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노멀된 1500원…은행 달러예금 잔액도 역대급
수정 2026-06-14 10:14:48
입력 2026-06-14 10:04:58
류준현 기자 | jhryu@mediapen.com
수출기업 달러 보유↑…5영업일새 잔액 13.3억달러↑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어서며 뉴노멀(새 기준)로 굳어지고 있다. 한미 간 기준금리 격차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향후 미국발 금리인상 가능성, 미-이란 전쟁 장기화까지 겹쳐 고환율로 이어지는 것이다. 은행권에서는 이 같은 고환율 현상으로 인해 달러예금 잔액이 5영업일만에 13억달러 이상 급증했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달러예금 잔액은 지난 9일 기준 661억 1000만달러(한화 약 100조 4541억원)로 집계됐다. 지난달 말 637억 4000만달러(약 96조 8529억원) 대비 약 13억 3000만달러(약 3조 6012억원) 급증한 수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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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어서며 뉴노멀(새 기준)로 굳어지고 있다. 한미 간 기준금리 격차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향후 미국발 금리인상 가능성, 미-이란 전쟁 장기화까지 겹쳐 고환율로 이어지는 것이다. 은행권에서는 이 같은 고환율 현상으로 인해 달러예금 잔액이 5영업일만에 13억달러 이상 급증했다./사진=연합뉴스 제공 | ||
최근 3개월간 달러예금 잔액을 살펴보면 △3월 592억 7000만달러 △4월 625억 7000만달러 △5월 637억 4000만달러 등으로 4월부터 매월 증가세를 보였다. 특히 이달 들어 고환율이 두드러지면서 5영업일새 잔액이 13억 3000만달러 급증했는데, 월말에는 역대급으로 증가할 전망이다.
앞서 이란 전쟁 발발 직후였던 3월에는 2월보다 약 60억달러 가까이 급감한 바 있다. 미국-이란 전쟁 본격화 등으로 환율이 급등하면서 투자자들이 차익실현에 나선 반면, 신규 매수에는 신중했던 까닭이다. 기업 고객이 보유 예금을 결제성 자금으로 활용하는 가운데, 개인 고객이 환율 추가 상승을 기대하지 않고 달러를 대거 매도한 것이다.
하지만 4월부터 상황은 급변했다. 코스피 상승세가 가파르게 진행되면서 증권사의 투자자 예탁금 증가와 연기금의 해외 투자 집행자금 유입, 대기업의 경상대금 수취 등이 고루 영향을 줬다. 특히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기업을 중심으로 수출이 증가하면서 유입된 달러가 급증했는데, 이를 원화로 바꾸지 않고 예금으로 예치한 점도 한몫했다.
이 같은 현상은 원·달러 환율이 지난달부터 1500원 이상으로 고착화되면서 두드러지고 있다. 환율은 매매기준율 기준 지난달 21일 1505.50원 이후 1500원대에 머물고 있는데, 이달 2일에는 1535.00원, 5일에는 1559.50원까지 각각 치솟기도 했다. 이후 일부 안정화되면서 지난 12일 환율은 1519.50원에 마감됐다.
외국인의 국내 주식 매도 급증도 환율 상승에 영향을 주고 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국내 주식을 매도한 뒤 원화를 달러로 대거 환전했는데, 실제 외국인들은 지난달 7일부터 이달 11일까지 24거래일 연속 순매도를 기록한 바 있다.
한편 이달 들어 은행권 달러예금 잔액 급증, 고환율 현상 등이 겹치면서 금융당국도 예의주시하고 있다. 대표적으로 금융감독원과 한국은행은 국내 외국환은행을 대상으로 공동검사에 돌입한 상태다. 실제 검사권을 발동한 건 지난 2012년 이후 약 14년 만이다.
또 금감원은 은행권 외화·자금 담당 임원을 긴급 소집해 내부통제 강화를 주문하고 나섰다. 이에 당국은 은행권에 외화예금 판매와 외환거래 시 주의를 요구하는 한편, 외국환포지션 점검주기를 한시적으로 주간이나 일간 단위로 단축해줄 것을 요구했다. 또 당초 이달까지였던 고도화 외화유동성 스트레스테스트 감독조치를 올 연말까지 6개월 연장키로 했다.
김성욱 금감원 은행·중소금융 부원장은 지난 9일 열린 은행권 간담회에서 "환율 변동성이 높은 현 시장상황에서 은행이 달러예금 관련 과도한 이벤트, 유치 등을 자제해야 한다"며 "과도한 환율 상승을 유발하는 (역외 NDF 파생상품 거래 등의) 투기적 외환 거래를 하지 않도록 주의하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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