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 메신저·결재 기록 확보…다음 주 실무진 소환 조사 착수
[미디어펜=박재훈 기자]6·3 지방선거에서 발생한 ‘투표용지 부족 사태’를 둘러싼 수사가 본격화되고 있다. 검찰과 경찰이 합동수사본부를 꾸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서버 압수수색을 마무리한 가운데 다음 주부터 선관위 관계자들에 대한 소환 조사가 이어질 예정이다.

   
▲ 경찰과 검경 합동수사본부 관계자들이 11일 경기도 과천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서 6·3 지방선거 투표지 부족사태 관련 압수수색을 위해 대기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14일 법조계에 따르면 검·경 합동수사본부는 전날 중앙선관위 서버에 대한 압수수색을 종료했다. 확보된 자료에는 내부 메신저 기록과 결재 문서 등이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수사팀은 이를 토대로 투표용지 인쇄 물량을 유권자 수 대비 50% 수준으로 축소한 경위와 이후 실제 부족 사태로 이어지기까지의 의사결정 과정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볼 방침이다. 사태 발생 이후 대응 과정 역시 주요 조사 대상이다.

특히 내부에서 물량 축소 결정에 대한 반대 의견이나 문제 제기가 있었는지 노태악 전 중앙선관위원장을 비롯한 수뇌부의 개입 여부가 있었는지 등을 집중적으로 살펴볼 예정이다.

합수본은 주말에도 압수물 분석과 조직 정비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경찰 파견 인력도 구성을 마친 상태로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에서 증거 자료 분류 및 이관 작업이 진행 중이다.

수사팀은 다음 주 초 서울중앙지검 내 사무실 구성을 마무리한 뒤 본격적인 조사에 착수할 계획이다. 우선 투표용지 부족이 발생했던 송파·서초·강남·광진·동작구 선관위 실무자들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현장 상황을 재구성한다는 방침이다.

이후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의사결정 라인 상부로 수사를 확대해 노 전 위원장 등 책임자급 인사들에 대한 소환 조사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이번 수사의 핵심은 단순한 행정 착오를 넘어 위법 행위가 있었는지 여부다. 투표용지 인쇄 축소 및 대응 과정에서 공직선거법 위반이나 직무유기, 업무상 배임 등 혐의가 성립하는지가 쟁점이다.

합수본은 앞서 중앙선관위와 서울시선관위 등 7곳을 압수수색하며 영장에 이 같은 혐의를 명시했다. 공직선거법은 공무원이 지위를 이용해 선거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으며 부정한 방법으로 선거의 자유를 침해할 경우 형사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직무유기 역시 고의성이 입증돼야 적용 가능한 만큼 수사팀은 선관위 내부에서 문제를 인지하고도 적절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는지 여부를 중점적으로 들여다볼 것으로 예상된다.

합수본은 압수물 분석과 관계자 진술을 토대로 당시 의사결정 과정을 재구성하고 투표용지 부족 사태의 구조적 원인과 책임 소재를 규명하는 데 수사력을 집중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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