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이어 유럽도…K-건설, 글로벌 원전 '잭팟' 노린다
수정 2026-06-10 09:44:21
입력 2026-06-10 09:42:07
박소윤 기자 | xxoyoon@daum.net
이탈리아·벨기에 등 탈원전 기조 전환…시장 구조 재편
유럽 원전 회귀…K-건설, 체코 두코바니 발판 '입지 확대'
유럽 원전 회귀…K-건설, 체코 두코바니 발판 '입지 확대'
[미디어펜=박소윤 기자]글로벌 원전 붐이 유럽으로 번지면서 국내 건설업계에 새로운 '기회의 장'이 열리고 있다. 과거 탈원전을 선언했던 유럽 주요국들이 잇따라 정책 방향을 수정하고 있는 가운데 체코 두코바니 사업을 둘러싼 불확실성도 걷히면서 K-건설의 유럽 원전 특수 기대감이 한층 높아지는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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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탈원전을 선언했던 유럽 주요국들이 원전 재개 움직임을 보이면서 국내 건설사들의 수주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
10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유럽에서는 원전을 다시 에너지 정책의 핵심 축으로 편입하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가장 상징적인 사례는 이탈리아다. 이탈리아 하원은 최근 정부가 제출한 원자력 발전 재개 법안을 찬성 155표, 반대 86표로 가결했다. 1986년 체르노빌 원전 사고 이후 이듬해 국민투표를 통해 원전 가동을 전면 중단한 지 약 40년 만의 일이다.
이탈리아는 원전 폐쇄 이후 전력 수입 의존도를 높이는 방식으로 에너지를 조달해 왔다. 그러나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등을 거치며 에너지 안보의 중요성이 부각된 데다 AI 산업 성장으로 전력 수요까지 급증하면서 안정적인 기저전원 확보가 국가 경쟁력의 핵심 과제로 떠올랐다. 이에 따라 원전 재도입 필요성이 다시 힘을 얻고 있다는 분석이다.
탈원전 기조를 보여 온 다른 유럽 국가들도 정책 방향을 전환하고 있다. 벨기에는 당초 2025년까지 원전을 단계적으로 폐쇄할 계획이었지만 이를 철회하고 원전 수명 연장과 신규 투자 방안을 추진 중이다. 스웨덴은 지난해 45년 만에 신규 원전 건설에 나섰고, 네덜란드도 신규 원전 2기 건설 계획을 발표했다. 독일과 스페인에서도 에너지 안보와 산업 경쟁력 확보 차원에서 원전 재평가 논의가 고개를 들고 있다.
업계는 유럽의 원전 회귀 움직임이 국내 건설사들에 새로운 성장 동력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체코 두코바니 신규 원전 사업이 정상궤도에 오르면서 한국 원전 산업의 유럽 시장 진출 전략도 중대한 전환점을 맞고 있다는 평가다.
한국수력원자력은 최근 유럽연합(EU)의 역외보조금규정(FSR) 예비 검토를 통과했다. EU 집행위원회(EC)가 진행하던 직권 조사를 심층 조사 없이 종결하면서 사업 추진의 최대 걸림돌로 꼽혔던 규제 리스크가 걷힌 것이다.
두코바니 원전 사업은 1000㎿급 원전 2기를 건설하는 총 25조 원 규모 프로젝트다. 5·6호기를 각각 2029년과 2030년 착공해 2036년과 2037년 준공하는 일정으로 진행된다. 한국으로서는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이후 16년 만에 성사된 해외 원전 수출인 동시에 첫 유럽 시장 진출이다.
유럽은 1956년 영국이 세계 최초의 상업용 원전을 건설한 원전 산업의 본고장으로 꼽힌다. 한국은 체코 수주전에서 유럽 원전 시장의 강자인 프랑스전력공사(EDF)를 제치며 가격 경쟁력과 사업 수행 역량을 입증했다. 업계에서는 두코바니 사업이 사실상 유럽 진출 성패를 가를 핵심 프로젝트였던 만큼 이번 불확실성 해소가 향후 추가 수주와 입지 확대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미국 시장에서의 경쟁력도 견조하다. 미국의 경우 지난 40여 년간 신규 원전 건설이 중단되면서 자체 공급망이 붕괴된 상태인 만큼 풍부한 원전 시공 경험과 공급망을 갖춘 국내 건설사들이 수혜를 입을 가능성이 크다.
미국 정부는 AI 산업 확산에 따른 전력 수요 급증에 대응하기 위해 원전 확대 정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030년까지 1GW 이상 대형 원자로 10기를 착공하고, 2050년까지 원전 설비용량을 현재 97GW에서 400GW 수준으로 확대한다는 목표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도 지난해 5월 원전 건설 가속화와 규제 완화를 골자로 한 행정명령 4건에 서명하며 원전 생태계 복원 의지를 공식화했다.
한 업계 관계자는 "AI 산업 성장으로 미국에 이어 유럽까지 원전 확대 기조가 확산하고 있다"며 "체코 사업을 계기로 국내 기업들이 유럽 시장 진출의 발판을 마련한 만큼 추가 수주 기회가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