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홍진 감독 10년 만의 신작, 오는 7월 15일 개봉 확정하고 심판대
700억 대작의 무게감, 칸의 찬사 국내 대중성으로 연결될 지가 관건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곡성’ 이후 무려 10년 만에 돌아오는 나홍진 감독의 신작 ‘호프’(HOPE)가 오는 7월 15일로 국내 개봉일을 확정했다. 

제작 단계부터 2026년 한국 영화계 최대 기대작으로 꼽혀온 이 작품은 지난 5월 제79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 부문에 초청되어 전 세계 평단으로부터 뜨거운 환호를 받았다. 161분에 달하는 압도적인 러닝타임 속에서 펼쳐지는 나홍진식 서스펜스에 세계가 매료된 것이다.

그러나 칸의 찬사가 국내 극장가에서의 무조건적인 흥행 성공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최근 관객들의 선택 기준이 급변하면서 한국 영화 시장의 흥행 공식이 완전히 뒤바뀌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올해 상반기 극장가는 그야말로 예측 불허의 연속이었다. 

   
▲ 영화 '호프'의 세 주역인 황정민과 정호연, 그리고 조인성. /사진=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설 연휴에 맞붙었던 두 대작의 희비가 대표적이다. 개봉 전만 해도 큰 주목을 받지 못했던 장항준 감독의 소품 ‘왕과 사는 남자’는 인물 간의 밀도 높은 서사와 정서적 공감대를 무기로 관객들을 서서히 스며들게 만들었다. 그 결과 입소문을 타고 무려 1680만 명의 관객을 동원하며 역대 흥행 순위 2위라는 경이로운 기록을 세웠다. 

반면, 올해 상반기 최고의 화제작이자 200억 원이 넘는 제작비, 화려한 캐스팅을 자랑했던 류승완 감독의 첩보 대작 ‘휴민트’는 극장 관객 200만 명 선에 머무는 초라한 성적표를 받았다. 거대한 스케일과 스타 마케팅이라는 ‘흥행 공식’이 더는 영리해진 관객들에게 통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증명한 셈이다.

그렇다면 하반기 포문을 열 ‘호프’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이 작품이 ‘휴민트’처럼 소문만 무성하고 정작 뚜껑을 열었을 때는 대중의 외면을 받는 잔칫상이 될지, 아니면 칸의 환호를 정당한 흥행 성적으로 이어갈지는 몇 가지 핵심 요소에 달려 있다.

만약 ‘호프’가 기대만큼의 초대형 홈런을 날린다면, 그것은 나홍진 감독 특유의 장르 쾌감과 몰입감이 대중성을 확보했기 때문일 것이다. 비무장지대 오지 마을에 출몰한 미스터리한 위협을 다룬 ‘호프’에는 황정민, 조인성, 정호연 뿐 아니라 마이클 패스벤더, 알리시아 비칸데르 등 글로벌 스타들이 대거 합류했다. 

   
▲ 영화 '호프' 포스터. /사진=플러스엠 엔터테인먼트 제공

칸 영화제 이후 “감각을 맹렬하게 폭격한다”는 호평을 받은 만큼, 극장에서만 느낄 수 있는 시청각적 압도감과 압축적인 서스펜스가 관객들에게 신선한 충격을 선사한다면 장기 흥행의 발판이 될 수 있다. 최근 극장을 찾는 관객들이 ‘차별화된 극장적 체험’을 갈망한다는 점도 IMAX 포맷 개봉을 택한 ‘호프’에 유리한 요소다.

반대로 ‘소문난 잔치에 먹을 것 없는’ 상황이 재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가장 큰 걸림돌은 2시간 40분에 달하는 긴 러닝타임과 나홍진 감독 고유의 짙은 색채다. 칸 영화제 상영 이후 폭력성과 기괴함에 대한 평가가 엇갈렸던 만큼, 대중적인 서사보다는 감독의 예술적 집착이나 무거운 주제 의식이 과도하게 도드라질 경우 일반 관객들과의 거리가 멀어질 수 있다. 

‘왕과 사는 남자’의 성공에서 보듯 지금의 관객들은 단순한 시각적 스케일보다 감정적 동조와 이야기의 개연성을 중요하게 여긴다. 만약 ‘호프’가 평단만을 만족시키는 복잡하고 불친절한 세계관에 그친다면, 초반의 높은 화제성에도 불구하고 관객수가 기대에 미치지 못할 위험이 있다.

결국 ‘호프’의 흥행 성패는 칸이 보낸 예술적 찬사를 얼마나 대중적인 언어로 번역해 냈느냐에 달렸다. 700억 원대 규모의 거대한 스케일이라는 왕관의 무게를 견디고, ‘호프’가 올해 극장가의 진정한 승리자가 될 수 있을지 영화계의 눈과 귀가 7월 15일 극장가로 향하고 있다.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