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신용자 대출 막으면서 중금리대출 지속…역차별 여전
[미디어펜=류준현 기자]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조이기로 시중은행이 신용대출·마이너스통장 판매를 축소한 가운데, 인터넷은행 3사(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도 신용대출·마통 대출한도를 줄이고 나섰다. 최대한도를 기준으로 마통은 2억원대에서 1억원으로, 신용대출은 기존보다 3분의 1 수준인 5000만원으로 각각 하향 조정하는 내용이다. 케이뱅크는 마통 판매를 당분간 중단한다고 밝혔다. 

한편으로 정부와 금융당국의 정책과제인 중·저신용자 포용금융을 실천하기 위해 일부 인터넷은행들은 중금리대출을 이어간다는 기조다. 고신용자를 위한 자금 창구가 막힌 가운데, 중·저신용자에게는 기회를 열어준 셈이라 또다시 역차별 논란이 불거질 전망이다. 

   
▲ 금융당국의 가계대출 조이기로 시중은행이 신용대출·마이너스통장 판매를 축소한 가운데, 인터넷은행 3사(카카오뱅크·케이뱅크·토스뱅크)도 신용대출·마통 대출한도를 줄이고 나섰다. 최대한도를 기준으로 마통은 2억원대에서 1억원으로, 신용대출은 기존보다 3분의 1 수준인 5000만원으로 각각 하향 조정하는 내용이다. 케이뱅크는 마통 판매를 당분간 중단한다고 밝혔다./사진=미디어펜 김상문 기자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카카오뱅크와 토스뱅크는 가계대출 관리 노력의 일환으로 신용대출 및 신용한도대출(마이너스통장)의 한도를 축소하고 나섰다. 

우선 카카오뱅크는 오는 22일 신규 마통 신청 고객을 대상으로 최대한도를 기존 2억 4000만원에서 1억원으로 축소한다. 또 기존 마통 고객을 대상으로 한도 조정 기준도 강화된다. 다음달부터 5000만원 이상으로 약정된 기존 마통을 연장할 때 최근 6개월 간 한도 사용률 20% 이하인 계좌의 한도는 최대 20%까지 감액된다.

카뱅 측은 자사 홈페이지 공지사항을 통해 "가계대출 관리를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마이너스 통장대출의 최대한도를 축소한다"고 밝혔다.

토스뱅크도 오는 18일 오후 6시부터 신용대출과 마통의 최대한도를 하향 조정한다. 신용대출은 기존 최대 3억원에서 1억원으로, 마통은 최대 1억 5000만원에서 5000만원으로 각각 조정된다. 또 신용대출 규모가 적정 수준을 초과할 경우 대출 신청을 일시 제한할 계획이다. 아울러 토뱅도 오는 24일부터 기존 마통 고객을 대상으로 한도 조정에 나선다. 최근 3개월간 한도 사용률이 40% 이하인 계좌가 대상이다. 토뱅 측은 이번 조치로 최소 감액률이 기존 20%에서 30%로 상향되고, 대출한도는 최대 40%까지 감액될 것으로 보고 있다.

토뱅 관계자는 "금융시장의 안정성 확보를 위해 신규 대출 한도는 유연하게 조정하되, 서민금융 지원을 위한 중저신용자 대출에는 영향을 최소화면서 인터넷전문은행으로서의 본연의 역할도 충실히 수행하겠다"고 밝혔다. 

케이뱅크는 두 은행보다 한층 대응을 강화해 다음달 말까지 신규 마통 판매를 중단하기로 했다.

앞서 금융당국은 지난 11일 열린 '5월 가계부채 점검회의'에서 은행권에 가계부채 관리 강화를 특별히 주문했다. 특히 가계부채 관리목표 미준수 금융사에 대해서는 점검회의를 매주 개최해 관리계획 이행현황 등을 집중 점검할 것임을 시사했다. 이에 은행들도 고액 연봉자의 신규 신용대출 한도 축소, 신용대출의 중도상환수수료 면제를 통한 상환 유도 등의 다양한 자율관리 조치를 추진하기로 했다.

실제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 인터넷은행보다 선제적으로 대출규제 강화에 나섰다. 대표적으로 신용대출 한도는 지난주부터 최대 1억원으로 축소됐고, 비대면 채널에서의 대출·갈아타기 신청도 제한된 상태다. 일부 은행은 일정 한도 이상 마통을 사용하지 않을 경우, 만기 연장 시 한도를 줄이기로 했다.

이 같은 조치에 기존 고객들이 마통을 다시 대거 활용할 가능성도 제기된다. 현재 마통 한도 내 실인출액은 절반 수준에 그친다. 업계에 따르면 5대 은행의 마통 한도액은 지난 15일 기준 96조 5243억원인데, 이 중 마통 보유자가 한도 내에서 인출한 금액은 약 43조 3860억원에 불과하다. 마통은 금융소비자가 상품을 개설할 때 한도를 정하면 이후 별도의 심사 없이 설정된 한도 내에서 언제든 쓸 수 있다. 문제는 한도 내 사용인 탓에 당국의 압박에도 불구 이를 규제할 수 없다는 점이다. 

다만 최근 코스피 8000 돌파 등 증시 호황을 계기로 마통 활용이 폭증했다. 지난달 은행권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 대비 약 6조 9000억원 증가했는데 신용대출, 마통 등 기타대출이 약 3조 7000억원에 달했다. 실제 당국이 은행권의 기타대출 증감 추이를 조사한 결과, 올해 △1월 4000억원 감소 △2월 7000억원 감소 △3월 5000억원 증가 △4월 6000억원 감소 △5월 3조 7000억원 증가 등이었다. 특히 이 중 마통의 경우 △1월 3000억원 감소 △2월 5000억원 감소 △3월 7000억원 증가 △4월 6000억원 감소 △5월 2조 6000억원 증가 등으로 나타났다. 대출 축소 분위기에서 마통이 한 달 새 역대급 증가세로 전환한 것이다. 

한편 일부 은행은 정부의 포용금융 취지에 따라 중금리대출을 이어간다. 대표적으로 카뱅과 토뱅은 중·저신용자에 대한 자금 공급을 기존 방침대로 유지하고 있다. 고신용자 등 일반 대출자들이 신용대출·마통을 활용하기 어려워진 가운데, 중·저신용자에게만 시혜성으로 대출을 공급하는 셈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5월 신용대출 증가세가 급증하면서 당국 방침에 따라 선제적으로 대출 축소에 나서게 됐다"며 "하루아침에 대출한도가 크게 축소된 만큼, 목돈을 마련해야 하는 대출자들의 어려움이 예상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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