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란·논쟁의 ‘참교육’, 그럼에도 ‘오징어 게임’ 넘을까?
수정 2026-06-14 12:25:21
입력 2026-06-14 10:38:13
이석원 부장 | che112582@gmail.com
넷플릭스 비영어권 1위 돌풍 속 영어권·유럽 시장으로 뚜렷한 확산세
진보 교육계 내부서도 의견 분분…교사 폭력 미화 vs 구조적 모순 고발
진보 교육계 내부서도 의견 분분…교사 폭력 미화 vs 구조적 모순 고발
[미디어펜=이석원 문화미디어 전문기자] 네이버웹툰의 동명 인기 IP를 원작으로 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참교육’의 기세가 매섭다. 공개 직후 넷플릭스 글로벌 TOP 10 시리즈(비영어) 부문 정상에 오른 이 작품은 최근 아시아권을 넘어 미국 등 영어권과 유럽 시장에서도 시청 순위 상위권에 진입하며 심상치 않은 흥행 가도를 달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글로벌 신드롬을 일으켰던 ‘오징어 게임’의 기록마저 넘어설 수 있다는 대담한 관측까지 나온다. 그러나 뜨거운 글로벌 화제성 뒤편에는 작품이 내포한 장르적 특성과 메시지를 둘러싼 날 선 논쟁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참교육’은 교권 붕괴와 학교 폭력이 한계에 다다른 가상의 대한민국을 배경으로, 이를 바로잡기 위해 신설된 교권보호국 감독관들의 활약을 그린 학원 액션물. 배우 김무열과 이성민의 밀도 높은 연기 호흡과 시원한 타격감의 액션 연출은 글로벌 시청자들을 단숨에 사로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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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속이 다 시원하다'는 긍정과 '학교 내 폭력 미화'라는 우려가 공존하는 넷플릭스 '참교육'에 대한 국내외 관심이 더 높아지고 있다. /사진=넷플릭스 제공 | ||
특히 영상화 과정에서 원작 웹툰의 치명적인 리스크였던 인종차별 및 성차별적 요소를 과감하게 도려낸 영리한 각색이 주효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시스템의 한계 뚫은 ‘사이다 액션’…곪아 터진 학교 현실 대리만족
작품을 향한 가장 큰 호평은 현실의 무기력한 교육 행정을 대신해 안방극장에 거대한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는 점이다. 영악해진 학폭 가해자들, 악성 민원을 일삼는 갑질 학부모, 부도덕한 교사 등 매회 등장하는 현실 고증 에피소드들은 대중의 공분을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드라마는 현행법과 제도적 한계 안에서 해결하지 못해 곪을 대로 곪아 터진 학교 내 문제들을 교권보호국이라는 특수한 공권력을 통해 정면으로 돌파한다. 법의 테두리를 벗어난 물리적 제재와 거침없는 해킹 등 초법적인 수단을 동원해 악인들을 일벌백계하는 과정은 시청자들에게 압도적인 대리만족을 안긴다.
복잡한 절차 없이 악을 즉각적으로 징벌하는 ‘사이다’ 서사가 만인에게 통하는 보편적인 재미로 작용하며 글로벌 흥행의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
“공권력 빙자한 사적 제재” vs “무너진 교권 향한 현실적 경종”
반면, 국내 교육계와 전문가들 사이에서는 작품의 위험성을 경고하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특히 진보 성향의 교육관을 지닌 이들 사이에서도 평가가 거칠게 엇갈리는 모양새다.
한 진보 교육 전문가는 “우리나라 교육계가 직면한 복잡한 구조적 모순과 시스템의 부재를, 제도적 개선이 아닌 특정 공권력의 무력과 폭력으로 해결하려는 발상 자체가 매우 위험하다”며 우려를 표했다. 사법 체계를 무시한 해결 방식이 자칫 청소년들에게 ‘힘이 곧 정의’라는 왜곡된 인식을 심어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그러나 진보 진영 일각에서도 현장 교사들의 처참한 현실을 이토록 직관적으로 고발한 작품이 없었다며 옹호하는 의견이 나온다. 교권 붕괴가 임계점에 달한 상황에서, 작품이 보여주는 과격한 설정들은 역설적으로 무너진 공교육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사회적 경종을 울린다는 분석이다. 단순히 폭력을 미화하는 것을 넘어, 위기의 학교를 구출하기 위한 처절한 몸부림으로 해석해야 한다는 주장이 부딪히며 논쟁은 더욱 심화되고 있다.
논란 자양분 삼은 글로벌 신드롬, ‘오징어 게임’ 아성 넘을까
결국 ‘참교육’은 웰메이드 학원 액션이라는 찬사와 초법적 사적 제재를 정당화한다는 비판을 동시에 짊어진 채 질주하고 있다. 흥미로운 점은 이러한 국내외의 치열한 도덕적·교육적 논쟁이 오히려 작품의 화제성을 폭발시키는 기폭제가 되고 있다는 사실이다.
학교 폭력과 교권 추락이라는 전 세계 공통의 화두를 던진 ‘참교육’이 이 수많은 논란의 무게를 견뎌내고, ‘오징어 게임’을 넘어서는 넷플릭스의 새로운 역사가 될 수 있을지 대중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