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용역 중간 보고회서 대안 제시
“재생에너지 확대·석탄퇴출 위해 통합 필요”
정부, 7월 구조조정 방안 확정 예정
[미디어펜=이소희 기자]  정부가 추진 중인 발전공기업 기능 재편 논의에서 한국남동발전·중부발전·서부발전·남부발전·동서발전 등 발전 5사를 하나의 법인으로 통합하는 방안이 유력 대안으로 떠올랐다. 에너지 전환 시대에 대응하기 위해 분산된 발전공기업 체제를 유지하기보다 투자와 조직 역량을 결집해야 한다는 판단에서다.

   
▲ 4대 기본원칙에 대한 각 대안별 평가 결과./자료=삼일회계법인


통합 급부상…“에너지전환 실행력 확보 위한 최적 대안”

기후에너지환경부는 18일 서울 한전아트센터에서 ‘에너지전환기 전력공기업들의 새로운 역할 연구’ 중간보고회를 개최하고 연구용역 수행기관인 삼일회계법인의 중간결과를 공개했다. 

이날 중간보고를 통해 발전공기업 구조개편의 핵심 목표를 재생에너지 확대, 계통 안정화, 정의로운 전환 등 국가 에너지전환 과제 수행 역량 확보에 두고 발전사 개편 방향을 제시했다.

연구진은 특히 발전공기업이 기존의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RPS) 이행 주체에서 벗어나 재생에너지 개발과 투자, 계통 안정 자원 확보를 주도하는 역할로 전환해야 한다고 진단했다. 

정부가 2035년 재생에너지 설비를 130~160GW 규모로 확대하는 목표를 추진하고 있는 만큼 대규모 해상풍력과 에너지저장장치(ESS), 계통 유연성 자원 투자에 공기업이 직접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권역 통합보다 실행력”…1사 통합안에 무게

연구진은 발전공기업 구조 개편의 원칙으로 △에너지전환 실행력 확보 △리스크 저감 구조 형성 △운영 효율성 제고 △정의로운 전환 용이 등 4가지를 제시하고 이를 기준으로 5개 거버넌스 대안을 검토했다.

검토 결과 발전 5사를 하나의 법인으로 통합하는 ‘완전 통합법인 모델’이 가장 적합하다고 권고했다. 연구진은 단일 통합법인이 재생에너지와 해상풍력 등 대규모 사업 추진을 위한 투자 역량을 확보하고, 연료 조달과 정비, 기술개발 등 중복 기능을 통합해 규모의 경제를 실현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또한 석탄발전소 폐지 과정에서 발생하는 인력 재배치와 직무 전환을 단일 조직 내에서 추진할 수 있어 정의로운 전환 측면에서도 가장 유리한 구조라고 진단했다.

반면 발전사를 권역별로 2~3개 회사로 재편하는 안은 사업자 집중 우려를 줄이고 상호 비교평가 체계를 유지할 수 있다는 장점에도 불구하고 정책적 복잡성에 비해 실질적인 효과가 제한적이라는 평가를 내놨다. 

연구진은 2개 회사 체제로 개편하더라도 관리 조직 중복 문제가 남고, 인력 이동 제한과 투자 역량 분산 문제가 해소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특히 해상풍력 등 대규모 프로젝트에 필요한 자본 동원 능력이 약화될 수 있다는 점을 한계로 꼽았다.

지주회사를 신설하고 권역별 자회사를 두는 방안도 검토됐지만, 지주사와 자회사 간 이중 의사결정 구조에 따른 비효율과 통제력 약화 문제가 제기됐다. 연구진은 지주회사 체제를 완전 통합 이전의 과도기적 선택지로 평가하면서도 궁극적으로는 단일 통합 체제로의 발전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재생에너지·화력 분리안은 ‘사실상 배제’

관심을 모았던 재생에너지 전문회사와 화력발전 회사를 분리하는 모델은 중간 검토 단계에서 사실상 배제됐다.

연구진은 재생에너지와 화력을 별도 법인으로 분리할 경우 재생에너지 법인의 투자 여력이 부족해질 가능성이 높고, 특정 에너지원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져 시장·기술 변화에 취약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독일 유니퍼(Uniper)와 RWE·이노지(Innogy) 사례 역시 전원별 분리가 에너지 전환 과정에서 오히려 투자 역량 저하와 리스크 집중을 초래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제시됐다.

특히 석탄발전소 폐쇄에 따른 인력 전환 문제도 걸림돌로 지목됐다. 현재 공기업 인사 체계상 회사 간 인력 이동이 사실상 불가능한 만큼 화력과 재생에너지 조직을 별도 법인으로 분리할 경우 정의로운 전환의 핵심인 고용 전환이 어려워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연구진은 발전 5사 통합이 현실화될 경우 공정경쟁 저해와 조직 비대화, 방만 경영 등의 문제가 제기될 수 있는 만큼 특별법 제정과 별도 감독체계 구축 등 견제 장치 마련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아울러 통합 법인의 안정적인 출범을 위해 자산·채무 포괄승계와 인허가 승계, 사채발행 한도 확대 등을 포함한 특별법 검토가 필요하다고도 밝혔다. 

기후부는 이번 중간보고 결과를 토대로 전문가와 노동계, 지역사회 의견을 수렴한 뒤 오는 7월 발전공기업 기능 재편 및 구조조정 방안을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현재까지는 발전 5사 통합안이 가장 대안으로 평가를 받고 있지만, 권역별 통합과 지주회사 체제 등도 정책 결정 과정에서 함께 검토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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