됐던 한중 노선이 다시 활기를 되찾고 있다. 최근 국제유가 상승과 여행 수요 둔화 우려가 겹치며 수익성 방어가 주요 과제로 떠오른 가운데, 여객과 화물 운송의 빗장이 풀린 중국 노선이 하반기 실적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부상하는 모습이다.

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최근 한국과 중국 정부는 한중 노선 운수권을 주 70회 확대하기로 합의했다. 이번 합의로 여객 운수권은 주 56회, 화물 운수권은 주 14회 늘어난다. 양국이 한중 노선 운수권 확대에 합의한 것은 약 7년 만이다.

업계에서는 이번 운수권 확대가 그동안 정체됐던 한중 항공 수요를 본격적으로 끌어올리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 단기적으로는 베이징·상하이 등 주요 도시를 중심으로 출장·관광 수요가 회복세를 이어가고, 중장기적으로는 무비자 정책과 지방 노선 활성화 효과가 더해지면서 관광과 물류 수요 모두 정상화 단계에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 이스타항공 신기재 홍보 사진./사진=이스타항공 제공


◆ 살아나는 중국 수요…항공업계, 증편·신규 취항 검토

중국 노선은 코로나19 이후 회복이 더뎠지만 최근 분위기가 달라지고 있다. 중국 단체관광 재개와 무비자 정책 시행, 방한 관광객 증가 등이 맞물리면서 여객 수요가 빠르게 살아나는 모습이다. 항공사들은 중국 노선 수요 회복에 맞춰 증편과 신규 취항 검토에 속도를 내고 있다.

대한항공은 현재 중국 본토 기준 27개 노선에서 주 205편을 운항 중이다. 올해 1~4월 중국 노선 수요는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같은 기간의 약 92% 수준까지 회복됐다. 대한항공은 여객과 화물 수요 동향에 맞춰 운항 계획을 탄력적으로 조정하는 한편, 지난 4월 운수권 배분을 통해 확보한 인천~우시 노선 개설도 검토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현재 중국 본토 기준 17개 노선에서 주 164회를 운항 중이다. 아시아나항공은 올해 중국 노선 운항을 코로나19 이전 수준에 가깝게 회복시키기 위해 주요 노선 공급을 늘려왔으며, 인천~베이징·상하이·광저우 등 주요 간선 노선을 중심으로 중국 네트워크를 강화하고 있다.

제주항공은 인천~칭다오·웨이하이·옌지, 부산~상하이, 제주~베이징 등 총 11개 중국 노선을 운영 중이다. 올해 1~5월 제주항공의 중국 노선 탑승객은 28만3000여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9만7000여 명보다 43.6% 증가했다.

이스타항공 역시 중국 노선 회복세를 체감하고 있다. 현재 인천~상하이·옌타이·정저우, 청주~상하이·장가계·옌지, 부산~옌지, 제주~상하이 등 8개 노선을 운영 중인 이스타항공은 올해 1분기 외국인 이용객 30만 명 가운데 약 13만 명이 중화권 노선 탑승객이었다.

이스타항공 관계자는 "무비자 시행 이후 중국 노선 승객 수는 전년 대비 128% 이상 증가했고 평균 탑승률도 28%포인트 이상 상승했다"며 "이번에 확보한 운수권을 바탕으로 하반기부터 신규 노선에 순차적으로 취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티웨이항공도 중국 노선 확대에 나서고 있다. 티웨이항공은 현재 인천~우한, 청주·대구~옌지 노선을 운영 중이며 이달 인천~선양, 7월 인천~칭다오·지난 노선 운항을 재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양양·제주~옌지, 인천~린이, 대구~후허하오터, 인천~하이라얼 등 부정기편 운항도 검토하며 중국 노선 공급 확대에 대응하고 있다. 진에어는 현재 제주~상하이 노선을 운영 중이며 시장 수요에 맞춘 탄력적 운영과 네트워크 다변화를 추진할 계획이다.

◆ 고유가 돌파구 된 중국 노선…슬롯 확보 경쟁 치열

항공업계가 중국 노선 확대에 주목하는 이유는 수익성 때문이다. 최근 중동 정세 불안 등으로 국제유가 변동성이 커지면서 항공사들의 연료비 부담도 확대되고 있다. 유가가 오를수록 운항 시간이 길고 연료 소모량이 많은 장거리 노선의 부담은 커지는 반면, 중국 노선은 상대적으로 비행시간이 짧고 연료 소모량이 적은 데다 수요도 안정적으로 뒷받침돼 수익성 확보에 유리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최근 진행된 한중 운수권 배분에서는 인천~선전·청두·충칭 노선을 파라타항공이 확보했고 샤먼·후허하오터 노선은 이스타항공이 배정받았다. 닝보 노선은 아시아나항공과 에어프레미아가 나눠 운항하며 우시 노선은 대한항공, 이창 노선은 진에어 등에 배정됐다.

항공사들은 이미 확보한 신규 운수권을 바탕으로 하반기 신규 취항과 증편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우시 노선 개설 가능성을 검토 중이며, 이스타항공도 확보한 중국 노선에 대해 순차 취항을 준비하고 있다. 파라타항공 역시 배분받은 신규 노선 운항을 위해 관련 행정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이번 운수권은 한·중 항공협정에 따라 양국 항공사에 동일하게 배분되는 구조여서 국내 항공사들이 누릴 수 있는 실질적 효과는 제한적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결국 항공사들의 수혜 규모는 운수권 확보 자체보다 실제 운항 시간대를 결정하는 슬롯 배정 결과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중국 노선은 인바운드와 아웃바운드 수요가 모두 살아나고 있어 항공사 입장에서는 매력적인 시장"이라며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통합 절차를 앞두고 있는 만큼 이번 운수권 확대에 따른 직접적인 수혜는 상대적으로 LCC들이 더 크게 누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미디어펜=김연지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