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은행권 기업대출 셈법…중기 우대하면서 대기업 비중 '역대급'
수정 2026-06-16 12:06:05
입력 2026-06-16 12:06:09
류준현 기자 | jhryu@mediapen.com
금리 3%대 미만, 중금리 중기대출 확대…대기업대출 5년래 최고치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정부의 생산적금융 요구에 힘입어 은행권이 중소기업대출을 크게 우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들이 중소기업에게 대출을 내어줄 때 연 3%대 미만의 대출과 중금리 비중을 늘리는 식으로 우대혜택을 반영한 것이다. 한편으로 은행들이 공급한 총 기업대출 중 대기업대출 비중은 최근 5년래 최고치를 기록하며 대비되는 모습을 보였다.
16일 금융권 및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은행들은 중기대출에 금리우대 혜택을 늘리고 있다. 실제 예금은행의 신규취급액 기준 금리수준별 여신 비중을 살펴보면 연 3% 미만의 중기대출 비중은 지난 4월 12.1%로 지난해 10월 12.4%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연 2% 미만의 중기대출 비중도 2.2%를 기록하며 전달 0.7% 대비 약 1.5%p 상승했다. 이는 지난 2022년 3월 2.3% 이후 역대 최고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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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부의 생산적금융 요구에 힘입어 은행권이 중소기업대출을 크게 우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들이 중소기업에게 대출을 내어줄 때 연 3%대 미만의 대출과 중금리 비중을 늘리는 식으로 우대혜택을 반영한 것이다. 한편으로 은행들이 공급한 총 기업대출 중 대기업대출 비중은 최근 5년래 최고치를 기록하며 대비되는 모습을 보였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 ||
실제 5년 전 자료를 살펴보면 연 2% 미만의 중기대출 비중은 지난 2021년 5월 12.4%에 달했다. 하지만 이를 기점으로 매월 소폭 하락했는데, 지난 2023년 2월부터 2024년 4월까지 대부분 점유율이 0.1%에 그쳤다. 특히 2023년 12월에는 비중이 0%까지 추락하기도 했다.
아울러 이재명 대통령 취임 이후 은행들이 중기대출에 중금리대출 비중을 확대한 점도 눈에 띈다. 연 4~5% 대출 비중은 지난해 3분기 35.5%를 기점으로 △4분기 39.0% △올해 1분기 40.6% 등 거듭 상승했다. 5~6% 금리 비중도 △지난해 3분기 9.7% △4분기 10.7% △올해 1분기 12.8% 등이었다. 이는 6~7% 구간, 7~8% 구간에서도 미세한 변화를 보였다. 은행들이 중기대출에 금리우대 혜택을 부여하는 식으로 생산적금융에 힘을 쏟고 있는 셈이다.
한편으로 은행들이 공급한 기업대출 흐름을 살펴보면 대기업 집중은 한층 심화됐다. 실제 국내 예금은행의 기업규모별 대출금을 살펴보면 올해 1분기 대기업대출은 340조 1872억원으로 전체 대출액의 23.2%를 점유했다. 이는 직전분기 대비 약 0.5%포인트(p) 상승한 수치인데, 5개년 실적을 통틀어 역대 최고치다. 역대 1분기 실적을 들여다보면 △2021년 18.0% △2022년 17.6% △2023년 19.9% △2024년 21.6% △2025년 22.2% 등 매년 점유율이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중기대출 점유율은 거듭 하락해 올해 1분기 76.8%(1126조 3997억원)까지 하락했다. 중기대출 점유율은 이 대통령이 취임한 지난해 6월 이후 소폭 변화에 그쳤다. 실제 지난해 중기대출 비중은 △1분기 77.8% △2분기 77.5% △3분기 77.2% 등 매분기 하락했으나 지난해 말 소폭 상승한 77.3%를 기록했다. 하지만 올해 1분기 대기업대출 비중이 늘면서 중기대출 비중은 76.8%에 그쳤다.
일각에서는 은행들이 중기대출에 금리혜택을 부여하면서도 대기업에 자금 공급을 확대하는 생산적금융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는 의견도 내놓고 있다. 정부의 포용·생산적금융 요구에 따라 중소기업대출을 일부 우대할 수밖에 없는 만큼, 금리혜택이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는 설명이다. 다른 한편으로 대기업이 인공지능(AI)·반도체 등 첨단산업을 주도하고 있는 만큼, 은행들이 우량기업에 생산적금융의 역량을 쏟을 것이라는 분석도 상존한다.
더욱이 한국은행이 하반기 금리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은행들의 위험가중자산(RWA) 및 CET1 비율 관리 등으로 대기업 및 우량 중소기업에 대출 비중을 늘릴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최근 급격한 환율 상승을 계기로 RWA 관리 부담이 커지면서 은행들이 CET1 비율을 지키기 위해 더 많은 자본을 쌓아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은행들로선 대출 여력도 줄었는데, 연체율 등 주요 건전성 지표에서 부실한 중소기업대출을 공격적으로 확대하는 데 신중할 수밖에 없다"고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