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우주·로봇 시장 개막에 반도체 기판 ‘독점적 기술력’ 통했다
구미 생산라인 가동률 '포화'…베트남 하이퐁 신공장 ‘속도전’
[미디어펜=조우현 기자]LG이노텍이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전례 없는 전환기를 맞이했다. 그간 매출의 상당 부분을 차지하던 애플의 의존도에서 벗어나,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인프라를 뒷받침하는 ‘수주형 반도체 기판 핵심 기업’으로 체질을 바꾸며 시장의 판도를 흔드는 모양새다.

◆ AI·우주·로봇 영토 확장…‘독점 기술력’에 글로벌 러브콜

LG이노텍의 이 같은 변신은 독점적인 기판 기술력이 AI 데이터센터 붐과 맞아떨어지면서 시작됐다. 고성능 반도체를 메인보드와 연결해 주는 고부가가치 소재인 ‘FC-BGA(플립칩 볼그리드어레이)’의 전 세계적인 공급 부족 현상 속에서 LG이노텍의 기술이 빛을 발한 것이다.

   
▲ LG이노텍이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수주형 반도체 기판 핵심 기업’으로 체질을 바꾸며 황제주로 등극했다. 사진은 광주광역시에 위치한 LG이노텍 광주사업장 전경. /사진=LG이노텍 제공


특히 인텔 중앙처리장치(CPU) 칩셋을 비롯해 아마존의 저궤도 위성 프로젝트, 보스턴 다이내믹스와 피규어 AI(Figure AI)의 휴머노이드 로봇 등 글로벌 기업들의 핵심 인프라에 LG이노텍의 기판 탑재가 대폭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이는 이미 실적으로도 증명되고 있다. 지난 1분기 패키지솔루션 사업부 매출은 무선주파수 시스템인 패키지(RF-SiP)와 플립칩 칩스케일 패키지(FC-CSP)의 공급 확대, 고부가 FC-BGA 매출 증가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16% 증가한 4371억 원을 기록했다. 

기존 주력 사업인 광학솔루션(카메라 모듈) 역시 탄탄한 현금흐름을 지속 창출해 주며 신사업 투자를 든든하게 받쳐주는 구조를 완성했다.

◆ 구미 공장 가동률 91.8% ‘포화’…베트남 하이퐁에 33만㎡ 신공장 증설

시장의 폭발적인 수요는 생산라인 증설로 이어지고 있다. 최대 비수기인 2분기임에도 불구하고 LG이노텍의 기판 생산라인은 풀가동을 유지하고 있다. 이미 올해 1분기 기준 국내 핵심 기지인 경북 구미 생산라인 가동률은 91.8%에 달해 사실상 완전 가동(포화) 상태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LG이노텍은 해외로 저변을 넓히고 있다. 회사 측은 베트남 하이퐁시와 반도체 기판 공장 증설 투자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고, 오는 7월 착공해 내년 5월 완공을 목표로 약 33만 ㎡(약 10만 평) 규모의 신공장을 건설하기로 했다. 

하이퐁 신공장이 완공되면 폭증하는 글로벌 빅테크의 기판 수요를 흡수하는 핵심 전초기지가 될 전망이다.

업계에서는 LG이노텍의 고부가 반도체 기판 매출이 내년 400억 원 수준에서 하이퐁 공장 가동 및 빅테크 수주가 본격화되는 2028년에는 4000억 원까지 10배가량 가파르게 증가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 체질 개선에 주가 300% 폭발…2030년 ‘매출 3조 원’ 향후 청사진

이 같은 괄목할 만한 체질 개선 성과는 금융시장의 전례 없는 재평가(Re-rating)로 이어졌다. 연초 26만7500원 수준이던 주가는 약 300% 급등해 현재 사상 처음으로 100만 원 선을 돌파하며 유가증권시장 ‘황제주’ 반열에 확고히 안착했다.

증권가 역시 일제히 눈높이를 높이고 있다. 미래에셋증권은 “서버 CPU급 기술 확보로 기판 사업의 성장성이 가시화됐다”며 증권가 최고가인 140만 원을 제시했고 하나증권(130만 원), KB증권(120만 원) 등 주요 하우스들 역시 목표주가를 100만 원 이상으로 상향 조정했다.

향후 사업 계획도 탄탄하다. 문혁수 LG이노텍 사장은 고부가 반도체 기판을 미래 핵심 성장축으로 삼고 오는 2030년까지 패키지솔루션 사업 매출을 3조 원 이상으로 확대하겠다는 청사진을 공식화했다.

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국내 부품사들이 글로벌 세트 업체의 흥행 여부에 따라 실적이 좌우됐다면, 지금의 LG이노텍은 독점적 기술력을 무기로 구조적 전환점을 맞이했다”며 “당분간 AI와 첨단 로봇 랠리 속에서 독보적인 지위를 이어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미디어펜=조우현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