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데이터센터가 바꾼 배터리 지형…LG엔솔, ESS로 성장 엔진 가동
수정 2026-06-12 14:16:14
입력 2026-06-12 14:16:26
김동하 기자 | rlacogk@mediapen.com
1분기 글로벌 ESS 출하량 78% 증가…LG엔솔은 253% 뛰며 점유율 확대
완성차 업체 종속 벗어나 빅테크·전력망 사업자로 이해관계자 역학 재편
LFP 도입 및 시스템 통합 고도화로 ESS 밸류체인 수익 구조 다변화
완성차 업체 종속 벗어나 빅테크·전력망 사업자로 이해관계자 역학 재편
LFP 도입 및 시스템 통합 고도화로 ESS 밸류체인 수익 구조 다변화
[미디어펜=김동하 기자] 전기차(EV) 수요 둔화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이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에서 폭발적인 성장을 기록하며 시장 대응 능력을 입증했다. 인공지능(AI) 데이터센터 확장에 따른 글로벌 전력망 수요 증가에 선제적으로 공략한 결과다. 완성차 업체(OEM)에 집중됐던 배터리 밸류체인을 글로벌 전력망 사업자와 빅테크 기업으로 넓히며 구조적인 수익 다변화를 이뤄냈다는 평가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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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LG에너지솔루션 전력망용 ESS 배터리 컨테이너 제품 ./사진=LG에너지솔루션 | ||
12일 에너지전문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분기 글로벌 리튬이온 ESS용 배터리 출하량은 195.5GWh(기가와트시)로 전년 동기 대비 78% 증가했다. 이 가운데 LG에너지솔루션은 전년 동기 대비 253% 급성장하며 글로벌 배터리 제조사 중 가장 가파른 상승 곡선을 그렸다. 글로벌 ESS 시장 점유율도 1.4%에서 2.7%로 두 배 가까이 뛰었다.
이런 고성장 배경에는 산업 구조의 변화가 자리 잡고 있다. 글로벌 IT 기업들이 AI 데이터센터 구축에 천문학적인 자본을 투입하면서 24시간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할 수 있는 대규모 전력망용 ESS 수요가 급증했다.
이에 LG에너지솔루션은 북미와 유럽 등 주요 전력망 시장을 중심으로 고용량, 고안전성 ESS 제품 공급을 크게 늘리며 수요를 확보했다. 특히 전력망용 ESS는 단순한 부품이 아니라 국가 단위 인프라의 핵심으로 격상되면서 시장 규모가 기하급수적으로 커지고 있다.
◆ 빅테크 파트너로…이해관계자 역학 재편
업계는 LG에너지솔루션이 ESS 생태계 확장을 통해 배터리 산업 내 이해관계자 역학 구도를 재편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기존 전기차 배터리 사업은 글로벌 완성차 업체의 생산 계획이나 단가 인하 압박이라는 구조적 한계가 존재했다. 결국 전기차 판매량이 줄어들면 배터리 업체 실적도 타격을 받는 천수답 구조였다.
하지만 ESS 시장에서는 대규모 신재생에너지 발전사, 전력망 운영사, 데이터센터를 운영하는 빅테크 기업 등으로 고객사가 다변화되고 있다.
올해 초 한화큐셀과 체결한 총 5GWh 규모의 대규모 미국 ESS 공급 계약이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태양광 발전 사업자와 배터리 기업이 직접 손을 잡고 전력망 안정화 프로젝트를 주도한 것이다. 이처럼 하나의 전방 산업에 종속되지 않고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상대로 유연하게 협상력을 쥐게 되면서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앞당긴 기폭제가 됐다.
◆ SI 통합으로…ESS 밸류체인 고도화
LG에너지솔루션은 단순히 배터리 하드웨어만 납품하는 방식이 아닌 시스템 통합(SI) 법인인 LG에너지솔루션 버테크를 통해 대규모 ESS 프로젝트의 기획, 설계, 설치, 유지보수를 아우르는 수직계열화 역량을 갖췄다. 제조업을 넘어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중심 고부가가치 밸류체인으로 진입한 것이다.
여기에 원가 경쟁력이 높은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를 ESS 라인업에 도입하며 중국 저가 공세에 맞설 무기도 장착했다. 미국 미시간 홀랜드 공장에 대규모 양산 체제를 구축하고 있고, 테네시주 얼티엄셀즈 공장에서는 ESS용 LFP 배터리 셀 생산을 시작했다.
이를 통해 미국 인플레이션감축법(IRA)의 현지 조달 요건을 충족함으로써 정책 리스크를 지우고 급증하는 북미 전력망 프로젝트를 확보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이처럼 LG에너지솔루션은 전기차 중심 구조에서 벗어나 ESS를 축으로 한 사업 확장을 통해 수익 기반을 강화하며 중장기 성장 동력을 강화하고 있다.
배터리업계 관계자는 "LG에너지솔루션의 ESS 부문 고성장은 단순한 실적 방어를 넘어 체질 개선을 구체적인 숫자로 입증한 결과"라며 "밸류체인 전체를 아우르는 통합 솔루션을 제공하고 이해관계자를 성공적으로 다변화한 만큼, AI 데이터센터발 전력망 수요 확장은 캐시카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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