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 참외·논산 딸기·전북 수박·전남 유자…9개 대표 품목의 산업화
농진청 1차 종합계획 성과 발표…생산액 35%·가공판매액 34% 증가
“…2030년 생산액 13조원 목표…업소득 10a당 700만 원”
[미디어펜=이소희 기자]  “지역특화작목은 단순한 특산품이 아니라 지역의 미래 성장동력이다.” 농촌진흥청이 지난 5년간 추진한 지역특화작목 연구개발 및 육성 사업의 성과를 공개하며 내놓은 평가다. 

   
▲ 9개 도멸 수요전략 기반 특화작목./자료=농진청


지역의 자연환경과 농업기술, 가공·유통 역량을 결합해 경쟁력을 확보한 특화작목이 농가소득을 끌어올리는 것은 물론 지역경제를 떠받치는 핵심 산업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성과는 수치로 확인된다. 농진청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지역특화작목 생산액은 10조6000억 원으로 2020년 7조8000억 원보다 34.8% 증가했다. 같은 기간 가공판매액도 2조5000억 원에서 3조4000억 원으로 33.9% 늘었다.

특화작목 농가의 10아르(a)당 평균 농업소득은 571만7000원으로 전국 평균 농업소득의 6.5배 수준을 기록했다. 전국 농가 수가 감소하는 상황에서도 특화작목 재배농가 감소율은 1.1%에 그쳐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생산 기반을 유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농진청은 이 같은 성과의 배경으로 품종 개발과 스마트 재배기술, 병해충 관리, 저장·가공기술, 수출기반 구축 등을 꼽았다.

특히 전국 9개 도 농업기술원과 156개 시·군 농업기술센터가 참여해 대표작목 9개, 집중육성작목 18개, 자체육성작목 42개 등 총 69개 작목에 대한 육성 체계를 구축한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 지난해 지역특화작목 생산액은 10조6000억원으로 2020년 7조8000억원 대비 34.8% 증가했다. 제1차 종합계획 주요성과./자료=농진청


가장 눈에 띄는 대표 특화 품목는 경북 성주 참외다.

국내 참외 생산의 중심지인 성주는 고령화와 노동력 부족, 내수시장 의존이라는 한계를 안고 있었다. 농진청과 성주참외과채류연구소는 수경재배와 수직재배 기술을 개발하고 장거리 선박 수출 기술을 현장에 보급했다.

그 결과 생산성은 크게 향상됐고, 해외시장 진출도 가능해졌다. 성주 참외 생산액은 2020년 3856억 원에서 지난해 6927억 원으로 79.6% 증가했다. 수출 대상국 역시 15개국으로 확대되며 내수 중심 작목에서 수출 작목으로의 전환 가능성을 보여줬다.

전북의 씨 없는 수박 역시 기술혁신을 통한 생산비 절감의 대표 사례로 꼽힌다.

씨 없는 수박 생산에는 불임꽃가루 확보와 인공수분 작업이 필수적이지만 많은 노동력과 적지않은 비용이 수반됐다. 농진청과 전북 수박시험장은 불임꽃가루 채집기술을 개선해 국산화에 성공해 비용부담을 낮췄고, 저온기 안정생산 기술과 환경 자동제어 시스템을 현장에 적용했다.

적용 결과, 꽃가루 채집량은 36.2% 증가했고 경영비는 32% 감소했다. 수량은 10% 늘었으며, 소형터널 자동 개폐 기술은 관련 노동력을 97%까지 줄이는 효과를 거뒀다. 비상품 수박과 부산물을 활용한 가공제품 개발도 진행되면서 단순 생산을 넘어 부가가치 창출 기반까지 마련했다.

강원도는 국내 찰옥수수 산업의 중심지다. 농진청은 지역 맞춤형 품종 개발에 집중해 2020년 35개였던 옥수수 품종을 올해 43개까지 확대했다. 찰옥수수 종자 시장 점유율도 77%에서 86%로 높아졌다.

이는 수입 종자 의존도를 낮추고 국내 종자산업 경쟁력을 강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지역 브랜드 가치를 높이는 동시에 종자 주권 확보라는 정책적 성과도 거뒀다는 평가다.

충남 논산 딸기는 ‘설향’에 이어 ‘킹스베리’ 등 고급 품종 개발에 성공하며 프리미엄 과일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특히 관부냉방 기술을 적용한 결과 수확 시기를 약 한 달 앞당겼고 생산량은 11% 증가했다. 수출 경쟁력 향상에도 기여하면서 국산 딸기 품종의 글로벌 시장 확대 가능성을 높였다.

농진청은 논산 딸기가 품종 개발과 스마트 재배기술이 결합해 농가소득을 높인 대표 사례라고 평가했다.

전남 고흥·완도 지역을 중심으로 생산되는 유자는 저장성과 가공성이 경쟁력의 핵심이다.

농진청은 씨 없는 유자 품종을 개발하고 저장·가공 기술을 고도화했다. 그 결과 유통 가능 기간은 기존 3주에서 3개월로 늘어났고 부패율은 74% 감소했다. 수출과 가공산업 확대가 가능해지면서 유자가 단순 생과 중심 작목에서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전환할 수 있는 기반을 확보했다.

농진청은 지역특화작목의 의미를 단순한 농업정책 차원을 넘어 지역 균형발전 정책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농촌은 고령화와 인구 감소, 기후변화라는 구조적 위기에 직면해 있다. 모든 지역이 동일한 작물을 생산하는 방식으로는 경쟁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것이 농진청의 판단이다.

이에 따라 제2차 종합계획에서는 지역 주도형 육성체계로 전환하고 인공지능(AI)과 데이터 기반 스마트농업 기술을 적극 도입할 계획이다.

또 생산 중심에서 벗어나 가공·유통·수출까지 연결되는 지역 농산업 생태계를 구축하고 국가 브랜드 육성과 수출 확대를 지원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지역특화작목 관련 예산은 올해 90억 원에서 내년 168억 원으로 확대된다. 지원 대상도 대표·집중육성작목에서 자체육성작목까지 넓혀간다는 계획이다.

농진청은 2030년까지 지역특화작목 생산액 13조 원, 가공판매액 4조3000억 원, 10아르당 농업소득 700만 원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

이승돈 농촌진흥청장은 “지난 5년간 지역특화작목이 농가소득과 지역경제를 지탱하는 성장동력임을 확인했다”며 “지역특화작목이 식량 안보를 뒷받침하는 기반산업이자 지역의 미래를 책임지는 신성장산업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 청장은 “이 같은 성과는 농진청과 특화작목연구소, 농업기술센터가 하나의 축이 됐고, 농정, 농협이 유통을, 생산은 작목반이나 농업인단체 등이 각 네트워크를 만들어서 종합적으로 이뤄낸 결과물”이라고 덧붙였다.
[미디어펜=이소희 기자] ▶다른기사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