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새 신용대출 5.3조↑"…은행권, 한도 줄이고 접수량 제한 초강수
수정 2026-06-12 12:08:36
입력 2026-06-12 12:08:48
류준현 기자 | jhryu@mediapen.com
우리·경남 "대환대출 중단" 신한 "대출 접수량 제한" 하나 "한도 제한"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지난달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액이 약 9조 3000억원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4월 3조 5000억원 증가에 견줘 3배 가량 급증한 셈인데,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이 증가세를 견인했다. 역대급 신용대출 증가에 금융당국은 전 금융권에 자율관리를 요청하고 나섰고, 은행들은 일일 대출 접수량 및 대출한도 제한에 나섰다.
12일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달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액은 9조 3000억원으로 전달 3조 5000억원 대비 약 5조 9000억원 폭증했다. 이 중 기타대출 증가액은 4월 2조원 감소에서 한 달 새 5조 3000억원 증가로 급반등했다. 반면 그동안 가계대출 증가세를 견인했던 주택담보대출이 5조 5000억원 증가에서 4조원 증가에 그쳤다. 코스피가 8000을 돌파하는 등 역대급 유동성 장세를 이어가면서, 포모(놓치는 것에 대한 두려움, FOMO) 심리에 빚투(빚내서 투자) 수요가 대거 몰렸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 |
||
| ▲ 지난달 금융권 가계대출 증가액이 약 9조 3000억원 폭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4월 3조 5000억원 증가에 견줘 3배 가량 급증한 셈인데,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이 증가세를 견인했다. 역대급 신용대출 증가에 금융당국은 전 금융권에 자율관리를 요청하고 나섰고, 은행들은 일일 대출 접수량 및 대출한도 제한에 나섰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
지난달 가계대출 증가를 주도한 기타대출은 신용대출, 마이너스통장, 카드론, 예·적금 담보대출 등이 포함되는데, 이 같은 증가세는 부동산 폭등기였던 지난 2021년 7월 이후 처음이다.
실제 당국이 은행권의 기타대출 증감 추이를 조사한 결과, 올해 △1월 4000억원 감소 △2월 7000억원 감소 △3월 5000억원 증가 △4월 6000억원 감소 △5월 3조 7000억원 증가 등이었다. 특히 이 중 마통으로 분류되는 한도대출의 경우 △1월 3000억원 감소 △2월 5000억원 감소 △3월 7000억원 증가 △4월 6000억원 감소 △5월 2조 6000억원 증가 등으로 나타났다. 대출 축소 분위기에서 한 달 새 역대급 증가세로 전환한 것이다.
당국은 업계에 선제적 자율관리를 요구하고 나섰다. 신진창 금융위 사무처장은 "주택담보대출이 다시 확대될 가능성이 있고, 신용대출의 변동성도 계속 커질 수 있는 만큼 전 금융권이 엄중한 경각심을 갖고 선제적인 가계대출 자율관리 조치를 더욱 강화해 달라"며 "가계부채 증가 추세가 안정화될 때까지 관리목표 미준수 금융회사에 대한 점검회의를 매주 개최해 관리계획 이행현황 등을 집중 점검하는 가계부채 비상관리체계를 가동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에 은행들도 △고액 연봉자의 신규 신용대출 한도 축소 △중도상환수수료 면제 등의 자율관리 조치를 추진하기로 했다.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은행과 BNK경남은행은 이날부터 토스·카카오페이·네이버파이낸셜·핀다·뱅크샐러드 등 대출 플랫폼을 통한 신규 신용대출 접수 및 대환대출을 중단하기로 했다. 특히 우리은행은 자사 은행 앱을 통한 대환대출도 받지 않기로 했다. 다만 영업점에서의 신용대출은 가능하다.
신한은행은 오는 15일부터 신용대출 접수를 제한하기로 했다. 매일 대면·비대면 신용대출 건수를 합산해 내부 기준치를 초과할 경우 비대면 대출 신청을 제한하는 식이다. 서민금융대출과 상생대환대출 등 금융취약계층 지원을 위한 상품은 접수 제한 대상에서 제외된다. 아울러 3000만원을 초과하는 신용대출 중 마통에 대해서는 약정기간 및 만기 직전 3개월 기준 한도사용률이 10% 미만인 계좌를 대상으로 만기 연기 시 최대 20%까지 한도를 감액하기로 했다.
하나은행은 이날부터 모든 개인 신용대출 한도를 최대 1억원으로 제한하는 신용대출 자율조치에 나선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6월부터 가계부채 관리방안에 따라 대출 최대한도 범위 내에서 고객의 연소득 이내로만 대출을 내어줬다. 이에 대표 신용대출 상품인 '하나원큐신용대출'의 대출한도도 최대 3억 5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조정이 불가피하게 됐다. 고액 연봉의 고객이 신규로 신용대출을 신청하더라도 최대 1억원만 받을 수 있게 된 셈이다. 아울러 마통을 이용 중인 고객이 약정기간에 대출을 한번도 받지 않은 경우 만기 연장 시 대출 한도를 줄이기로 했다.
그 외 KB국민은행 등은 마통 한도를 5000만원으로 일괄 제한하는 등의 신용대출 관리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금융당국의 가계부채 관리 강화로 은행들이 대출장벽을 공고히 하면서, 급전이 필요한 대출자들은 앞으로 자금 확보가 쉽지 않게 됐다. 더욱이 한국은행이 올 하반기 기준금리를 인상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공고해지면서 대출금리 상단도 6%를 넘어선 까닭이다. 이날 각 은행들이 공시한 신용대출 금리를 살펴보면 연 3.89~6.19%에 달한다.
은행별로 보면 농협은행의 '샐러리맨우대대출'이 연 3.89~5.69%, 국민은행의 'KB스타 신용대출(신규)'가 연 4.27%로 나타났다. 또 우리은행의 '우리WON하는 직장인대출'이 연 4.49~5.49%, 하나은행의 '하나원큐신용대출(일반)'이 5.349~5.949%, 신한은행의 '쏠편한 직장인대출'이 연 5.69~6.19% 등이었다.
한 은행 관계자는 "5월 신용대출 증가세가 급증하면서 금융당국의 관리 방안에 따라 선제적으로 운영 방안을 마련하게 됐다"며 "대출한도 축소에 대출금리 인상까지 겹친 만큼, 급전이 필요한 대출자들의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