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SK 성과급 잔치의 역설…한은 "물가 자극 우려"
수정 2026-06-17 11:17:08
입력 2026-06-17 14:00:00
백지현 차장 | bevanila@mediapen.com
[미디어펜=백지현 기자] 최근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IT 대기업의 성과급 규모가 급증하면서 향후 물가 상방 압력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올해와 내년 IT 부문 성과급이 예년보다 큰 폭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임금 상승 압력이 다른 업종으로 번질 경우 물가 상방 리스크를 키울 수 있다는 게 한은의 진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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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근 반도체 호황에 힘입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IT 대기업의 성과급 규모가 급증하면서 향후 물가 상방 압력을 높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사진=김상문 기자 | ||
한국은행이 17일 발표한 '물가안정목표 운영상황 점검' 보고서에 실린 '일부 IT업종 임금상승의 물가파급 가능성 점검'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명목임금은 전년 동기 대비 3.4% 상승했지만, 상승세는 IT 부문과 특별급여, 대기업 등 특정 부문에 집중됐다. 특히 IT 부문 특별급여는 60.6% 급증한 반면 나머지 임금 상승률은 2.1%에 그쳤다.
한은은 "일부 IT 기업들이 영업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성과급을 대폭 확대하면서 임금 상승이 특정 부문에 집중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반도체 수출 호조와 일부 기업의 성과연동형 성과급제 도입을 고려하면 내년에도 IT 대기업의 특별급여 확대 흐름이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IT 기업의 성과급 증가가 노동시장과 소비를 통해 다른 산업의 임금 상승 압력으로 이어질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높은 보상을 제시하는 IT 업종으로 숙련된 인력이 이동하면 다른 업종도 인력 확보를 위해 임금 인상 압력을 받을 수 있다. 또 노동자들이 IT 업종 임금을 기준 삼아 더 높은 임금 인상을 요구하는 '준거임금 효과'도 나타날 수 있다는 것이다.
성과급을 받은 IT 종사자의 소비 확대도 물가 상승 압력을 높이는 요인으로 지목됐다. 실제로 반도체 생산시설 인근 지역과 인접 주거 지역인 경기 성남·용인·화성 지역에서 카드소비액 증가액은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한은은 도소매·음식·숙박 등 노동집약적 서비스업은 자동화를 통한 대응이 상대적으로 어려워 수요 증가가 임금상승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다만 과거 평균적인 수준의 성과급 지급은 물가에 유의미한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특별급여는 일시소득 성격이 강해 소비 증가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기 때문이다.
문제는 최근 IT 기업의 성과급 규모가 과거와 비교해 이례적으로 높다는 점이다. 올해 1분기 IT 부문 특별급여의 명목임금 기여도는 지난 2012~2025년 임금분포에서 97% 분위에 해당했다. 내년에는 상위 1% 수준을 웃도는 전례 없는 규모에 이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추정됐다.
한은은 "IT 특별급여가 과거 평균 수준을 크게 웃도는 경우 다른 산업의 정액급여 상승폭과 확산 범위가 모두 확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특히 노동집약적 서비스업에 국한됐던 영향이 수출제조업과 고부가 서비스업 등으로도 확산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평가했다.
물가 측면에서도 차이가 확인됐다. 평균적인 수준의 성과급 증가는 소비자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제한적이었지만, 일부 업종에 고액 성과급이 집중될 경우 시차를 두고 물가 상방 압력이 유의미하게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은 "최근 IT 부문 성과급은 매우 이례적인 규모로 지급되고 있다"며 "향후 IT 부문의 특별급여 상승이 다른 부문의 임금 인상으로 얼마나 전이되는지와 전반적인 정액급여 인상으로 이어지는지 면밀히 점검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