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월 건설수주 32% 급증 훈풍에도…고공행진 공사비·PF 한파에 ‘착공 절벽’ 여전
착공 감소 직격탄에 올해 아파트 입주 ‘36% 급감’…주택 공급 파이프라인 동맥경화 심각
임대차 시장 불안에 전국 전세 5.0% 폭등 전망…서울·수도권 매매가도 4.5% 상승 자극
[미디어펜=서동영 기자]건설 수주는 늘었지만 정작 공사는 멈춰섰다. 금리와 금융비용, 지방 미분양 부담이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건설경기 회복이 더딘 이유이기도 하다. 이는 부동산 시장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 수주 회복과 착공 부진 사이의 간극이 커지면서 주택 공급 부족을 불러오고 전세가와 매매가 상승 압력으로도 이어지고 있다.  

   
▲ 이지혜 건설산업연구원 연구위원이 올해 건설경기에 대해 전망하고 있다./사진=미디어펜 서동영 기자


한국건설산업연구원(이하 건산연)은 18일 서울 강남구 건설회관에서 열린 '2026 하반기 건설·부동산 경기 전망'에서 올해 1~4월 누적 건설수주는 70조8000억 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32.4% 급증했다고 발표했다. 올해 전체 수주는 240조8000억 원으로 전년 대비 8.9%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다.  

◆건설사들, 수주는 늘어나는데 삽을 못 뜬다

건설수주가 늘었다고 최근 몇 년간 침체를 겪은 건설경기가 단숨에 회복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날 세미나에서 발표자로 나선 이지혜 건산연 연구위원은 "수주가 늘었다고 착공까지 늘어나지는 않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2021~2025년 5년간 인허가를 받고도 착공으로 전환되지 못한 면적은 누적 190.9백만㎡로, 평균 착공면적의 1.8배에 달한다. 주거용만 따로 보면 1.6배다. 2021년 59.8백만㎡이던 주거용 착공면적은 2025년 26.8백만㎡로 4년 만에 절반 이하(55% 감소)로 쪼그라들었다. 

수주에서 착공까지 병목 현상이 생기는 요인으로는 △공사비 상승에 따른 사업성 악화 △프로젝트파이낸싱(PF) 조달 △지방 미분양 누적에 따른 분양성 악화가 꼽힌다. 

먼저 고금리에 따른 금융비용이 건설업계를 짓누르고 있다. 브릿지론을 본PF로 전환하려 해도 금융사들이 문을 열지 않고 있다. 실제로 전체 PF 규모는 2023년 말 231조1000억 원에서 2025년 말 174조3000억 원으로 쪼그라들었다. 간신히 분양에 나서도 준공 후 미분양이 발목을 잡는다. 2026년 4월 기준 준공 후 미분양은 약 3만 가구로 늘어난 상태다. 여기에 공사비 상승에 따른 사업성 악화가 모든 관문을 동시에 두껍게 만들고 있다.

이 연구위원은 "공공 부문 중심으로 수주 지표는 개선되지만, 높은 공사비와 자금조달 부담, 미분양 누적 등으로 민간 부문의 본격 회복에는 시간이 더 필요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지역별 주택 준공 추이(왼쪽 표)와 2024년부터 올해까지 1~4월 지역별 준공 실적./자료=한국건설산업연구원

◆착공 절벽, 주택 공급 동맥경화로 연결

착공 물량 감소는 건설사뿐만 아니라 부동산 시장에도 영향을 끼친다. 착공은 주택공급과 연결되기 때문이다. 

올해 인허가 물량은 지난해 37만9000가구에서 올해 43만 가구로 소폭 회복이 예상된다. 같은 기간 분양(승인)도 19만8000가구에서 23만 가구로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건산연은 이같은 분양 확대가 청약 수요와 계약 전환 가능성이 명확한 서울과 수도권 내 핵심 입지·브랜드 단지에 한정될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결정적인 문제는 입주(준공)다. 착공이 준공으로 이어지기까지는 통상 2~3년이 걸린다. 2023년 착공 급감의 여파가 지금 입주 시장을 강타하고 있는 것이다. 건산연은 아파트 입주 예정 물량이 지난해 31만2000 가구에서 올해 19만9000 가구로 36% 급감할 것으로 내다봤다. 2027년에는 21만6000 가구로 소폭 반등이 예상되지만, 이는 2025년 대비 여전히 31% 낮은 수준이다.

   
▲ 2022년 1월부터 올해 5월까지 지역별 아파트 전세가 변화 추이./자료=한국건설산업연구원

◆공급부족에 전세가는 상승…매매가도 따라간다

입주물량 부족에 가장 먼저 반응하는 곳은 전세 시장이다. 전세가는 수도권 기준으로 2023년 6월부터 이미 상승 전환됐다. 올해 5월 기준 서울 전세가지수는 107.5, 지방도 104.9다. 수도권 월세 역시 비수도권을 꾸준히 상회하며 임차 부담이 확대되고 있다. 

건산연은 전세가 상승 압력이 가장 직접적으로 반영되는 곳은 공급 부족이 가장 심각한 지역이라고 분석했다. 실제로 2023년 착공 감소분이 올해 준공 감소로 나타난 데다, 1인 실거주 수요 확대와 매매 거래 제약(대출규제)으로 전세 수요는 오히려 두터워지고 있다. 건산연은 올해 전국 전세가격이 연간 5.0%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전세가가 오르면 매매가도 따라 상승한다. 전셋값이 올라 매매가격과의 격차가 줄어들면 차라리 집을 사겠다는 수요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즉 전세 수요 일부가 매매 수요로 이동하면서 매매가격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건산연은 전셋값 상승은 매매가격 하방을 지지하는 요인으로 작용하는 만큼 임대시장 불안이 매매시장으로 전이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수요가 가장 높은 서울을 포함한 수도권 매매가는 올해 연간 4.5% 오를 것이라는 전망이다. 

부동산 경기 전망를 주제로 발표한 김성환 연구위원은 "대출 관리, 공급 확대, 정비사업 규제 완화 등 정책 방향과 강도에 따라 거래량과 가격 상승 속도가 조정될 수 있는 만큼, 수도권 상승 압력과 정책 불확실성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때문에 건설업계에서는 인허가→착공→분양→준공으로 이어지는 공급 파이프라인의 공백을 조기에 진단하고, 공공 집행력 제고와 민간 착공 전환 여건 개선을 병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다음 달 발표될 정부의 부동산 공급대책에 이목이 쏠리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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