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펜=이보라 기자]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저축은행들이 선제적으로 수신금리를 조정해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 시장금리 상승 흐름 속에 예금 확보 경쟁이 다시 불붙으면서 그간 자취를 감췄던 연 4%대 정기예금 상품도 재등장하는 모습이다.

12일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12개월 만기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연 3.44%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월 기록한 3.33% 이후 1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올해 초 2.92%와 비교하면 6개월 만에 0.52%포인트(p) 올랐으며, 전월과 비교해도 0.19%p 상승했다.

   
▲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커지면서 저축은행들이 연 4% 예금상품을 내놓는 등 선제적으로 수신금리를 조정해 고객 유치에 나서고 있다./사진=연합뉴스


12개월 만기 기준 금리가 가장 높은 상품은 HB저축은행의 ‘e-정기예금’ ‘e-회전정기예금’ ‘스마트정기예금’ ‘스마트회전정기예금’으로 연 4.0%를 제공하고 있다.

또 참저축은행의 ‘e-회전정기예금’과 ‘비대면 회전정기예금’이 3.98%, ‘e-정기예금’과 ‘비대면정기예금’이 3.96%로 뒤를 이었다.

애큐온저축은행의 ‘플러스회전식정기예금(모바일)’, 라온저축은행의 ‘정기예금 비대면’도 각각  3.90%, 3.86%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이외에 JT저축은행의 ‘e-정기예금’, 대한저축은행의 ‘정기예금(인터넷뱅킹)’,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의 ‘크크크 회전정기예금’ ‘회전E-정기예금’ ‘회전정기예금(비대면)’도 3.85%를 기록했다.

또 OK저축은행은 이날 6개월 만기 정기예금 금리를 기존 2%대 후반에서 4.0%로 인상했다. 다올저축은행 또한 6개월 만기 상품에 연 4.0% 금리를 제공하고 있다.

이는 기준금리 인상 전 조달비용 부담이 상대적으로 낮을 때 예금을 확보하려는 것으로 분석된다. 저축은행은 시중은행과 달리 채권 발행 등 시장성 조달이 어려워 정기 예·적금 등 수신 의존도가 높다.

특히 이날 신현송 한국은행 총재가 한은 창립 76주년 기념사에서 “물가안정에 중점을 두고 늦지 않게 금리를 인상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하는 등 금리 인상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하면서 저축은행들의 수신금리 인상 행렬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또 최근 코스피 급등에 증시를 향한 ‘머니무브’가 가속화되면서 저축은행 수신잔액 감소세도 예금금리 인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저축은행 수신 잔액은 지난해 12월 98조9787억원으로 100조원 아래로 떨어진 뒤 올해 1월 98조1749억원, 2월 97조9365억원을 기록했다. 3월 말에는 99조5740억원으로 소폭 반등했으나 여전히 100조원 회복에는 실패했다.

다만 저축은행들이 공격적으로 예금금리를 인상할 경우 수익성 부담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예금금리가 오르면 조달비용이 증가하는 반면 대출자산 확대가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예대마진이 축소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업계에서는 기준금리 인상이 현실화되면 예금금리 상승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향후 기준금리 방향성과 시장금리 움직임에 따라 저축은행들의 수신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며 “시장금리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4%대 예금 상품을 취급하는 저축은행이 더욱 늘어날 수 있다. 다만 수신 경쟁이 과열될 경우 조달비용 부담이 커질 수 있는 만큼 수익성과 유동성 관리에 무게를 둘 수도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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