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비디아·앤트로픽·NTT 등…글로벌 협력망 확대
투자 넘어 인프라·보안·생태계 경쟁력 확보 속도
[미디어펜=배소현 기자] SK텔레콤(SKT)이 최근 글로벌 AI 기업과의 투자 및 협력을 연이어 확대하며 AI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엔비디아와 AI 인프라 협력을 추진하는 한편 앤트로픽 추가 투자와 글로벌 AI 펀드 조성까지 나서면서 AI 생태계 핵심 플레이어들과의 연결고리를 넓히는 모습이다. AI 산업이 거대 자본과 인프라 중심으로 재편되는 가운데 SKT 역시 글로벌 기술 기업들과의 협력을 확대하며 존재감을 키우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 SKT가 글로벌 AI 기업과의 투자 및 협력을 연이어 확대하며 AI 생태계 구축에 속도를 내고 있다. 사진은 서울 을지로에 위치한 SKT T 타워 전경./사진=SKT 제공.


14일 업계에 따르면 SKT는 최근 엔비디아, 앤트로픽, 일본 NTT, 대만 중화텔레콤 등 글로벌 AI 기업 및 통신사들과 협력을 확대하며 AI 사업 전략을 강화하고 있다.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투자와 협력 대상 범위가 빠르게 넓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AI 모델 기업부터 데이터센터와 반도체, 클라우드, 광통신까지 AI 산업 전반을 아우르는 형태로 외연을 확대하는 모습이다.

실제 SKT는 최근 엔비디아와 손잡고 칩부터 데이터센터 운영까지 아우르는 '풀스택 AI 클라우드' 협력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양사는 AI 작업에 특화된 데이터센터인 'AI 팩토리'를 구축하고 향후 기가와트(GW)급 규모로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SKT는 엔비디아의 글로벌 파트너 프로그램인 '엔비디아 클라우드 파트너'에도 합류한다. 이를 통해 최신 GPU와 AI 인프라를 기반으로 AI 클라우드 사업 확대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앤트로픽과의 협력도 강화하고 있다. 정재헌 SKT CEO는 최근 일본 도쿄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앤트로픽의 시리즈H 투자 라운드에 추가 참여했다고 밝혔다. 정 CEO는 "IPO에 성공했을 때 얼마나 돈을 버느냐보다 협력 관계를 이어가는 것이 중요하다"며 "지분을 계속 투자하는 것이 낫겠다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SKT는 지난 2023년 앤트로픽에 1억 달러를 투자한 데 이어 최근 추가 투자까지 단행했다. 업계에서는 단순 투자 수익보다 AI 모델과 인프라 분야에서의 협력 관계 유지에 더 무게를 둔 결정으로 보고 있다.

◆ AI 경쟁의 새 무기…기술보다 협력망

이 같은 움직임은 최근 AI 산업 경쟁 구도 변화와도 맞물린다. AI 모델 개발과 서비스 운영에 필요한 투자 규모가 급격히 커지면서 개별 기업이 모든 기술과 인프라를 자체 구축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글로벌 기업 간 투자와 협력을 통한 생태계 확보 경쟁도 한층 치열해지는 모습이다.

실제 SKT는 최근 일본 NTT, 대만 중화텔레콤과 함께 5억 달러 규모의 '아이온(IOWN) AI 펀드'를 조성하기로 했다. AI 데이터센터 인프라와 반도체, AI 소프트웨어, 광통신 등 분야의 글로벌 스타트업 투자에 나설 예정이다.

이번 펀드는 단순 재무적 투자를 넘어 기술 검증과 서비스 고도화, 고객 발굴 등을 함께 지원하는 구조다. 투자 대상 기업을 발굴하는 것을 넘어 사업화 과정까지 협력하는 만큼 장기적인 생태계 구축 성격이 강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에서는 AI 시대 경쟁력이 얼마나 강력한 협력망을 구축하느냐에 의해 좌우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고 보고 있다. AI 모델과 반도체, 데이터센터, 네트워크가 긴밀하게 연결되는 만큼 단일 기업 중심 경쟁에는 한계가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근 참여를 공식화한 '프로젝트 글래스윙' 역시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SKT는 아시아 이동통신사 가운데 유일하게 앤트로픽 주도의 글로벌 AI 협력 프로그램에 참여해 고성능 AI 모델 '클로드 미토스'의 조기 접근 권한을 확보했다.

글래스윙은 선별된 기업과 기관이 차세대 AI 모델의 위험 요소를 사전에 점검하고 대응 체계를 마련하는 협력 프로그램이다. 업계에서는 최근 AI 산업에서 '얼마나 더 뛰어난 모델을 보유했는가' 못지않게 '누가 먼저 핵심 기술과 정보에 접근할 수 있는가' 역시 중요한 경쟁 요소로 부상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AI 보안 분야에서도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SKT는 최근 유럽연합(EU) 연구기금인 '호라이즌 유럽' 지원을 받아 차세대 양자암호 기술 개발에 착수했다. 광자집적회로(PIC)와 AI 기술을 접목한 양자키분배(QKD) 시스템을 개발해 향후 AI 시대 보안 경쟁력까지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최근 SKT의 투자 대상이 AI 모델과 데이터센터, 반도체, 보안, 광통신 등 AI 밸류체인 전반으로 확대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개별 기술 확보를 넘어 AI 생태계 전반에서 영향력을 넓히려는 전략이 투자 포트폴리오에도 반영되고 있다는 평가다.

업계 한 관계자는 "AI 산업은 반도체와 데이터센터, 네트워크, 모델, 서비스가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구조"라며 "최근 기업들의 투자 역시 특정 기술 확보보다 생태계 내 핵심 파트너와 연결고리를 선점하는 방향으로 전개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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